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미투생존자연대 '성명서' 발표...총선 공천시 '미투' 심사기준으로
전국미투생존자연대 '성명서' 발표...총선 공천시 '미투' 심사기준으로
  • 김지현 기자
  • 승인 2020.01.29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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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종건 사태’ 통해 #미투 가해자 공천문제 우려...."불공정한 잣대 허용하면 안돼"

전국미투생존자연대(남정숙 대표)는 4•15총선이 가시화됨에 따라 모든 정당들에서 총선 공천 시 #미투를 공천심사기준에 넣어야한다는 내용을 담은 ‘성명서’를 29일 발표했다.

성명서의 주요 내용은 “각 당의 인재영입 시 #미투를 공천 심사기준에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데이트 폭력 가해자로 ‘미투’에 지목되며, 더불어민주당 2호 영입인재 원종건 씨가 자진 사퇴한 가운데 ‘원종건 사태’가 발생했다. 해당 사안은 민주당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과 국민의 표인 ‘공천’이 #미투정신을 퇴보시킬 것이라는 우려에서 ‘성명서’를 발표했다.

▲전국미투생존자연대 대표 남정숙 전 교수 모습

4•15총선은 촛불의 자기희생적 가치를 되살리는 촛불혁명으로 촉발된 정권 하에서 처음으로 실시되는 총선이자, 이 땅의 친일독재 및 반민주 세력들을 청산하고 진정한 시민주도 민주주의를 완성하는 선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따라서 각 당의 가치와 이념, 혁신의 기준을 대신할 후보들에 대한 공천은 각 정당뿐만 아니라 새로운 대한민국을 기대하는 국민들에게도 희망이 되고 있다.

그러나 각 정당 나름대로 공천기준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공천자 중에서는 강간범, 살인범 등의 흉악범들도 포함되어 있다는 조사발표와 함께 최근에 발생한 인재영입 ‘미투사건’은 이번 총선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감을 떨어뜨리는 충격적인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미투’ 가해 후보 영입•공천, 피해자와 가족들 두 번 울려

지난 2018년에 시작된‘미투운동’은 ‘미투’들의 개별적 아픔과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그동안 숨어있던 우리사회의 성 왜곡, 미개한 차별과 폭력의 민낯을 직면하게 하므로 국민들에게 인간존엄과 남녀사이의 권력불균형에 대해서 뼈아픈 성찰의 계기를 제공하였으며 국민들에게 인간존엄과 평등에 관한 사회적∙점진적 의식개혁에 기여했다.

‘미투’로 인해 국민들의 도덕적 기준이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서는 ‘미투운동’ 이전과 같은 안이한 인식과 태도로 심사공천의 기준을 하향 적용하므로 영입인재 스스로 자격을 반납하고 출마 포기를 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게 했다.

전국미투생존자연대는 이번 사태가 단지 개인이나 한 당의 문제가 아니라 표만 얻을 수 있다면 국민들의 기준과 눈높이는 아랑곳하지 않고 불공정한 잣대를 허용하는 모든 정치권과 정당의 문제라고 인식하고 있다.

다음은 ‘전국미투생존자연대’의 성명서 전문이다.

전국미투생존자연대는 모든 정치권의 정당들에게 다음과 같이 호소한다.


● ‘미투’는 우리사회의 오랜 관행이었던 성차별적 구조, 갑질, 위계폭력 등 야만적인 고질병을 근절하려는 국민적 합의와 혁신노력이다. 시민으로부터 시작된 사회개조운동을 정치권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이용하지 말라

● ‘미투’는 우리사회의 기본적인 도덕성을 지키는 최소단위의 도덕적 보루이다.‘미투’를 통해 공천자들을 심사하고 검증하므로 인권과 약소자에 대한 공천대상자들의 인식과 행동을 검증할 수 있다. 각 정당은 ‘미투’를 공천 심사기준에 적용해서 공천자들이 성폭력, 성구매, 갑질, 약자혐오 발언 및 착취 등에 동조한 자들을 배제하겠다는 최소한의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 ‘미투’는 이미 사적영역을 넘어서 전 국민이 공감하는 조직과 구조의 문제가 되었다. 각 정당은 ‘미투’가 남자와 여자의 문제, 개인 간의 법적인 문제가 아닌 평등한 사회를 열어가는 촛불시민들이 요구하는 시대정신임을 깨닫고 총선을 표가 아닌 긍정적 미래를 열망하는 국민들의 대의적 민주주의 창구가 되어야 한다.

● 각 정당은 ‘미투’를 공천 심사기준에 적용하므로 시민들보다 도덕적 기준에 미달된 사람들이 공직사회에 진출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 각 정당은 4∙15 총선을 계기로 마련된 제도적 장치로 인해 우리사회가 위에서부터 깨끗해지는 공정실현사회로 가는 첫걸음을 이제부터라도 시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