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리유적 해안 고려시대 성곽 , "왜구 방어 위해 축조된 것"
양성리유적 해안 고려시대 성곽 , "왜구 방어 위해 축조된 것"
  • 김지현 기자
  • 승인 2020.03.05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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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리유적 성곽' 장사해수욕장 일원 한눈에...중요 거점 보호 위한 보루
동해안 지역서 고려 시대 토석혼축 목책성곽 최초 확인

(재)성림문화재연구원에서 발굴조사하고 있는 고속국도 제65호선 포항~영덕간 건설공사(제3~5공구) 내 영덕 양성리유적에서 해안으로 침입하는 왜구를 방어하기 위해 축조된 것으로 추정되는 고려 시대 성곽이 확인됐다.

해안으로부터 서쪽으로 1㎞가량 떨어진 낮은 야산(해발 56m)의 정상부에 자리한 영덕 양성리유적은 한국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과 연계해 장사상륙작전이 진행된 장사해수욕장 일원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곳에 위치한다.

이번에 확인된 고려 시대 성곽은 야산 정상부의 약간 아래쪽 부분을 원형으로 돌아가며 땅을 굴착하고 성벽을 쌓아 올린 테뫼식 성곽 구조를 갖춘다. 하지만 계곡을 가로막아 만든 동쪽 성벽까지 고려하면 테뫼식과 포곡식(包谷式)이 혼합된 형태다. 일반적인 성곽에 비해 규모가 작아, 중요 거점을 보호하기 위해 축조된 보루일 가능성이 크다.

▲양성리유적 성곽 전경(사진=문화재청)

과거 문헌 기록들에서 이번 양성리유적 성곽이 언급된 것은 확인하지 못했다. 『고려사(高麗史)』에 ‘왜구가 강릉부 및 영덕현․덕원현을 노략질하였다.(세가 권43 1372년 6월6일), 왜구가 송생․울진․삼척․평해․영해․영덕 등지를 침략하고, 삼척현을 불살랐다.(권134 열전 권제47 1381년 3월)’라는 기록을 볼 때, 양성리 일원 주변 역시 왜구의 침입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양성리유적에서 확인된 성곽은 왜구의 침입을 방어하기 위해, 해안가 조망이 유리한 곳에 축조한 당시의 해안 방어시설이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양성리유적 성곽은 동해안 지역에서 처음으로 확인된 고려 시대 토석혼축 목책성곽이라는 점과 그 당시 성곽축조 방법과 구조 변화의 특이점을 지녀,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더 자세한 내용은 (재)성림문화재연구원(054-741-2831)으로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