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분야 무형문화재 보유자인정 불공정 논란❷] ‘원칙과 기준’ 실종된 보유자 인정예고
[무용분야 무형문화재 보유자인정 불공정 논란❷] ‘원칙과 기준’ 실종된 보유자 인정예고
  • 성기숙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무용평론가
  • 승인 2019.10.18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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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기숙 한예종 교수/무용평론가

2015~2019년까지 무용분야 무형문화재 보유자인정 불공정 논란 한복판에 있었다. 무용계는 “무용분야 무형문화재 보유자인정 불공정심사에 대한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를 결성하여 비판에 나섰다. 문화재청 60年史 초유의 사건으로 회자되는 무용분야 무형문화재 보유자인정 불공정 논란 중심에서 겪은 다양한 행태를 후대의 무형문화재학 및 한국무용학 사가(史家)들을 위해 기록으로 남긴다. 

먼 훗날 2019년 9월 6일은 어떻게 기록될 것인가? 적어도 한국무용사에서는 ‘치욕의 날’로 기록되지 않을까 싶다. 4년째 불거져온 무용분야 무형문화재 보유자 선정이 무형문화재위원회 회의에서 무용분야 위원들이 빠진 채 타분야 비전공 위원들에 의해 보유자 인정예고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더욱이 태평무 보유자 심의엔 당일 출석위원 10명 중 5명만이 의결에 참여하여 의결정족수 논란에 휩싸였다. 

이 문제는 국감장에도 올랐다. 10월 7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자유한국당 김재원 의원은 무용분야 무형문화재 보유자 인정 불공정 논란에 방점을 찍는 날카로운 질의를 쏟아냈다. 특히 의결정족수 미달상태에서 태평무 보유자 심의가 이뤄졌음을 낱낱이 파헤쳐 충격파를 던졌다.  

일찍이 한 분야에서 한꺼번에 무더기로 9명의 보유자가 동시에 인정예고된 사례는 없었다. 의결정족수 미달문제를 비롯 미지정 종목에 대한 보유자 심의, 법령에 명시된 보유자 인정 심의 횟수 초과 등 초법적으로 보유자 인정예고가 이뤄진 것이 아닌가 여러 의혹이 제기된다.

9명의 보유자 인정예고 현황

2019년 9월 6일, 무형문화재위원회 회의에서 보유자로 인정예고된 무용가는 승무 1명, 태평무 4명, 살풀이춤 4명 등 총 9명에 달한다. 무용분야 무형문화재 1대(代) 보유자로서 한국 최고의 명무로 한 시대를 풍미한 이매방(2015년 작고), 강선영(2016년 작고) 선생 작고이후 2대 보유자를 인정하는 절차인 만큼 초미의 관심사였다. 전통무용계의 세대교체 변곡점에서 후계를 정하는 보유자 인정심의였기에 불공정 논란은 더욱 큰 파장을 몰고 왔다. 

보유자로 인정예고된 이들은 전수조교 7명, 이수자 1명, 기존 무형문화재 전승체계 밖의 전승자(응시종목 기준) 1명 등 총 9명이다. 탈락자 2명 모두 전수조교라는 점에서 불공정 논란은 일파만파 번지고 있는 형국이다. 기존 무형문화재 전수체계인 “전수조교<-이수자<-전수자”의 구도에서 볼 때 전수조교가 탈락되고 이수자가 선정됐다거나 기존 전수체계 밖의 전승자(응시종목 기준)가 보유자로 인정예고된 사례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 누가 보더라도 납득하기 어려운 결과다.

