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시대 과거합격증 비롯 3건 보물지정 예고
고려시대 과거합격증 비롯 3건 보물지정 예고
  • 김지현 기자
  • 승인 2020.03.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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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지 홍패ㆍ육조대사법보단경ㆍ백자 항아리

문화재청은 630년 전, 고려시대 과거합격증 ‘최광지 홍패’ 1점ㆍ고려후기 선종(禪宗)경전 ‘육조대사법보단경’ 1책ㆍ조선후기 ‘백자 항아리’ 1점 등을 총 3건을 보물 지정을 예고 했다.

고려시대 과거합격증 ‘최광지 홍패’

‘최광지 홍패(崔匡之 紅牌)’는 고려 말~조선 초에 활동한 문신 최광지(崔匡之)가 1389년 문과 ‘병과 제3인(전체 6등)’으로 급제하여 받은 문서다. 약 630년 전 고려 말에 제작된 매우 희귀한 사료다.

홍패에는 '성균생원 최광지 병과 제삼인 급제자'(成均生員 崔匡之 丙科 第三人 及第者)와 '홍무 이십이년 구월 일'(洪武 貳拾貳年 玖月 日)이라는 문장이 두 줄로 적혀 있으며, 발급연월일 위에 '고려국왕지인'(高麗國王之印)이라는 국가 찍혀 있다.

▲최광지 홍패(사진=문화재청)

고려시대 공문서에 직인이 찍힌 사례는 ‘최광지 홍패’가 지금까지 유일하며, 조선 개국 직후 태조 이성계가 개국공신 이제(李濟, ?~1398)에게 내린 ‘이제 개국공신교서’(국보 제324호)에 ‘고려국왕지인’이 사용됐다.

현재까지 알려진 고려시대 홍패는 총 6점으로, 관청에서 왕명을 대신해 발급한 문서들만 있었다. ‘최광지 홍패’는 ‘왕지(王旨, 왕명)’라는 문서명과 국왕의 인장이 찍혀 임금의 명령을 직접 실천한 공식문서로서 완결된 형식을 갖추고 있다.

고려후기 선종 핵심 담은 ‘육조대사법보단경’

‘육조대사법보단경(六祖大師法寶壇經)’은 1책(64장)으로, 1290년에 원나라 선종의 고승 몽산덕이(蒙山德異, 1231〜1308)가 편찬한 책을 고려 수선사 혜감국사 만항(萬恒, 1249~1319)이 받아들여, 강화 선원사에서 간행한 판본이다. 현재 경상남도 사천시 백천사에 소장돼 있다. 

▲육조대사법보단경, 경상남도 사천시 백천사 소장(사진=문화재청)

‘육조대사법보단경’은 혜능의 선사상을 이해하거나 선종의 역사를 연구하는데 중요한 경전으로 19세기까지 꾸준히 간행됐다. 백천사 소장본은 우리나라에 전래된 관련 경전 가운데 가장 이른 것이다. 또한 조선 시대 ‘덕이본(德異本)’ 계열 책들과도 판식의 차이가 있어, 고려시대의 특징을 보여준다.

안정된 기형 ‘백자 항아리’

이번에  보물 지정이 예고된 ‘백자 항아리(白磁 大壺)’는 부산박물관 소장이다. 조선 17세기 말~18세기 초에 제작되었으며, 높이가 52.6cm인 대형 항아리다. 구연부와 어깨 수리가 있으나 거의 완전한 형태로 보존상태도 양호하다.

▲백자 항아리, 부산박물관 소장(사진=문화재청)

안정된 기형과 우수한 기법 등으로 보아 17세기 후반~18세기 초반의 관요(왕실 도자기 가마)에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관요백자의 제작기술이 완숙한 단계에 이르렀음을 보여주는 중요 사례이자 지금까지 알려진 조선 후기 백자 항아리 중 크기와 기법 면에서 대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