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망 없는 청소년이 마주한 ‘날것’의 사회
보호망 없는 청소년이 마주한 ‘날것’의 사회
  • 조두림 기자
  • 승인 2019.12.12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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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자전거도둑헬멧을쓴소년’, 박완서 소설 ‘자전거 도둑’ 각색

국립극단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는 올해 마지막 청소년극으로 <자전거도둑헬멧을쓴소년>을 오는 15일까지 선보인다.

                                                            ▲연극 ‘자전거도둑헬멧을쓴소년’(사진=국립극단)
                                     ▲연극 ‘자전거도둑헬멧을쓴소년’(사진=국립극단)

지금까지 다수의 청소년극이 청소년 시기의 다채로운 모습과 감정을 낭만적으로 풀어낸 경향이 있다면, 이 작품에서는 좀 더 ‘날것’의 이야기를 다룬다.

우리 사회의 사각지대에 있는 ‘일하는 청소년’의 현실을 직관적으로 비춰내는 <자전거도둑헬멧을쓴소년>은 박완서 작가의 <자전거 도둑>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70년대 빠른 속도로 근대화된 우리 사회에서 물질적 이익만을 추구하는 현대인들의 부도덕성을 10대 청소년 ‘수남’을 통해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소설 <자전거 도둑>은 박완서 작가의 대표작 중 하나로 꼽힌다. 

<자전거도둑헬멧을쓴소년>은 원작의 70년대 배경을 현재로 각색했다. 이 시대의 ‘수남’을 통해 10대 후반의 나이, 청소년과 성인의 과도기에서 사회를 전면으로 마주한 인물들을 지극히 현실적이고 치열하게 그려낸다. 연출은 <두뇌수술>, <1984> 등 생동감 넘치는 작품을 선보여온 윤한솔이 첫 청소년극 연출에 도전한다. 각색은 신예작가 김연주가 맡았으며, 보호장치 없이 사회를 마주하게 된 청소년들의 불안과 혼란을 생생하게 그려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윤한솔 연출은 “우리가 볼 필요 없다고 생각했기에 보지 못했던 부분들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작품은 청소년들이 적극적인 창작 파트너로 동행한다. 국립극단은 학생들과 희곡을 같이 읽어보고 의견 나누는 워크숍을 갖고, 배우들이 직접 거리에 나가 일을 하고 있는 학생들과의 인터뷰를 진행하는 등 청소년들의 목소리와 현실을 생생하게 담아내고자 노력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