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관광 ‘빵틀’을 바꿔라
한국 관광 ‘빵틀’을 바꿔라
  • 이소영 기자
  • 승인 2008.12.24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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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 지향, 관광을 위한 제도 개선 필요

삼성경제연구소 정책연구센터 수석연구원으로 재직 당시, 관광에 대한 사랑 하나로 농촌 관광대학을 설립하고 농촌 관광 활성화에 힘쓰고 있는 현 전남대 문화전문대학원 강신겸 교수.

머물러있는 우리나라 관광 현실과 마주하게 된 그는 한국 문화 관광의 질을 높이고자 10 여년 이상을 현장에서 강의와 교육 등으로 관광 정책과 현장을 바꾸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홈페이지에 끊이지 않는 문의글에 일일이 답해주는 주는 정성에서 농촌관광에 대한 남다른 애착심을 느낄 수 있었다.

만나자마자 기자가 농촌 관광에 대한 개인적인 관심을 표하자 “여기 미친 사람 또 있네 ”라며 너스레를 떨었지만 그의 눈빛에는 반가움이 담겨있었다.

그에게 세계적으로 침체된 경제 위기 속에서 오늘날 한국 관광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물었다. “제가 아는 게 뭐가 있다고...”손사래를 쳤다. 그러나 그가 내뱉는 한마디 한마디는 단호했다.

관광수지 적자가 줄어들지 않고 있는 현 시점에 가장 시급한 문제에 대한 질문을 던지자 걱정스런 얼굴로 “빵틀을 바꿔야 한다”며 개발에만 치중해 머물러 있는 한국 관광의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 냉정하게 비판했다.

현재 한국 관광은 오로지 관광지 개발만 있을 뿐 경영·관리(management)와 촉진·진흥 (promotion)은 전혀 신경 쓰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 남녀사이가 개발하는가? 발전하는가?

“development란 하나는 개발, 다른 하나는 진흥(성장) 발전으로, 이 두 가지 의미는 남녀사이 못지않게 의미에 있어 굉장한 차이가 있다. 남녀사이가 개발하는가? 발전하는가? 누가 주체이고, 대상이냐가 중요하다”

“우리는 아직도 볼거리 관광이라는 강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자꾸만 개발하려고만 하는 데, 이는 30년 간 변하지 않고 있다. 이제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하며, 그 비즈니스 모델이 추구하는 ‘가치’를 담아야 한다”고 말해 우리가 자랑할 만한 가치와 주체를 개발하는 것이 문제라고 강조했다.

“한국 관광은 ‘빵틀’이 바뀌지 않는 한 계속 머물러 있게 될 것”이라며 개발에만 치중한 관광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강교수는 관광은 크게 부가가치의 측면에서 세 단계로 구분했다.
아름다운 자연, 문화유적처럼 눈이 즐거운 볼거리 중심의 ‘하드관광(hard tourism)’은 관광시설 이외에는 경험의 다양성을 제공하기 어렵고 단 기간에 창조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어 경쟁력을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야기에 살을 붙여 스토리를 하나의 컨텐츠로 만들어 관광객들에게 축제, 공연 등의 체험을 통해 가슴에 호소하는 소프트관광(soft tourism)의 부가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그는 한국 관광을 소프트관광의 측면에서 봤을 때 무엇인가 크게 반응을 얻으면 그와 관련된 컨텐츠는 잘 만들어내지만 그 컨텐츠의 깊이는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특히 “비보이, 난타 등의 컨텐츠가 얼마나 오래 갈 수 있을 것 같은가.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떨어지는 컨텐츠도 있다”고 말해 소프트관광의 한계성에 대해 설명했다.

이러한 이유에서 그는 미래에는 정신적인 가치를 중심에 둔 ‘밸류관광(value tourism)’ 이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 관광객 주머니 여는 건 ‘우리의 몫’

현재 한국 관광이 아직 소프트관광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데 반해 관광객들의 소비는 소 프트관광을 넘어 밸류관광 수준에 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가 말하는 밸류관광에서의 가치는 “한 곳에 오래 머물면서 그 곳에서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욕망을 충족시켜 가치를 높이는 여행, 이것이 곧 관광객들이 원하는 관광”이라는 것이다.

한 가지 예로 지중미술관은 일본이 자랑하는 세계 최고의 건축가 안다다다오가 만든 것으 로 그 건물 자체에 담긴 철학과 예술을 느끼기 위해 몇 번을 찾아가는 관람객들이 많이 있다.

결국 정부나 기업의 관광개발 방식이 인프라(기반시설)를 확충하는 것에 급급해하고 있어 제도 개선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한국 관광 현실에 강교수는 “현재 정부나 기업의 관광개발은 인프라 확충, 그 다음이 없다. ‘팔 거리’를 만들고 그것을 보완해줄 부수적인 상품들과 함께 엮어 돈을 지불할 가치를 가진 상품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에서 지원하는 정책이 반드시 요구 된다”고 말했다.

