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호선의 포토 에세이 62] 추억의 루이지애나미술관
[천호선의 포토 에세이 62] 추억의 루이지애나미술관
  • 천호선 금천문화재단 이사장/전 쌈지길 대표
  • 승인 2019.12.30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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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중반 1년 반의 덴마크공보관 근무 시절 가장 즐거웠던 추억으로 남아있는 것은 매달 몇차레씩 루이지애나(Louisiana)미술관을 찾아갔던 일 이었다. 서울 손님 거의 모두를 루이지애나를 구경시켰다. 미술애호가인 크누드 젠센(Knud W. Jensen)이 치즈사업 으로 부를 축적하여 코펜하겐 북쪽 해안가 3만여평의 땅을 구입, 1958년 개관한 루이지애나미술관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술관으로 인정되고 있으며, ‘죽기전에 꼭 가봐야 할 명소 101개의 명단’에 들어있다. 

▲루이지애나미술관 전시장 전경(사진=천호선 제공)

 루이지애나미술관은 대부분의 미술관과는 전혀 다른 공간 환경과 전시철학을 가지고 있다. 건축, 미술, 자연이 하나의 유기체로 통합되어, 건축은 자연과 미술을 함께 보여주기 위한 장치 역할을 하는 것이다.

▲루이지애나미술관 전시장 전경(사진=천호선 제공)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작은 전시장 건물들이 가운데 정원을 둘러싸고 나지막하게 배치되어 있으며, 각 전시장을 연결한 복도도 바닥에서 천장까지 투명한 유리로 되어 있다. 실내와 실외의 구분이 없이 관람객들은 울창한 자연속을 걸으면서 작품을 감상하는 느낌을 갖게 되며, 창 밖의 정원과 고목들도 작품의 일부가 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면 쟈코메티홀에는 버드나무가 늘어진 바깥 호수의 풍광이 전시실 내부로 쏟아져 들어오는 듯한 특별한 인상을 남긴다.

▲루이지애나미술관 야외전시(사진=천호선 제공)

루이지애나미술관은 관람객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전시장 규모를 확대하면서도 자연경관 보존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으며, 이것은 여타 미술관들의 확장 공사 또는 신규 미술관 건립에 모범 사례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