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의 도움닫기…정동극장, 2020년 새로운 도약 꿈꾼다
25년의 도움닫기…정동극장, 2020년 새로운 도약 꿈꾼다
  • 조두림 기자
  • 승인 2020.01.23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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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만 '전통 상설공연' 종료…각국 대사관과 협업 '정동영화제' 준비 중
총 14인 소속 예술단체 정식 운영 시작
정동극장 재건축 구상 구체화

공공극장 ‘정동극장’이 지난 25년을 도움닫기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이다.

▲정동극장 25주년 엠블럼(사진=정동극장)

정동극장 김희철 대표이사는 지난 16일 오전 11시 정동극장 내 문화공간 정동마루에서 지난해 8월 취임 이후 첫 신년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2020년 공연장 운영 계획과 공연라인업을 발표했다. 

2020년 개관 25주년을 맞이한 정동극장은 올 한해를 ‘정동극장 개관 25주년 기념의 해’로 정하고, “스물다섯, 정동 – 새로운 도약, 무한의 꿈”이란 슬로건 아래 미래를 위한 다양한 운영 변화와 기념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2020년은 20년 만에 ‘전통 상설공연’을 종료하고, 총 14인(무용수9인/풍물4인/지도위원1인)으로 구성된 소속 예술단체 정식 운영을 시작하며, 정동극장 재건축 구상을 구체화하는 등 변화의 움직임도 눈에 띈다. 

▲정동극장 김희철 대표이사(사진=정동극장)

공연장 운영 방식 변경…전통 상설공연 종료 등

정동극장은 2020년도 20년 만에 ‘전통 상설공연’을 종료한다. 이는 공연장 운영 방식에 변화를 불러올 전망이다.

정동극장의 전통 상설공연은 2000년 4월, 첫 시작 이후 작년 12월 28일 폐막한 <궁:장녹수전>까지 20년 동안 이어져왔다. 

2010년, 문화체육관광부의 공연장 특성화 전략에 따라 ‘전통 상설전용극장’으로서, ‘미소’ 공연 브랜드를 제작해 연중운영(일일2회, 주12회)하며 2016년까지 전통 상설공연 ‘미소’로 공연관광시장을 선도해 왔다. 2016년 ‘미소’ 공연 브랜드 종료 후 <가온>, <련, 다시피는 꽃>, <궁:장녹수전>등 창작 작품으로 개발된 전통 상설공연이 2019년까지 진행됐다.
 
전통 상설공연을 진행했던 지난 20년(2000-2019)동안 누적 공연회수 총8,825회를 달성했으며, 누적관객 약2백9만명(2,096,758명)을 기록했다. 또한, 세계 67개국, 122개 도시에서 해외 투어 공연을 펼치는 등 전통 상설공연으로 다양한 의미와 기록을 만들어 왔다.

적벽_공연사진
▲'적벽' 공연(사진=정동극장)

하지만 정동극장은 “김희철 대표이사는 지난 20년간 공연장 운영 방식에 있어 ‘전통 상설공연’을 이어오며, 단일 장르 공연장으로 극장 이미지 고착화가 심화돼 국내 공연계에서 공연장으로서의 존재감이 미약함을 고백했다. 따라서 극장 본연의 기능을 회복하고자 2020년 ‘전통 상설공연’ 운영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또한 “공연문화예술의 진흥과 발전, 전통예술의 계승과 발전”이라는 정동극장의 설립 목적 중 그동안 후자에 치우쳐 왔던 극장 운영방식을 양쪽의 균형을 맞추는 체제로 변경함으로써 유익한 새 변화를 도모하고자 한다며 ‘상설공연 종료’ 선택의 이유를 덧붙였다. 

2020년 정동극장은 보다 다양한 장르·다채로운 콘텐츠로 공연라인업을 구성한 연간 일정을 소개했다. 2020년 정동극장 공연의 첫 막은 오는 2월 14일 <적벽>이 연다. 2017년부터 전통 기반의 창작공연 개발을 목적으로 한 정동극장 ‘창작ing’ 프로젝트를 통해 레퍼토리 공연으로 자리 잡은 <적벽>은 올해로 연속공연 4년차다. 

판소리와 현대무용의 결합으로 장르적 신선함을 선사한 <적벽>은 매력적인 캐릭터와 독특한 장면 연출, 지난 3년간 업그레이드 공연화로 팬덤을 확보했다. 조선 후기 소설을 읽어주던 직업 낭독가 ‘전기수’를 소재로 한 뮤지컬 <판>은 예그린어워드 ‘베스트리바이벌상’ 수상작(2018)으로 정동극장 무대에 화려하게 복귀한다. 기존 정동극장 레퍼토리 작품 외에도 올해는 신예 아티스트들이 출연하는 대중음악콘서트 <정동 발라드>, 해설이 있는 오페라 콘서트를 표방한 뮤지컬 배우 양준모의 <오페라 데이트> 등도 새로 선보인다. 