승무·태평무·살풀이춤 등 3종목에서 보유자로 인정예고된 9명의 면면은 다음과 같다. ▲ 승무(△이매방류: 채상묵_국가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이수자) ▲ 태평무(△강선영류: 양성옥_국가무형문화재 제92호 태평무 전수조교, 이현자_국가무형문화재 제92호 태평무 전수조교, 이명자_국가무형문화재 제92호 태평무 전수조교 △한영숙류: 박재희) ▲ 살풀이춤(△이매방류: 김정수_국가무형문화재 제97호 살풀이춤 전수조교, 정명숙_국가무형문화재 제97호 살풀이춤 전수조교 △김숙자류: 김운선_국가무형문화재 제97호 살풀이춤 전수조교, 양길순_국가무형문화재 제97호 전수조교)

▲(표=성기숙)
▲(표=성기숙)

‘원칙과 기준’ 실종된 보유자 인정예고

법령위반 의혹 문제와 더불어 보유자 선정의 원칙과 기준이 없다는 것은 치명적이다. 또 보유자로 인정예고된 9명 중엔 전수조교와 이수자가 혼재돼 있으며, 전수조교 인정 때부터 불공정 논란에 휩싸였던 전승자도 보유자로 인정예고되어 논란을 키우고 있다.   

특정 태평무 보유자 인정예고자의 경우,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차례 심의를 받는 등 특혜의혹이 제기된다. 심지어 보유자 인정예고자 중엔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은 춤 유파의 전승자도 포함돼 있어 의구심을 자아낸다. 

알다시피 국가무형문화재 제92호 는 강선영류 태평무를 말한다. 한영숙류 태평무는 국가무형문화재가 아니다. 따라서 한영숙류 태평무 보유자에 대한 인정예고는 자격미달로 보인다. 「조사보고서」도 없이 보유자로 인정예고 되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무형문화재 보전 및 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34조에 의하면, “무형문화재 조사를 한 관계전문가는 조사보고서를 작성하여 문화재청장에게 제출해야 한다”. 또 동(同) 법률 제14조에 의하면, “문화재청장은 조사보고서를 검토한 후 해당 무형문화재가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될 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위원회에서 심의할 내용을 관보에 30일 이상 예고하여야 하며, 예고가 끝난 날부터 6개월 이내에 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가무형문화재의 지정여부를 결정하여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위의 법령에 의거할 때, 한영숙류 태평무 보유자 인정예고는 법령위반 소지가 없지 않다. 전통춤 기량 유무를 떠나 이번 한영숙류 태평무 보유자 인정예고는 무효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가권위의 상징인 무형문화재 보유자 선정을 법령위반 의혹까지 떠안으면서 강행하려는 이유가 무엇인가? 

사정이 이러하건대, 금번 보유자 인정예고에서 탈락한 무용가들의 분노는 극에 달하고 있다. 2019년 3월 선정된 11명의 ‘보유자후보’ 중에서 이번에 탈락한 무용가는 이매방류 승무(제27호)의 김묘선, 살풀이춤(제97호)의 김정녀 등 2명으로 알려진다. 

공교롭게도 2명 모두 전수조교라는 점에서 그들의 탈락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당사자들로서는 승복하기 어려운 결과일 것이다. 특히, 김정녀 살풀이춤 전수조교는 일평생 이매방류 살풀이춤 전승에 헌신했으며 자타가 공인하는 우리시대 명무로서 손색이 없다는 것이 세간의 평이다.

건강문제가 원인이었다는 설도 있다. 보유자로 인정예고된 9명의 무용가들에 대해 건강진단서 등 객관적 입증자료를 통해 건강상태가 검토됐는지도 의문이다. 보유자 인정예고에서 탈락한 김정녀 살풀이춤 전수조교의 나이는 80대 초반으로 알려진다. 그런데 보유자로 선정된 무용가중엔 80대 중반에 이른 원로무용가도 2명이나 존재한다. 만약 살풀이춤 보유자 선정에서 건강상태가 검토되고 태평무 보유자 선정에서는 건강상태가 무시됐다면 이 또한 공정치 못한 결과가 아닌가?