또한 창의적인 상품 기획을 위해서는 “관광 상품 공모전이나 작가들의 작품 전시회 등을 많이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해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에 와서 돈을 쓰게 만드는 것은 ‘우리의 몫’임을 분명히 했다.

관광객 유치 및 관광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문화가 수반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그는 이러한 문화와 관광를 “이론적으로는 관광은 문화행위. 내가 살던 일상 생활권을 벗어나 새로운 문화를 접하고 다른 지역, 다른 문화, 다른 사람에 대한 이해를 통해 인류가 함께 공생하는 것을 지향하는 고귀한 가치를 지닌 것이 관광이다. 내가 자랑할 만한 가치를 끄집어내 보여주는 ‘문화’는 관광을 통해서 가능하다. 문화 그 자체를 체험할 수 있는 시장화 전략이 바로 관광”이라는 설명.

그렇기 때문에 사람을 불러오고 경험하게 하고 느낄 수 있게 하는 밸류관광으로 여행에 있어 체험과 감성의 가치를 높여야 함을 강조했다.

결국 “문화는 관광. 관광은 문화. 각각이 하나의 컨텐츠이자 차별화되는 좋은 소재”라는 것이다.

◆ 의료관광, 별 기대 안한다

근래에 대두 되고 있는 의료관광에 대한 그의 생각은 긍정적이기는 하지만 아이디어를 받아 들이는 우리의 자세는 지양해야 할 점이라고 했다.

“좋은 아이디어지만 별 기대 안한다. 우리가 생각한 게 아니다. 이미 태국, 싱가폴이 훨 씬 먼저 생각했고 잘해나가고 있다. 우리는 소떼처럼 몰려가는 것 지양해야한다. 의류, 교육, 문화, 엔터테인먼트 등 모든 것을 상품화 할 수 있지만 그 안에서 우리가 특히 잘하는 것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아이디어보다 경쟁력을 가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그는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 재직시 농촌관광대학을 설립했고, 운영하고 있다. 그 계기는 “관광을 전공한 내가, 가지고 있는 것으로 무얼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해보다 시작됐다고 밝혔다.

침체되고 낙후된‘농촌지역을 관광으로 활성화시키자’는 것을 모토로 전국을 다니면서 교육을 했다.

“강의 공간을 마련해 주는 등 지금에 오기까지 주변의 도움이 컸다”며 감사의 말을 하기도 했다.

◆ 농촌 관광, 주민 스스로 노력해야

그가 말하는 농촌 관광의 어려움은 주민 스스로가 농촌 문화를 이끌어내 소비자를 농촌으로 오게 해야 한다는 점이다.

“도로나 다리를 놓는 것처럼 주민 참여가 필요 없는 농촌개발 사업과는 확실하게 다르다. 이 엄청난 변화는 지속적 교육이 필요한 일이므로 농촌관광 활성화를 위한 교육을 확산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교육은 지식을 넣어 주는 것이 아니라 ‘태도’를 바꾸는 것. 지식 노하우를 가르쳐 주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를 대하는 안목, 예의를 높여가기 위해 학습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지속적인 교육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강교수는 지자체에 농촌 관광을 위한 자문이나 교육을 많이 해오면서 성공을 거둔 곳은 화천 토고미, 고령 게실마을, 그리고 충남 서천 남당리 마을을 꼽았다.

특히 충남 서천 남당리 마을은 우리나라에서 농촌 관광이 제일 활성화된 마을 가운데 하나로 소개했다.

그는 “앞으로 더 많이 나올 것으로 보며, 마을 뿐 만 아니라 개별 농가나 농장단위로도 더 많이 확산될 수 있을 것이다. 정부지원이 마을이라고 해서 마을만 하는데 개인단위도 될 수 있다”며 농촌을 변화시킬 계기가 될 것을 기대했다.

인터뷰 이은영 국장 young@sctoday.co.kr
사진 및 정리 이소영 기자 syl@sctoday.co.kr

강신겸 교수 프로필

현 전남대 문화전문대학원 교수
- 한양대학교 사회과학대학 관광학과 졸업
-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환경조경학과 졸업(조경학 석사)
- 한양대학교 대학원 관광학과 박사과정 졸업(관광학 박사)

ㆍ 2006~현재 문화관광부 정책자문위원
ㆍ 2006~현재 해양수산부 정책자문위원
ㆍ 2005~2007 행정자치부 소도읍육성정책 심의위원
ㆍ 2005~2006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자문위원
ㆍ 2004~현재 한국농촌관광대학 학장
ㆍ 2003~현재 한국공원휴양학회 이사
ㆍ 1995~2007 삼성경제연구소 정책연구센터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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