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장식 가야도기ㆍ무량사 오층석탑 불상ㆍ관북여지도 보물지정
거북장식 가야도기ㆍ무량사 오층석탑 불상ㆍ관북여지도 보물지정
  • 김지현 기자
  • 승인 2020.02.27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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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복천동 고분 출토 가야토기 완형 출토
부여 무량사 오층석탑 안 불상 고려 전‧중기 불교조각사 중요 자료
'관북여지도' 함경도 요충지 정밀하게 표현

문화재청은 약 1,500년 전 부산 복천동 고분에서 파손되지 않고 완벽한 한 짝으로 출토된 거북장식 가야도기 1건과 부여 무량사 오층석탑 안에서 발견된 고려~조선 초기 불상 4구ㆍ함경도 지역의 주요 요충지를 그린 조선 시대 지도(관북여지도)를 보물로 지정했다.

거북장식 가야도기 완형 발견

보물 제2059호 ‘부산 복천동 11호분 출토 도기 거북장식 원통형 기대 및 단경호(釜山 福泉洞 十一號墳 出土 陶器 龜裝飾 圓筒形 器臺 및 短頸壺)’는 가야 시대 고분 중에서 도굴 당하지 않은 복천동 11호분의 석실 서남쪽에서 출토돼, 출토지가 명확한 5세기 유물이다. 가야 고분에서 출토된 도기가 깨지거나 훼손돼 발견되는데, 이 도기는 한 쌍의 기대(그릇받침)와 항아리가 완전한 모습으로 발굴돼 이 시대의 도기 제작수준을 확인하는 기준을 제시한다.

▲보물 제2059호 부산 복천동 11호분 출토 도기 거북장식 원통형 기대 및 단경호(사진=문화재청)

거북이 토우 한 마리를 부착시킨 중앙 기대가 눈에 띄며 삼국 시대 토우 중 거북이 토우가 붙어있는 것은 이 도기가 유일하다. 그릇받침과 항아리의 규모가 크고 형태가 조화롭고 안정적인 점, 높은 온도에서 구워 표면이 자연스럽게 시유돼 견고한 점, 11단으로 나누어 단계별로 다양한 종류의 투창을 뚫고 물결과 지그재그 등은 가야도기의 특징과 삼국 시대 토기가 도기로 넘어가는 기술적 성과를 엿볼 수 있다.

손상되지 않은 완전한 형태와 거북이의 조형성ㆍ안정된 조형 감각과 세련된 문양 표현 등으로 볼 때, 가야시대의 대표적인 도기로 꼽을 수 있으므로 보물로 지정할 학술‧예술적 가치를 지닌다.

부여 무량사 오층석탑 안 불상

보물 제2060호 ‘부여 무량사 오층석탑 출토 금동불상 일괄(扶餘 無量寺 五層石塔 出土 金銅佛像 一括)’은 무량사 오층석탑에 봉안됐던 금동보살좌상(1구)과 금동아미타여래삼존좌상(3구)이다. 1971년 8월 오층석탑 해체 수리 과정에서 2층과 1층 탑신에서 각각 발견됐다. 1구는 고려 시대의 금동보살좌상이며, 3구는 조선 초기의 금동아미타여래삼존좌상이다. 금동아미타여래삼존좌상은 아미타여래좌상과 관음보살좌상, 지장보살좌상으로 구성돼 있다.

▲보물 제2060호 부여 무량사 오층석탑 출토 금동불상 일괄(왼쪽부터 금동보살좌상, 금동지장보살좌상, 금동아미타여래좌상,금동관음보살좌상)(사진=문화재청)

특히 2층 탑신에서 발견된 금동보살좌상은 발견지가 분명한 고려 전기 보살상으로, 자료의 한계로 인해 지금까지 자료가 부족한 고려 전‧중기 불교조각사 규명에 크게 기여할 작품이다. 1층 탑신에서 발견된 아미타여래삼존상은 조선 초기의 뚜렷한 양식적 특징을 갖춰 이 시기 탑내 불상 봉안 신앙 및 불교조각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이며, 지금까지 발견된 탑 봉안 아미타여래삼존상 중 구성과 도상이 가장 완전하고, 상태도 양호하다.

함경도 지역 주요 요충지 그린 조선 시대 지도(관북여지도)

보물 제2061호 ‘관북여지도(關北輿地圖)’는 조선 시대 관북지방인 함경도 마을과 군사적 요충지를 총 13면에 걸쳐 그린 지도집이다. 지리적 내용과 표현방식 등으로 1738년(영조 14년)~1753년(영조 31년) 사이에 제작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문화재청이 지난 2007~2008년 옛지도 일괄공모를 거쳐 신청 작품에 대해 전수 조사를 실시해 고려~조선 시대에 이르는 역대 지도 35점을 보물로 지정한 이후, 처음으로 국가지정문화재로서 가치를 평가받은 고지도다.

‘관북여지도’는 1719년(숙종 45년) 함경도병마절도사를 역임한 이삼(李森, 1677~1735)의 지시로 제작된 함경도 지도집의 계보를 잇고 있는 작품으로, 1712년(숙종 38년) 조선과 청나라 정계(定界)를 계기로 함경도 지역 방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던 시대상황이 반영돼 있다.

▲보물 제2061호 관북여지도(사진=문화재청)

현존하는 북방 군현지도 중 정밀도와 완성도가 뛰어나고 보존상태도 매우 좋다. 봉수 간의 거리 등을 상세하게 기록한 점, 봉화의 신호법 등을 자세하게 표시했다는 점에서 조선 시대 지도 발달사를 잘 보여주고 있으며, 국내외 현존하는 약 8점의 관북여지도 중 가장 우수한 작품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