신체를 도구로 하는 무용의 장르적 특성을 감안할 때, 80대 중반의 나이는 정상적인 전승활동을 하기엔 다소 무리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 것이 보편적 상식이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보유자로 인정예고된 무용가보다 나이가 적은 80대 초반의 전수조교가 탈락되어 의문은 더욱 증폭된다. 9명의 보유자 선정 기준이 석연치 않다는 뒷말이 무성하다.

그밖에도 무용분야 무형문화재 보유자 인정과정에 대한 의문은 차고 넘친다. 전수조교를 제치고 이수자가 보유자로 인정예고 됐는가 하면, 심지어 국가무형문화재 지정종목이 아닌 춤 유파의 전승자가 포함돼 있기도 하다. 현행법에 의하면, 보유자를 선정함에 있어 「조사보고서」가 필수적임에도 불구, 「조사보고서」가 부재한 상황에서 보유자로 인정예고되어 논란의 여지를 남기고 있다.  법령위반 소지가 높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법령위반 의심 사례는 이뿐만이 아니다. 보유자 인정(예고)를 위한 심의에서 강선영류 태평무 보유자 인정예고자의 경우, “‘재심의는 1회에 한 한다”는 법령을 무시하고 무려 4차례 심의를 거친 것으로 보인다. 또 각 종목별 보유자 인정예고 명단을 보면 최고점을 기준으로 한 것 같지도 않다. 한마디로 자의적이고 편파적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회의록 및 심사결과를 공개하라

무용분야 무형문화재 보유자 인정절차는 “인정심사 공고(2013) -> 보유자 인정심사 실시(2015) -> 보유자 인정예고(2016~2019)”에 이르기까지 지난 6년 동안 원칙과 기준이 없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원칙과 기준의 실종은 불공정 논란을 키우는 악성 바이러스로 둔갑하여 무용계를 강타했다. 

공정성·객관성·전문성이 생명인 무형문화재 보유자 인정과정이 ‘고무줄’ 행정의 축소판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더욱이 의결정족수 미달 등 태평무 보유자 인정심의에서 드러난 법령위반 소지는 보유자 인정예고에 대한 원천 무효화의 당위성에 힘을 보탠다. 

문제의 본질은 보유자 인정절차가 불공정하게 진행됐다는데 있다. 왜 그런 일들이 수년 동안 자행되었는가? 문화재청은 무용계에서 제기한 여러 의혹에 대하여 ‘불편한 진실‘을 외면한 채 시종일관 ‘비공개 원칙’을 내세우면서 무형문화재위원회 위원들의 책임으로 전가하기 바쁘다.  

문화재청은 심의의 전문성 제고를 위해 무용계 전문가가 참여하는 소위원회 개최를 통해 검토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소위원회 구성의 공정성 및 부적절성이 지적되고 있는 상황은 아이로니컬하다. 소위원회 구성은 무형문화재위원장의 고유 권한에 속한다. 따라서 위원장의 책임은 결코 가볍지 않다고 여겨진다. 

소위원회는 2019년 4월, 5월 두 차례 회의를 통해 승무·태평무·살풀이춤 등 3종목의 보유자 인정문제를 검토했다고 전한다. 11명의 ‘보유자후보’에 대한 인터뷰 심사도 진행된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태평무 의결 시, 위원장을 비롯 무용분야 위원 2명이 모두 기피/제척되고 5명의 비전공 위원들이 심의했기에 소위원회의 검토의견을 의존했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소위원회의 회의 결과 및 검토 의견이 무엇이었는지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한다.

일회성으로 지원되는 문화예술 심사결과도 투명하게 공개되는 것이 최근의 흐름이다. 단 1,000만 원 정도의 일회성 지원심사도 심사위원 명단은 물론 심사결과에 대한 심사평을 공개하는 것이 일반적인 추세다. 공정성 답보를 위한 최선의 조치인 것이다. 국고지원 심사 트렌트가 이러할진대, 지난 4년간 불공정 논란 속에서도 ‘비공개 원칙’을 내세우는 문화재청의 대응은 납득하기 어렵다. 퇴행적이라는 비판이 쏟아지는 이유다.  