▲'아랑가' 공연(사진=정동극장)

정동극장은 앞으로 의미있는 파트너쉽을 통한 공동기획을 확대해 우수 콘텐츠를 무대에 선보일 것이라며, 그 첫 작품으로 뮤지컬 <아랑가>를 라인업에서 소개했다. 민간기획사와 역량있는 예술단체와의 공동기획을 통해 공공극장이 우수 콘텐츠 제작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또한 ‘명배우 시리즈’를 신설,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들과 함께 매년 연극 신작 1편을 올릴 계획도 발표했다. 개관 25주년 기념공연으로는 ‘발레리나 김주원의 <사군자>’를 선택했다. 2007 정동극장 아트프런티어 아티스트로 참여해 본인의 10주년 기념 공연을 올렸던 발레리나 김주원이 예술감독 정구호, 작가 지이선, 음악감독 정재일, 연출 박소영 등 공연계를 대표하는 창작진과 의기투합해 정동극장 개관 25주년을 맞아 신작을 선보인다.    

정동극장은 그동안 지속해 왔던 해외 관객과의 소통도 계속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해외 관객을 위한 자막 서비스, 온라인 공연 정보 소개 및 티켓 예매 서비스, SNS 홍보 채널 운영 등 해외 관객과의 소통을 위한 다방면의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다.

총 14인, 정동극장 소속 예술단 정식 운영

정동극장은 2020년부터 총14인(무용수9인/풍물4인/지도위원1인)으로 구성된 소속 예술단체 정식 운영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전통 상설공연의 출연자로 활동해 온 이들은 전통 상설공연사업의 종료로 올해부터 창작성과 예술성을 답보한 정동극장 소속 예술단체로서 본격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김희철 대표이사는 “타 예술단체와는 차별성이 있는 우리 예술단체만이 갖는 성격, 정체성의 확립, 역할 부여가 올해의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정동극장은 앞으로 전문가 집단의 자문 회의 등의 자리를 통해 우리 단체를 분석하고, 앞으로의 과업을 설정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동극장은 “(정동극장)소속 예술단은 아직은 작은 규모이지만, 대중성있는 전통 연희와 전통 창작 콘텐츠로 관객과 꾸준히 소통해 온 것을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 행사 참여 및 해외 투어 공연 등 정동극장 소속 예술단만의 다양한 국내외 공연 활동의 특수한 이력이 앞으로의 행보에서 타 단체와의 차별성을 불러올 것”이라고 밝혔다.

전통 상설공연체제를 벗어난 정동극장 소속 예술단은 앞으로 정기공연체제와 특별공연체제를 통해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그동안의 축적된 노하우를 집약해 전통을 소재로 한 다양한 실험과 변주를 통해 개발된 대중성 있는 전통 창작공연을 관객에 선보여 나갈 계획이다. 

▲지난 16일 정동마루에서 열린 정동극장 개관 25주년 기념 신년 기자간담회(사진=정동극장)

이 밖에도 우리 전통의 아름다움과 우리 예술의 우수성을 대내외에 알리는 예술 사절단으로의 역할을 적극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구체적인 진행 계획도 소개했다. 정동극장 소속 예술단은 올해 LA 문화원 개원 40주년 기념 공연 참가와 가을, 도쿄 문화원 초청 공연, 한·러 수교 30주년 기념 공연 등을 추진 준비 중에 있다.

배움을 통한 전통 예술의 확산을 위해 시민들을 위한 ‘정동 전통 아카데미’ 프로그램도 단원들이 직접 커리큘럼을 만들어 운영한다. 정동극장 소속 예술단은 해외 투어공연과 시민을 위한 전통 체험프로그램 개발 등의 역할 확대를 비롯해 앞으로 하나의 고유한 예술단체로서의 활동을 펼쳐 나갈 것이다. 정체성과 역할을 확립해 우리 단체의 성격을 나타낼 수 있는 단체명도 곧 정하여 정식 발표할 것이라고 계획을 덧붙였다. 

정동극장 소속 예술단 대표자로 간담회에 참석한 이규운 지도위원은 “전통 상설공연 출연자로 참여해 왔던 체제에서 창작성과 예술성을 갖춘 예술단체로의 변화가 큰 도전으로 감회가 새롭다”라며 “앞으로 정동극장에서 축적해 왔던 노하우를 집약시키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며 우리만의 고유 콘텐츠를 보유한 차별화된 예술단체로 거듭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정동극장 소속 예술단체가 정식 운영되는 첫 해인만큼, 앞으로의 활동을 지켜봐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공공극장으로서 역할과 기능 확대…시민 문화프로그램 개최

2020년 정동극장은 서울 도심 속에 위치한 유리한 지리적 입지 조건을 활용해, 다양한 관객층과 시민들이 찾을 수 있는 문화 프로그램과 서비스를 확대할 방침이다. 

