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박 "가야본성-칼과 현”, 진전된 연구성과 종합, 역사적 의의 조망
국박 "가야본성-칼과 현”, 진전된 연구성과 종합, 역사적 의의 조망
  • 김지현 기자
  • 승인 2019.12.03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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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개 기관 가야 문화재 2,600여 점 한 자리에..."국가란 무엇? 평화에 관한 질문 던져"

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 2일 기획전시실에서 특별전 "가야본성-칼과 현”개막식하고 전시 개막을 알렸다. 

가야를 주제로 하는 이번 특별전은 지난 1991년에 문을 연“신비한 고대왕국 가야”전시 이후 28년 만에 새롭게 개최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발굴한 유적과 유물 등을 토대로 진전된 연구 성과를 종합하고, 가야사의 역사적 의의를 새롭게 소개한다.

삼성미술관 리움ㆍ일본 도쿄국립박물관 등 총 31개 기관이 출품한 가야 문화재 2,600여 점을 한 자리에서 선보인다.

▲집모양토기(사진=국립중앙박물관)

전시 제목인 가야본성加耶本性”은 이번 특별전이 추구하고 있는 내용이다. 부제인 칼과 현은 가야의 존재 방식이었던 공존과 공존을 지킬 수 있었던 힘을 상징한다.

전시는 특히 고대 발굴 유적과 유물 등과 새롭게 진전된 연구 성과 종합에 집중한다. 한반도 남부에서 삼국과 520여 년을 함께 한 가야는‘철의 나라’정도로만 알려져 있고, 여러 나라들로 나뉘어져 존재한 것으로 인식됐다. 하지만 그동안 동안 비약적으로 늘어난 가야 관련 고고학적 조사 성과는 가야사를 새롭게 인식할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한다.
 
호남동부지역의 가야를 새롭게 밝혀낸 것은 고고학적 발굴이 이루어낸 새로운 성과인데 이를 특별전에서 보여준다. 호남동부지역의 가야 모습은 가야가 추구한 화합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다. 가라국(대가야)은 낙동강에서 섬진강에 이르는 여러 지역을 규합했는데, 남으로 여수 고락산성, 서로는 지리산을 넘어 장수 삼봉리와 남원 두락리에 이르는 넓은 지역이다. 남원의 운봉고원과 순천 등지에서 발견되는 가야 무덤은 가야의 여러 세력이 가라국의 편이었음을 말한다.

이 외에도 가야는 『삼국유사』가 말하는 오가야를 넘어 여러 세력이 공존했다는 점과 가야의 유력 세력이라 할 수 있는 가라국(대가야)를 포함한 가야 제세력의 성장에 대한 구체적인 실체를 밝혀낸 점 등의 성과도 선보인다.  동아시아의 기항지로 번영을 누렸던 가락국(금관가야)이 삼국이 추구했던 통합을 왜 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답도 찾아 볼 수 있다. 

전시구성은 가야의 존재 방식인 공존을 설명하고, 수 백년간 공존을 지킬 수 있었던 힘을 소개한다. 전시는 프롤로그를 시작으로 Ⅰ∼Ⅳ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공존, 화합, 힘, 번영이라는 주제를 다룬다.

프롤로그는 가야의 건국과정을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1부 공존은 가야의 존재 방식인 공존을 소개하는 내용으로 구성된다.

▲말탄무사모양 뿔잔(사진=국립중앙박물관)

2부 화합는 호남 동부의 남원, 순천 지역의 세력을 규합한 가야가 중국에 사신을 파견하여 위상을 새롭게 하고 우륵의 가야금 12곡을 만들어 화합을 도모했음을 조명한다. 호남지역에서 새로이 소개된 가야 유적과 유물이 전시되며, 고령 지산동고분 금동관(보물 2028호) 등 대가야의 위상을 보여주는 각종 금동장식품과 위세품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3부의 주제는‘힘’이다. 부제의‘칼’이 상징하는 철의 나라 가야의 힘을 여실이 보여주는 국보 275호 말 탄 무사모양 뿔잔과 철갑옷, 말갑옷, 각종 무구류를 통해 가야 제철 기술을 소개한다. 또한‘가야 무사상’을 배치해 가야를 지켜 온 중갑기병들을 볼 수 있다. 4부는 4세기대까지 번영했던 가락국(금관가야)이 왜 주변의 여러 나라를 통합하지 않았는지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것에서 출발한다. 각종 교역품으로 보여주고, 창원 현동에서 출토된 배모양 토기는 당시 국제항로를 다니던 외항선 모습으로 가야인들의 해상 교역을 증명한다.

▲금관(사진=국립중앙박물관)

마지막으로 에필로그는 가야는 망했지만 가야의 유산을 안고 살아간 사람들의 이야기 즉 가야의 디아스포라를 이야기한다. 최근 동해 추암동에서 출토된 가야 토기들은 가야 멸망 후 신라 영역이었던 강원 동해 지역까지 옮겨가 살아야 했던 가야인의 디아스포라[Diaspora]를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전시를 기획한 담당자는 “가야의 여러 작은 나라들은 저마다의 자연발생적 조건들을 존중하면서 520여년을 이웃으로 공존했다. 가야는 강자의 패권으로 전체를 통합하지 않았고, 언어와 문화의 바탕을 공유하면서 각국의 개별성을 부정하지 않았다”라며 “가야가 역사 속에서 존재하는 방식이었고, 멸망의 원인이었다. 중앙집권체제를 갖추었던 신라에 병합돼 민족사로 편입되었다. 가야의 운명은 국가란 무엇이고 평화란 무엇인지에 대하여 많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전시 연계해 출판한 『가야-동아시아 교류와 네트워크의 중심지들』은 가야에 대한 이해를 도울 것이다. 패밀리북[Family book]인 『가야에서 보낸 하루』와『가야본성-칼과 현』전시도록도 어린이와 일반대중에게 가야를 친숙하게 이해하도록 할 것이다.

▲청동 세발솥(사진=국립중앙박물관)

한편 이번 특별전은 부산시립박물관(2020.4.1.~5.31.), 일본 국립역사민속박물관(2020.7.6.~9.6), 일본 규슈국립박물관(2020.10.12.~12.6)에 순회되어 한국과 일본 국민들에게 가야를 통해 미래지향의 한일관계 증진에 기여할 예정이다.

내년 3월 1일 까지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이번 "가야본성-칼과 현”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국립중앙박물관 홈페이지(http://www.museum.go.kr/)를  통해 확인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