국민의 알 권리 내지 공익적 가치를 위해서도 법령위반 내지 불공정 논란이 제기되는 무용분야 무형문화재 보유자 인정과정에서 생산된 무형문화재위원회 및 소위원회의 회의록(속기록)과 심사결과는 모두 투명하게 공개되는 것이 옳다. 

무용계 비판여론 무시한 최악의 결과

2019년 9월 6일 문화재청은 승무·태평무·살풀이춤 등 3종목에서 9명의 보유자를 인정예고했다. 무용계 비판여론을 무시한 최악의 결과였다. 문화재청은 보유자 인정예고 관련 보도자료를 배포함에 있어 비대위측 의견을 청취하여 보유자 인정심의에 반영했음을 드러내고자 한 것 같다. 

과연 그럴까? 4년 전, 무용계의 거센 반발로 철회된 것으로 인식된 무용분야 무형문화재 보유자 인정문제가 새롭게 불거진 것은 2019년 3월 어느 봄날이었다. 무형문화재위원회는 지난 3월 15일 회의를 통해 11명의 보유자후보를 선정하여 4년 만에 또다시 불공정 논란의 싹을 틔웠다. 이후 비대위는 성명서 발표, 청와대 국민청원 등 전방위적으로 문제제기에 나섰다. 

또 문화재청 관계자 면담, 무형문화재위원회 회의 출석 의견개진 등 총 4차례(▲3/27 문화재청장 면담 ▲6/5 무형문화재과장 면담 ▲8/16 무형문화재위원회 출석 의견개진 ▲ 8/28 문화재청 차장 면담) 불공정 문제를 공식 제기한 바 있다.

비대위측은 문화재청 관계자와의 모든 면담을 후속문건으로 정리하여 문화재청에 제출했다. 따라서 보유자 심의에 있어 비대위측 의견을 반영했다는 문화재청 주장의 진위는 쉽게 가려질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비대위는 2019년 8월 16일 개최된 제12차 무형문화재위원회 회의에 출석하여 불공정 절차로 진행된 보유자 인정과정에 대한 의견개진 기회를 가졌다. 비대위측이 두 차례에 걸쳐 “무형문화재 운영지침 제12조”에 의거, 무형문화재위원회 회의 출석 의견개진 요청 공문을 통해 어렵게 성사된 자리였다. 

시간 제한(30분)의 압박 속에 16쪽에 달하는 피피티(PPT) 자료를 통해 무용분야 무형문화재 보유자 인정 불공정 논란의 과거와 현재, 원인과 결과, 무형문화재위원회의 책임과 의무, 향후 요청사항 등에 대해 의견을 제시했다. 전원 출석한 위원들께 비대위측은 질문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묵묵부답이었다.

당시 비대위측 참석자(정승희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김매자 창무예술원 이사장, 성기숙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의 의견개진 실황은 모두 녹취됐기에 속기록으로 남아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회의록(속기록)이 공개된다면 비대위측이 어떤 주장을 했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내용들이 보유자 인정심의에서 과연 얼마나 반영됐는지도 확인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2019년 8월 16일 비대위측 의견개진 시, 마지막에 던진 발언이 기억에 선명하다. "무형문화재 제도가 탄생된 1960년대 초반 대학 무용과가 첫 개설되어 춤아카데미즘이 도래한 지 약 60여년에 이른다. 변방의 장르로 머물러 있던 무용분야도 이젠 사회적 위상 강화는 물론 학문적 자생력을 튼실히 갖췄다. 타분야 학자(무형문화재위원)들의 지나친 개입과 간섭으로 무용계는 수년 째 무형문화재 보유자 인정 불공정 문제로 혼란과 분열을 겪고 있다. 더 이상 타분야 학자들의 무용분야에 대한 과도한 개입과 간섭을 자제해 달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로부터 20여일이 경과한 2019년 9월 6일, 문화재청은 무형문화재위원회 제13차 회의를 통해 승무·태평무·살풀이춤 등 3종목에서 9명을 보유자로 인정예고했다. 그런데 당시 태평무 보유자 심의엔 무용전공 위원 2명이 모두 빠진 채, 타분야의 비전공 위원들에 의해 보유자가 인정예고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당일 출석위원 10명 중, 고작 5명만 심의에 참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과반수 출석으로 개의(開議)하고,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는 조항의 법령위반 가능성이 제기된다. ‘의결정족수 미달’로 무효처리 돼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는다.  