시민들과 예술가가 다양한 방식으로 극장을 쉽게 찾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공공극장으로서의 역할과 기능을 확대한다. 평일 오전, 정동길에서 만나는 고품격 문화데이트 뮤지컬 배우 양준모의 <오페라 데이트>를 통해 오페라와 클래식 관객과의 쉬운 만남을 추진한다. 개관 25주년을 맞아 5월, 어린이를 위한 야외마당 축제와 가을 책 문화 콘서트도 펼쳐진다. 

또한 정동극장 소속 예술단을 주축으로 한 ‘정동 전통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신설 운영한다. 세밀화된 아카데미 프로그램으로 국내 및 해외 관객들이 배움을 통해 우리 전통 예술을 만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현직 예술가에게 배우는 정동 전통 아카데미 프로그램은 시민들에 전통 예술에 대한 관심 고취와 우리 전통 예술의 확산에 기여할 전망이다. 2020년, 정동극장 곳곳을 활용한 다양한 기획 행사는 공연을 찾는 관객 뿐 아니라, 시민들의 도심 속 문화 휴식처로 정동극장이 거듭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정동극장 외관(사진=정동극장)

정동극장은 근현대문화기관의 집합지 ‘정동길’의 지리적 특색과 각 외국 대사관들이 모여 있다는 점을 활용해 정동극장을 거점으로 ‘뉴 정동문화벨트’를 구축한다. 대외협력 사업을 통한 ‘뉴 정동문화벨트’를 통해 문화예술 사업을 추진한다.

먼저 구체적인 사업으로 각 국의 대사관들과의 협업을 통해 ‘정동영화제’를 준비 중이다. 각 국의 문화를 ‘영화’로 만나보는 이번 영화제는 정동극장을 중심으로 인근의 대사관들과의 협업체제로 진행되는 첫 사업이다. 

또한 문화유산국민신탁과의 연계로 정동길의 근현대 역사 문화 시설을 한데 묶어 해설과 함께 탐방하는 ‘정동길 역사문화탐방’ 프로그램을 공연과 결합해 확대 추진한다. 

정동극장은 젊은 예술가들을 위한 지원도 지속한다. 2017년부터 진행해 온 젊은 국악인을 위한 첫 무대 지원사업 청년인큐베이팅 ‘청춘만발’ 사업은 2020년에도 계속된다. 지난 3년간 ‘청춘만발’을 통해 관객을 만난 젊은 국악팀은 총37팀이다. ‘청춘만발’ 우수 국악팀으로 선정되면, 광화문 ‘아리랑 페스티벌’과의 연계를 통해 최종 무대를 지원한다. 2019년에는 총 4팀의 우수 아티스트 중 올해의 아티스트로 이나연이 선정됐다. ‘청춘만발’ 모집은 올 4-5월 중 진행된다. 

600석+300석 규모의 ‘복합문화공간’ 꿈꾼다

정동극장 김희철 대표이사는 개관25주년을 기념하며, 정동극장의 미래를 위한 큰 꿈 하나를 발표했다. 정동극장 인프라 확장을 위해 25년 만에 재건축 추진을 준비한다. 1995년 개관이후, 노후화의 심화로 극장의 안정성 확보와 쾌적한 공연 관람 환경 조성을 위해 재건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동극장은 서울 도심에 위치한 대표적인 공연장으로 시내가 가장 근접한 공연장인 만큼 지리적 위치에 적합한 외관과 인프라 형성을 통해 다양한 시민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재건축의 필요성을 부연했다.

김희철 대표이사는 정동극장이 자리한 ‘정동길’은 이미 문화적 공간이라고 설명하며, 타 지역에서는 느낄 수 없는 감수성이 공연 예술 활동에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 말했다. 

그러면서 대극장 600석, 소극장 300석 규모를 갖춘 새로운 정동극장을 꿈꾸며, 그 곳에서 다양한 문화프로그램과 공연의 효율적 관람이 가능한 ‘복합문화공간’의 그림을 제시했다. 나아가 앞으로 보다 많은 국민들이 유일무이한 정동길의 공연 예술 감수성을 경험할 수 있도록 정동극장의 인프라 확장을 실현하겠다며 재건축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김희철 대표는 임기 내 가장 크게 꾸는 꿈이자 꼭 이뤄낼 목표라고 밝히며, 정동극장 재건축의 실질적 실행 계획 확립을 위해 ‘재건축 관련 컨설팅’을 의뢰하고, 중장기 발전 계획에 대한 목표 설정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