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고]'노오란 셔쓰의 사나이' 원로 작곡가 손석우 씨 별세
[부고]'노오란 셔쓰의 사나이' 원로 작곡가 손석우 씨 별세
  • 김지현 기자
  • 승인 2019.11.13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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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문화훈장 보관장, 2011년 한국대중음악상 〈공로상〉 수상, 2015년 ‘손석우노래비’가 세워져
▲원로 작곡가 故손석우(1920년생)

'노오란~ 샤쓰 입은~ 말 없는~ 그 사람이'라는 노랫말로 중장년층의 기억에 오랫동안 각인 돼온 '노오란 셔쓰의 사나이'의 원로 작곡가 손석우 씨가 지난 12일 오전 10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9세다.

1920년 전라남도 장흥 출생인 고인은 전라남도 목포고등상업학교 졸업했다. 1941년에 작곡가 김해송(金海松, 손석우 씨 스승)의 소개로 조선연예주식회사에 입사해 기타 연주자로 활동했으며, 1948년 KPK악단에 입단했다.

6·25전쟁 시기 미군 클럽 무대에서 '꿈속의 사랑' 등을 발표했고, 1951년 1·4후퇴로 부산에서 피난 생활하면서도 창작 활동을 이어갔다.

1955년 KBS 전속악단 결성에 참여해 가요방송 지휘자로 활동했으며, 1957년 영화 《청실홍실》로 영화 음악감독 데뷔했다.

1960년에는 '노오란 셔쓰의 사나이'(한명숙)를 만들어, 일본과 동남아시아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당시 노래를 부른 한명숙에겐 동남아 공연 요청이 쇄도했고, 일본을 왕래하면서 일본에 한국 대중음악을 알리는 메신저 역할도 했다. 프랑스의 샹송 가수 이베트 지로는 이를 우리 말로 취입하기도 했다. 왜색조가 없는 가요, '한류 1호 작곡가'로 큰 반항을 일으킨 것이다.

▲2015년 장흥 우드랜드 입구에 '손석우노래비' 가 설치 됐다(사진=장흥여행 블로그)

이 밖에도 그는 '꿈은 사라지고' '나는 가야지'(문정숙), '검은 장갑'(손시향), '모란이 피기까지는'(김성옥), '우리 애인은 올드미스'(최희준), '이별의 종착역'(손시향), '삼오야 밝은 달'(김상희) 등 대중에게 사랑받았다. 또한 그는 수 많은 곡을 작곡해 왔음에도 그동안 표절가요가 시비 등이 없는 작곡가로도 유명하다.

2003년 문화훈장 보관장, 2011년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회가 선정한 제8회 한국대중음악상 〈공로상〉을 수상했다.  2015년 그의 고향 장흥에는 ‘손석우노래비’가 세워졌다.

한편, 고인의 빈소는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4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