무용분야 위원들이 빠진 채 타분야 비전공 위원들에 의해 태평무 보유자가 인정예고 됐다는 것은 무용계를 능멸하는 치욕적인 결과가 아닐 수 없다. 2019년 8월 16일 비대위측이 무형문화재위원회 회의에 출석하여 타분야 위원들의 무용분야에 대한 과도한 간섭과 개입을 자제해 달라는 요청을 저버린 결과다. 따라서 9명의 보유자 인정예고가 비대위측의 의견 청취를 고려한 결과라는 문화재청의 주장은 궤변에 가깝다. 

추측컨대, 합리적 이성을 가진 위원들의 경우, 자신의 전공과 무관한 분야에 대한 보유자 인정심의를 꺼렸을 것으로 보인다. 또 수년째 불공정 논란이 제기된 종목에 대해 선뜻 심의하거나 의결하고 싶지는 않았을 게다. 더구나 해당분야 전문가가 아닐진대, 민족의 혼과 얼을 표상하는 무형문화재 보유자 선정이 어찌 부담스럽지 않았겠는가?

무용위원들은 왜 전공분야의 보유자 인정심의에서 제외된 것일까? 기피/제척됐다고 전해진다. 2018년 5월 선임된 무용위원 2명은 모두 국가무형문화재 제92호 태평무 이수자다. 2015년 이후 불공정 논란이 빚어졌음에도 불구, 무용분야에 할당된 2명의 위원이 모두 태평무 이수자라는 점은 애초 공정하지 못한 편파구성이라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법령위반 의혹, 국민의 혈세낭비 우려

일반적으로 무형문화재 보유자 인정은 만장일치로 결정된다. 국가 권위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무용분야 보유자 인정절차는 최고의 명무를 뽑는 과정이므로 공정성 답보는 양보할 수 없는 중요한 가치로 여겨진다. 의결정족수 미달상태에서 보유자가 인정예고 됐다는 사실에 무용계는 통탄스럽다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주지하다시피, 우리나라 무형문화재제도는 종신제(終身制)로 운영된다. 보유자에겐 매월 지급되는 전승지원비 외에도 다양한 혜택이 주어진다. 보유자들이 누리는 혜택은 대부분 국민의 혈세로 충당된다. 따라서 보유자 인정과정의 공정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불공정 논란 속에 진행된 9명의 보유자 인정예고는 무용계는 물론 일반 국민의 입장에서도 공감하기 어렵다. 의결정족수 미달 등 법령위반 의혹까지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무형문화재 제도를 불신하게 만드는 치명적 요인이라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지난 7일 국감을 통해 지적됐다시피 무형문화재 보유자 심의절차는 보편적 상식을 벗어나 있다. 무엇보다 공정성·객관성·전문성을 견지해야 할 관(문화재청)의 행정과 ‘추상’같은 권위를 지녀야할 무형문화재위원회의 졸속 운영이 드러나 큰 실망감을 안겨줬다.  

작금의 상황은 혹여 그간 제기돼온 특정인을 보유자로 선정하기 위한 정·관계 및 문화계 카르텔의 견고한 유착의 소산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현실화된 것 아닌가? 문화재청은 작금의 사태가 현 정부의 국정철학인 평등·공정·정의에 부합한다고 판단하는 것인가? 만약 그렇게 판단한다면 그런 태도야말로 유행어가 돼버린 전형적인 ‘내로남불’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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