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호선의 포토 에세이 61 ] 독일 인젤 홈부로이히 미술관
[천호선의 포토 에세이 61 ] 독일 인젤 홈부로이히 미술관
  • 천호선 금천문화재단 이사장/전 쌈지길 대표
  • 승인 2019.12.16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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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 현대모비스에 근무하는 아들이 독일 프랑크푸르트지사장으로 발령받자, 나로서는 인젤 홈부로이히(Insel Hombroich)미술관에 가볼 수 있게 된 것이 무엇보다 반가웠다. 뒤셀도르프 남쪽에 있는  인젤미술관은 2004년 미국의 미술전문지 <아트 뉴스>가 ‘세계의  숨겨진 미술관 top 10’으로 선정하자 미술에 관심있는 사람은 꼭 가봐야 할 미술관이 되었으며, 나는 지난 11월 한달간을 아들집에 머물면서 제일 먼저 인젤미술관을 찾았다.

▲ 인젤 홈부로이히(Insel Hombroich)미술관

미술품 컬렉터 칼 하인리히 뮐러(Karl-Heinrich Mueller)가 부동산개발업을 하면서 1982년부터 5년간 7만여평의 공원지대에 16개의 작은 미술관들을 보태면서 ‘광활한 자연속에 신비스러운 비밀의  공간’을 만든 것이다. 자연과 예술이 공존하는 인젤미술관은 관리원을 전혀 두지  않고 있으며, 작품에 명제표도 없고, 시대순, 주제별 전시가 아니라 한 공간에서 고대 조각과 현대 작품이 대화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상식을 뛰어넘는 미술관이다. 고대 중국미술과 17세기의 렘브란트, 20세기 이브 클랭, 한스 아르프 등 서양미술의 대가들이 같이 어울리고 있는 것이다. 텅빈 미술관, 문 잠긴 미술관도 있고, 아담한 카페테리아에서는 별도의 식대료 없이 자유스럽게 뷔페식 유기농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것도 인상에 남는다.

3시간 동안 둘러보면서 ‘자연과 예술의 공존’이라기 보다는 ‘세월의 무게가 얹어짐으로써 인간이 만든 예술품을 자연이 완성 시켜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