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별신굿 전수교육조교 김정희 명인 죽음 "강사법 악용한 학교 측 처사에 분노"
[핫이슈]별신굿 전수교육조교 김정희 명인 죽음 "강사법 악용한 학교 측 처사에 분노"
  • 김지현 기자
  • 승인 2019.12.1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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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민족춤협회 김정희 명인 죽음 관한 성명서 내, "사회적 타살...이성적인 사회 되기바라"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에서 20년 학생을 가르치던 강사이자, 국가중요무형문화재 82-1호인 동해안 별신굿의 전수교육조교인 김정희(58)씨가 지난 13일 세상을 떠났다. 김 명인은 전통예술 분야에서의 전문성을 인정받아 지난 1998년부터 올해까지 1학기까지 한예종 전통예술원 강단에 섰다. 이에 (사)한국민족춤협회(이사장 장순향)가 성명서를 냈다.

(사)한국민족춤협회는 성명서를 내고 “대학교 강사법의 빈틈을 악용한 학교 측 처사에 분노한다”라며 “국가중요무형문화재 82-1호인 동해안별신굿 악사이자 전수교육조교인 김정희 명인, 4대에 걸쳐서 무업을 이어받고 있는 신비한 그의 소리와 오묘한 그의 장단을 안타깝게도 우리는 더 이상 들을 수가 없게 되었다”라고 전했다.

▲김정희 명인이 지난 13일 세상을 등졌다. 그는 20년간 국가중요무형문화재 82-1호인 동해안 별신굿의 전수교육조교이자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20년 학생을 가르치던 강사였다(사진=페이스북)

그러면서 “지난 8월 강사법 시행 이후로 석사 학위 이상을 소지한 사람만이 한예종 강단에 설 수 있게 되었고, 이에 비관한 김정희 명인은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라며 김정희 명인의 죽음에 관해 “자살이 아니라 사회적 타살이다”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이어 “사단법인 한국민족춤협회는 예술인들은 이번 사태를 예의 주시하며, 대학교 강사법의 빈틈을 악용한 학교 측 처사를 규탄한다”라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그러면서 “고인과 같은 안타까운 죽음이 더 이상 없도록, 이 사회가 하루 빨리 이성적인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라는 입장을 전했다.

한편 강사법은 대학 시간강사의 고용 안정과 처우 개선, 교원 지위 인정을 위해 지난 8월 1일부터 시행된 법이다. '고등교육법 개정안'이다. 법안의 중요 내용에는 강사에게 대학 교원 지위 부여해야한다ㆍ대학은 강사를 1년 이상 임용해야 한다ㆍ3년 동안 재임용 절차를 보장하는 등의 내용을 담는다.

강사의 자격기준 에 관해선 “강사는 연구실적 1년 이상, 교육경력 1년이상, 합계 2년 이상의 '연구교육경력'을 가진 자”라고 적었다. 특별히 ‘석사 학위 소지 이상'이 강사의 기준이라 명시하지 않았다.

‘강사법’ 법안 개정은 2010년 한 지방대의 시간강사가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계기가 돼 이뤄졌다.  김정희 명인의 죽음은 2010년 지방대 시간강사에 죽음에 이어, 학교 측의 ‘강사법 악용’이 영향이 있다 의혹이 일고 있으며, 대학의 '강사법 악용'에 관한 볼멘소리도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다음은 (사)한국민족춤협회의 성명서 전문이다.

■ 성명서 ■

대학교 강사법의 빈틈을 악용한 학교측의 처사에 분노한다!!!

국가중요무형문화재 82-1호인 동해안별신굿 악사이자 전수교육조교인 김정희 명인, 4대에 걸쳐서 무업을 이어받고 있는 신비한 그의 소리와 오묘한 그의 장단을 안타깝게도 우리는 더 이상 들을 수가 없게 되었다.

지난 8월 강사법 시행 이후로 석사 학위 이상을 소지한 사람만이 한예종 강단에 설 수 있게 되었고, 이에 비관한 김정희명인은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자살이 아니라 사회적 타살이다.

조선시대에 천민계급이었던 광대와 무당, 악사들이, 일제강점기에 온갖 멸시와 기생 취급을 받으면서도 우리 민족의 문화예술을 이어 나갔던 명인들이, 지금 우리에게 그 소중한 예술을 전수시켰고, 오늘의 예능보유자들을, 대학교수들을 배출했다.

하지만, 그 명인들의 후예는 오늘날 교육현장에서 해고를 당하며 죽음을 선택하였다.

오늘 이 안타까운 사태는 대체 그 누가 만든 것인가?
책상머리에 앉아서 펜대를 휘두르는 자들이, 예술인들 위에서 군림하는 자들이 이번 사태를 만들어낸 장본인들이다.

더구나 우리는 실기교육을 위해 만든 한국예술종합학교라는 곳에서 학위를 잣대로 명인을 해고하고, 그것이 명인을 죽음으로 몰아 넣었다는 사실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

김정희 명인은 우리 민족예술사에 위대한 족적을 남긴 분이다.

학력이라는 것은 얼마나 허상이며 허구인가?
위대한 영화 왕 찰리채플린이 석사출신이었나?
위대한 희극 왕 세익스피어가 박사출신이었나?

우리 사회의 학력과 학벌은 그들만의 리그를, 그들만의 장벽을, 그들만의 카르텔을 쌓는 허울뿐이고 가소로운 종이 울타리일 뿐이다.

이런 가식적인 종이울타리를 부수려고 우리는 그동안 거리에서 변혁을 외쳤으나, 아직도 이 사회는 제자리걸음이다.

사단법인 한국민족춤협회의 예술인들은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며 대학교 강사법의 빈틈을 악용한 학교측의 처사를 규탄한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 고인과 같은 안타까운 죽음이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이 사회가 하루빨리 이성적인 사회가 되기를 원한다.

(사)한국민족춤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