미완성의 미학 ‘호프만의 이야기’, 서울서 360˚ 다채로운 색깔 살려내
미완성의 미학 ‘호프만의 이야기’, 서울서 360˚ 다채로운 색깔 살려내
  • 조두림 기자
  • 승인 2019.10.15 1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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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오페라단 ‘호프만의 이야기’ 오는 24~27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마에스트로 세바스티안 랑레싱 "한국 성악 수준은 월드클래스"
박형식 신임 예술감독 “국민들과 오페라를 사랑하는 분들 위해서 최선 다할 것”

“미완성작이기 때문에 이 작품은 각 연출들이 심지어 80%까지 내용을 달리 해석해서 올리기도 한다. 작품은 현실과 초현실적인 면, 코믹, 비극 등 모든 것이 섞여 있어 어떤 한 가지 요소만 골라서 만들 수 없다. 360˚ 다채로운 색깔을 보여주겠다” (연출 뱅상 부사르)

▲15일 오전 11시 국립예술단체연습동 N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립오페라단 ‘호프만의 이야기’ 간담회 제작진 및 출연진(사진=국립오페라단)
▲15일 오전 11시 국립예술단체연습동 N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립오페라단 ‘호프만의 이야기’ 간담회 제작진 및 출연진(사진=국립오페라단)

국립오페라단 오펜바흐 탄생 200주년 기념 오페라 <호프만의 이야기>가 15일 오전 11시 국립예술단체연습동 N스튜디오에서 간담회를 열고 공연 D-9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지난해 국립오페라단 <마농>으로 호평을 받았던 마에스트로 세바스티안 랑레싱과 연출가 뱅상 부사르, 무대디자이너 뱅상 르메르와 의상 디자이너 클라라 펠루포 발렌티니가 다시 모였다. 이번 작품의 크리에이티브팀은 “2019 드라마틱 서울 <호프만>”을 키워드로 내걸었다. 

이날 간담회에서 마에스트로 세바스티안 랑레싱은 “오펜바흐는 주로 오페라 코미디 ‘오페라타’를 많이 만들었다. 그가 인생에 ‘호프만 이야기’같이 진지한 오페라를 만들었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어제 연주자들과 리허설을 하면서도 ‘이 작품에 임하면서 우리가 가져야 될 의미는 우리가 스스로 예술가로서 우리 자신에 대해 반추해 볼 기회를 갖는 것’이라는 얘기를 나눴다. 예술가들이나 관객들 모두 ‘호프만 이야기’를 통해 크리에이티브한 사고방식을 쭉 걸어가 볼 수 있는 여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한국의 성악 수준은 정말 탁월하며, 월드클래스다. 독일에 많은 한국 학생들이 유학 와서 성악을 공부하고 극장에서 작업을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기량을 잘 안다. 다양한 성악가들을 많이 배출한다는 것이 정말 놀랍다. 한국에서도 그들이 그만한 인정을 받고 충분히 받아 마땅한 조명을 잘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 이번에도 한국 성악가들과 함께 협업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연출가 뱅상 부사르(사진=국립오페라단)
▲연출가 뱅상 부사르(사진=국립오페라단)

출연진 라인업도 눈길을 끈다. 성악적 기량은 물론 강력한 몰입의 연기력을 겸비한 성악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호프만 역은 세계 오페라 무대에서 주목받고 있는 테너 장 프랑수아 보라스와 2018년 국립오페라단 <마농>, 2019년 <마하고니 도시의 번영과 몰락>의 주역으로 호평받은 국윤종이 맡는다. 

간담회에 참석한 테너 국윤종은 “작품은 ‘호프만’이 예술가로 재탄생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특히 2~4막에서는 편집증 증세와 메시아증후군 같은 자기분열과 깨어짐의 성장과정을 거치면서 예술가로서 얼마나 많이 발전할 수 있고 영감을 얻을 수 있느냐에 대한 자기 성찰적 모습이 보인다. 한 인간이 성장해서 깨지는 모습들을 뱅상 연출의 의도처럼 굉장히 디테일하게 그려내기 위해 서로 연구하면서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호프만의 연인, 올림피아, 안토니아, 줄리에타, 스텔라 역은 2018년 <마농>으로 열연하여 호평을 받은 바 있으며 최근 베를린 도이치오퍼에서 <호프만의 이야기>를 공연하여 화제를 모은 소프라노 크리스티나 파사로이우와 한국의 샛별 같은 소프라노 윤상아가 맡아 1인 4역의 팔색조 연기를 펼친다. 

