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발레단 2020년 라인업…전막 발레 ‘해적’ 등 6편
국립발레단 2020년 라인업…전막 발레 ‘해적’ 등 6편
  • 조두림 기자
  • 승인 2019.12.18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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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만에 선보이는 전막 발레 '해적', 국립발레단 솔리스트 송정빈 재안무

2019년 클래식 발레를 다수 선보이며 기본에 충실한 한 해를 만들고자 한 국립발레단이 2020년에는 클래식 발레와 더불어 <안나 카레니나>, <로미오와 줄리엣> 등 드라마와 현대 발레를 라인업에 포진하며 좀 더 다채롭고 풍성한 한 해를 만들 것을 예고했다. 

국립발레단은 지난 16일 2020년 새롭게 선보이는 신작 <해적>을 비롯한 총 6개의 정기공연 라인업을 발표했다.

▲안나 카레니나(사진=국립발레단)

2020년 기대작, 15년 만에 선보이는 전막 발레 <해적> 

2020년 국립발레단 라인업 중 주목할 작품은 15년 만에 선보이는 전막 발레 <해적>과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은 <로미오와 줄리엣>이다. 

이번 2020년 국립발레단의 신작으로 선정된 <해적>은 영국의 낭만 시인 바이런의 극시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작품으로 정의로운 해적이 아름다운 노예 소녀들을 구출해 낸다는 서사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작품의 2막에서 나오는 메도라와 알리가 추는 2인무인 파드되(Pas de Deux)는 국내의 수많은 갈라 무대에서 공연되는 명장면이지만 전막으로는 쉽게 볼 수 없었던 작품이기에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이번 공연은 원안무인 마리우스 프티파 버전을 국립발레단의 솔리스트 송정빈이 재안무해 완전히 새로운 <해적>(2020. 6. 10~14.)을 선보일 예정이다. 국립발레단은 송정빈은 국립발레단의 안무가 육성 프로젝트인 <KNB Movement Series>에서 꾸준히 안무작을 선보이며 그 가능성과 능력을 인정받았으며, 그 결과 2020년 국립발레단의 가장 큰 프로젝트 중 하나인 <해적>의 안무까지 맡으며 안무가로서 그 입지를 탄탄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미오와 줄리엣(사진=국립발레단)

국립발레단이 꼽은 2020년 주목할 만한 또 다른 작품은 바로 장-크리스토프 마이요의 <로미오와 줄리엣>이다. 20년 전인 2000년, 초연을 선보였던 <로미오와 줄리엣>은 이후 2002년, 20011년, 2012년, 2013년 4번의 재공연을 선보였으며 2020년, 7년 만에 다시 한 번 관객들을 만나게 됐다.

현대발레의 거장 마이요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고전에 대한 안무가의 특별하고 현대적인 해석을 선보이며 초연 당시 발레계의 큰 획을 그은 작품이기도 하다. 순백의 무대미술, 동서양을 넘나드는 의상, 빛의 아름다움을 충분히 활용한 이 작품은 ‘20세기 모차르트’라 불리는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의 음악과 어우러져 깊은 감동과 여운을 남긴다. 

강수진 예술감독 취임 이후 처음 선보이는 <로미오와 줄리엣>(2020. 11. 4~8.)은 현대발레이지만 감정표현이 중요한 요소가 되는 작품인만큼 드라마 발레에 강한 강수진 감독이 단원들의 잠재된 감정선과 드라마를 어디까지 끌어낼 수 있을지도 귀추가 주목된다. 

러시아 감성, 2020년 시작과 끝 장식

2020년의 시작과 끝은 러시아 발레음악 대표 작곡가 차이콥스키와 살아있는 전설, 안무가 유리 그리고로비치가 만들어내는 <백조의 호수>와 <호두까기인형>이다. 

