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신의 장터이야기]할머니 곁을 지키는 됫박의 세월
[정영신의 장터이야기]할머니 곁을 지키는 됫박의 세월
  • 정영신 기자
  • 승인 2020.02.10 22: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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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없는 사물과도 교감을 이루는 어르신들의 지혜를 배운다
2011 남원춘향골시장 Ⓒ정영신
2011 남원춘향골시장 Ⓒ정영신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것은 장터에서 만나는 사물이다.

친구보다 더 소중하다는 됫박은 45년째 할머니 곁을 지키고 있다.

새것으로 장만해도 되건만 장사 시작 할 때부터 쓰던 것이라 버리지 못하고,

옥양목으로 됫박을 손질해서 사용하고 있다.

못도 사용해보고, 테이프도 사용해봤는데 됫박느낌이 들지 않아

옥양목으로 감아 써보니 손맛에 딱 들어맞았다는 것이다.

 

2011 남원춘향골시장 Ⓒ정영신
2011 남원춘향골시장 Ⓒ정영신

"이만 하면 이쁘제이, 요놈이 날 살린당께,

잠 잘 때도 머리위에 함께 있어라우.

장에서 늘상 본께 눈에 안비치면 허전허고 그라제,

근게 늘상 끼고 살아..."

덤을 한줌 올리면 함께 늙어가는 됫박도 알아차린다는 것이다.

말 없는 사물과도 관계를 맺으면 교감 할 수 있다는 작은 지혜를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