▲소프라노 크리스티나 파사로이우(사진=국립오페라단)
▲마에스트로 세바스티안 랑레싱(좌), 소프라노 크리스티나 파사로이우(사진=국립오페라단)

소프라노 크리스티나 파사로이우는 “인간으로서 소프라노로서 <호프만의 이야기>를 연기하는 것이 굉장히 큰 도전과제였다. 1인 4역은 육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고도의 집중력을 요할뿐만 아니라 다양한 레인지의 보컬을 요하기 때문에 굉장히 어려웠고 준비를 잘 해야만 하는 배역이다. 24일 무대를 기대해달라”고 전했다.

호프만과 그의 연인의 사랑을 방해하는 악마, 린도르프, 코펠리우스, 미라클, 다페르투토 역은 뉘른베르크 국립극장을 거쳐 독일 드레스덴 젬퍼오퍼의 주역가수로 활약하고 있는 바리톤 양준모가 맡아 4가지 색깔의 악마 역을 열연한다. 호프만을 지켜주는 그의 뮤즈이자 니클라우스 역은 2018년 국립오페라단 <코지 판 투테> 도라벨라 역으로 활약한 매력적인 목소리의 메조 소프라노 김정미가 맡는다. 그 외에도 테너 위정민, 노경범, 바리톤 최병혁, 베이스 김일훈, 소프라노 김윤희 등 개성 넘치는 실력파 성악가들이 합류하여 완성도 높은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 

프랑스 오페라 <호프만의 이야기>, 19세기 낭만주의 오페라 결정판

국립오페라단 <호프만의 이야기>는 오는 24일부터 27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른다. 19세기 낭만주의 오페라의 결정판으로 꼽히는 <호프만의 이야기>는 100여 편 이상의 오페레타로 파리를 넘어 유럽을 휩쓸었던 당대 최고의 히트메이커 오펜바흐가 남긴 마지막 작품이자 유일한 오페라다. 

독일 낭만주의의 대문호 E.T.A. 호프만의 세 가지 단편 소설 [모래사나이], [고문관 크레스펠], [잃어버린 거울의 형상]의 스토리를 토대로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포함, 총 5개의 막으로 구성되어 있다. 호프만의 세 가지 꿈 같은 연애담이 펼쳐지는 가운데 한 예술가의 꿈과 좌절을 낭만주의의 기괴함과 비현실적인 상황 설정 속에서 옴니버스식으로 펼쳐낸 독특한 작품으로 작곡가는 이 작품에 ‘판타스틱 오페라’라는 이름을 붙였다. 

▲테너 국윤종(사진=국립오페라단)
▲테너 국윤종(사진=국립오페라단)

국립오페라단은 2005년 공연 이후 오랜만에 <호프만의 이야기>를 다시 무대에 올리는 만큼 정상급 크리에이티브팀, 성악가들과 함께 세련되고 감각적인 미장센이 돋보이는 프랑스 오페라의 진수를 선보일 예정이다. 

미완의 유작으로 작곡가 사후에 완성된 <호프만의 이야기>는 다양한 판본이 존재하는 작품으로도 유명하다. 지휘자는 다양한 판본의 악보와 장면 구성이 존재하지만 스토리적 구성이 탄탄하고 장대한 합창으로 막을 내리게 되는 가장 드라마틱한 음악적 결말의 버전을 선택했다. 

연출가는 주인공이자 극 전체의 내레이터인 호프만을 순진하고 물정 모르는 예술가로 설정하고 그가 사랑한 여인들, 올림피아, 안토니아, 줄리에타, 스텔라를 1명의 소프라노가 연기하게 하고 사랑의 훼방꾼이자 악마, 린도르프, 코펠리우스, 미라클, 다페르투토 역시 1명의 성악가가 연기하도록 해 극적 효과를 극대화한다. 보랏빛 구름, 은빛 별로 뒤덮인 무대 위에는 거대한 달, 도식화된 피아노와 바이올린 등의 상징적인 오브제들이 심플하게 등장한다. 프랑스 신사들은 멋진 턱시도를 입고 나오는 한편 아름다운 여인들은 한복디자이너 이영희의 바람옷을 연상시키는 한복 모티브의 드레스를 입고 등장한다. 2019년의 한국, 서울을 오마주하는 의상과 비현실적인 무대가 어우러져 호프만의 사랑, 꿈과 환상을 상징하는 무대의 판타지성은 더욱 극대화된다.

박형식 신임 예술감독 “오페라 위해 최선 다할 것”

한편 이날 간담회는 지난 1일 취임한 박형식 신임 국립오페라단 예술감독 간담회와 함께 진행됐다. 박 예술감독은 “국가에서 주는 권한을 가지고 사적인 혜택은 다 내려놓고 오페라를 위해서 문화인들을 위해서, 국민들을 위해서, 오페라를 사랑하는 분들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박형식 예술감독(사진=국립오페라단)
▲박형식 예술감독(사진=국립오페라단)

다만 국립오페라단 내에 단장과 예술감독을 분리하는 문제에는 “그건 제 권한이 아니고 문체부 권한이기 때문에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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