▲백조의 호수(사진=국립발레단)

국립발레단은 2020년 시즌 첫 공연으로 <백조의 호수>(2020. 3. 20~24.)를 선택했다. 클래식 발레의 정수이자 ‘전세계가 사랑하는 발레’라 불리는 <백조의 호수>는 악마 로트바르트의 저주로 낮에는 백조로 변하는 아름다운 공주 오데트와 지그프리트 왕자의 사랑을 그린 동화 같은 스토리를 다루고 있다. 발레 블랑(백색 발레)의 대표주자 답게 새하얀 클래식 튀튀로 무대를 장악하는 24마리 백조의 춤이 압권이며 특히 국립발레단의 버전은 ‘사랑은 운명을 이긴다.’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주며 관객들에게 행복한 감동을 선사한다.

▲호두까기인형(사진=국립발레단)

유리 그리고로비치와 차이콥스키가 만들어낸 또 하나의 명작 <호두까기인형>(2020. 12. 19~27.) 역시 2020년 연말 어김없이 관객들을 찾아올 예정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가족발레 <호두까기인형>은 초연이후 20여 년간 꾸준히 사랑받으며 연말 최고의 공연으로 자리잡았다. 

한국 창작발레 새로운 지평 <호이 랑>, 톨스토이의 명작 <안나 카레니나>

국립발레단이 2019년 선보인 전막 창작발레 <호이 랑>이 내년 3월 다시 한 번 무대에 오른다. 국립발레단의 솔리스트 강효형의 안무와 연극과 뮤지컬, 창극 등 공연예술계에서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고 있는 한아름 작가와 서재형 콤비의 첫 발레극으로 초연 당시 발레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이 작품은 대한제국 시대의 언론인 장지연이 엮은 《일사유사》에 등장하는 효녀 부랑의 이야기에 작가의 상상력을 더해 만든 국립발레단만의 창작 작품이다. 

▲호이 랑(사진=국립발레단)

<호이 랑>은 지난 5월, 여수에서의 초연과 이어진 울산 공연, 그리고 11월 서울 예술의전당에서의 공연까지 세개의 도시에서 공연하며 일각에서는 한국 창작 발레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호평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립발레단은 이에 힘입어 2020년 다시 한 번 국립발레단의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며, 이는 3년에 걸쳐 이뤄낸 국립발레단의 창작 사업이 결코 일회성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처음 추구한 목표대로 한국 발레 안무 및 발레계의 궁극적인 발전을 위한 또 하나의 걸음을 내딛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안나 카레니나(사진=국립발레단)

<백조의 호수>와 <호이 랑>에 이어 꽃 피는 4월에는 따뜻한 봄에 만날 작품은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의 명작 <안나 카레니나>(2020. 4. 22~26.)다. 2017년 스위스 취리히발레단 예술감독이자 안무가인 크리스티안 슈푹이 내한하여 처음 선보인 <안나 카레니나>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고위 공무원의 아내인 안나 카레니나와 장교 브론스키의 불꽃 같은 사랑 이야기에서 비롯된 인간의 욕망의 삶을 그린 드라마 발레이다. 2014년 스위스 취리히발레단이 세계 초연을 올렸고, 국내에서는 국립발레단이 2017년 예술의전당에서 초연을 올렸다. 국립발레단의 <안나 카레니나>는 무용 비평가들로부터 원작 소설의 방대한 이야기를 충실히 반영하면서도 드라마의 극적인 흐름을 무대 위에 잘 만들어 냈다는 평을 받았다. 

섬세하면서도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라흐마니노프와 비돌트 루토스와프스키의 음악은 관객들을 작품 속으로 빠져들게 하기에 충분하며, 19세기 러시아 귀족 사회를 만나볼 수 있는 화려하고 아름다운 110여벌의 무대의상 또한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국립발레단은 2019년 정기공연 36회를 비롯하여 국내 20여 개 지역에서 찾아가는 발레공연과 발레교실을 진행하며 문화예술 저변확대 및 전 국민의 문화향유를 위해 노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뿐 아니라 아랍에미레이트 연방의 아부다비와 체코 프라하, 2곳에서의 해외 공연을 성공적으로 올리며 대한민국 발레의 위상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데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발레단은 오는 2020년도 다양하고 품격 있는 프로그램으로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대한민국 발레 대중화를 위해 힘쓰며 세계 곳곳을 무대로 대한민국 발레의 세계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