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장 탐방] '타임리얼리티: 단절, 흔적, 망각'展, 기억조차 할 수 없는 역사 어떻게 바라볼까?
[전시장 탐방] '타임리얼리티: 단절, 흔적, 망각'展, 기억조차 할 수 없는 역사 어떻게 바라볼까?
  • 김지현 기자
  • 승인 2019.12.11 17: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예술가 시각으로 보는...기억조차할 수 없는 ‘역사’
미디어아트ㆍ연극ㆍ현대무용 등이 융복합 된 전시

‘역사’를 보는 관점은 각자 다르다. 똑같은 상황을 마주해도 각자 가치관과 상황 등이 서로 상이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예술가들이 바라보는 ‘역사’는 각각 어떨까? 현대의 대중(관객)에게 어떤 화두를 던지며, 메시지를 줄까?

▲이명호 작가의 작업을 설명하는 이은주 예술감독의 모습

코리아나미술관 스페이스 씨에서 전시 중인 '타임리얼리티: 단절, 흔적, 망각'展은 그동안 대중이 무겁게만 느꼈을 ‘한국의 역사의식’과 ‘역사 문제’를 다매체의 예술형식으로 역사ㆍ철학ㆍ기술 문제를 미디어아트ㆍ연극ㆍ현대무용ㆍ강연 등으로 선보인다.

1910년 이전 역사를 담은 터(장소)와 문화재 유물의 흔적을 찾아 언제ㆍ왜 허물어졌는지 단절의 역사를 탐구한다. 또한 현대의 최첨단 기술인 증강현실 등을 활용해 역사 흔적을 복원하거나 다채로운 예술형식으로 관객과 망각 된 역사의 접점 만들기를 시도한다.

▲손종준 작가의 작업을 소개하는 이은주 예술감독의 모습

전시를 총괄 기획한 이은주 예술감독은 “올해는 3‧1운동 100주년으로 역사성을 담은 전시가 많은데, 이번 전시는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점에 의미가 있다”라며 “미디어 작가들의 기술적인 부분만이 아닌 내용적인 부분에서 어떤 것을 넣을 수 있을까를 고민하던 중, 한국 작가로서 우리 역사이야기를 담으면 좋지 않을까 에서 출발했다”라고 설명했다.

▲ 한승구 작가의 자격루-조선의 시간과 현재의 시간관 작품을 시연하는 모습

그러면서 “역사가 워낙 광범위하다 보니 1910년 전, 일제 강점기 이전에 시기를 진짜 우리의 모습을 알 수 있는 시기의 이야기를 전시로 풀었다”라며 “단절된 역사ㆍ은폐돼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부분ㆍ망각된 역사ㆍ기억할 수조차 없는 역사적 단면을 찾아내고 싶었다”라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특히 역사책에서도 볼 수 없던 부분을 전시로 풀기내기를 위해, 프랑스 철학자이자 사학자 미셀 푸코 (Michel Foucault, 1926-1984)의 ‘예속된 앎’과 철학 등을 심도 있게 공부하며, 자의식이나 무의식 속 이야기를 찾는데 중심을 뒀다고 설명하는 이은주 예술감독의 모습에서, 오랜 고민 끝에 관객에게 내보이는 전시에 관한 강한 자신감이 느껴졌다.

▲낭독퍼포먼스, 금혜원 섬호광 야행 중에서 (사진=코리아나미술관 스페이스 씨)

정림사지 5층 석탑을 촬영한 ‘드러낸 자리’ 작업을 통해 역사성을 되묻는 이명호 작가의 작업ㆍ고종황제의 의복을 통해 근대화 과정 생긴 과도한 장식문화에 대해 조명하는 손종준 작가의 작업ㆍ조선시대의 자격루를 인터랙티브 미디어아트로 재해석한 한승구 작가의 작업ㆍ할머니의 시점으로 풀어낸 소설로 한국전쟁과 3.8선을 넘는 이야기를 담은 금혜원 작가의 작업ㆍ안중근 의사가 이토히로부미를 저격했던 총 FN M1900으로 풀어내는 민예은 작가의 작업 등과 미디어ㆍ공연ㆍ음악 등의 복합적인 요소로 광주 5.18 현장을 미디어퍼포먼스 개념으로 프로젝트 밴드 스탭의 작업ㆍ증언 없는 위안부 이야기를 밋찌나 2채널로 선보이는 최찬숙 작가의 작업 등.

▲프로젝트 밴스 스탭, 다른 악보, 퍼포먼스 영상 스틸 이미지(사진=코리아나미술관 스페이스 씨)

코리아나미술관 스페이스 씨 전시공간과 전시의 연계성에 관해 “사립미술관 중 현대미술을 색깔 있게 꾸려온 공간 중에 전시 공간을 모색했다”라며 “스페이스 씨는 현대미술 쪽 작업을 해왔고, 미디어 작업도 많이 선보였다. 지하공간도 있어 설치나 퍼포먼스를 할 때 좋은 공간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가 해보고 싶은 실험 중에 연극과 무용이 있었다. 보통 전시에선 미술가들이 무용가들을 섭외하고 안무가를 섭외하곤 하는데, 이번엔 전시 작품 중 하나로 구성된다”라며 “다매체의 예술형식이 전시에 들어와, 미술전시 만 집중하는 분위기와는 다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시를 즐기는 방법에 대해 “하나의 작품처럼 구성된, 전시장 내 퍼포먼스 관람(참여)을 권한다”라며 “그동안 공연이나 퍼포먼스는 오프닝 부대행사였지만 전시 작품의 하나로 공연을 본다면 전시를 완전히 본 것이다”라고 말했다.

▲최찬숙 미찌나 영상 일부((사진=코리아나미술관 스페이스 씨)

전시는 그동안 망각해 온 ‘한국 역사’를 내부에서 바라보는 점에서 출발해, 외부에서 바라보는 방식 또는 미디어아트ㆍ연극ㆍ현대무용 등 융ㆍ복합적 방법으로 풀어낸 지점이 꽤 흥미롭다. 전시 구성을 통해 ‘한국 역사’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역사 문제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에 관객 스스로가 질문을 던질 수 있게 한다. 또한 앞으로 역사 인식을 어떻게 설계할 수 있을지를 제안한다.

▲한승구 작가의 조선총독부-역사의 상흔을 기억하고 치유 작품 시연 모습

즉, 오는 21일까지 예정된 '타임리얼리티: 단절, 흔적, 망각'展은 현대무용ㆍ강연ㆍ퍼포먼스 등을 봐야 전시 전체를 완벽하게 볼수 있는 것이다. 전시 관람료는 4,000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