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현 서예展 온라인 선공개, 한국 근현대 서예작품 집약
국현 서예展 온라인 선공개, 한국 근현대 서예작품 집약
  • 김지현 기자
  • 승인 2020.03.27 12: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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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여파..오는 30일 4시 유튜브 공개
해방 후 활동한 근현대 서예가 1세대들의 작품 총망라
김환기 한국 추상화, 최만린 조각과 디자인을 입은 서예와 캘리그래피 등

국립현대미술관은 개관 이래 최초의 서예 단독전이자, 올해 첫 전시 《미술관에 書: 한국 근현대 서예전》을 유튜브 채널(https://www.youtube.com/MMCAKorea)을 통해 오는 30일 오후 4시 선 공개한다.

▲코로나19여파로 현재 휴관중인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전경

현재 국현 덕수궁 전관(2, 3층)에 전시준비는 마무리된 상태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전시 개막이 미뤄졌다. 이에 90분 분량 학예사 전시투어를 먼저 선보인다. 전시를 기획한 학예연구사의 실감나는 설명과 생생한 전시장을 담은 녹화를 중계한다.

▲MMCA TV 학예사 전시투어 예고 영상(사진=국립현대미술관)

‘미술관에 書: 한국 근현대 서예전’을 통해 한국 근현대 미술에서 서예가 담당하고 있는 역할과 의미를 모색한다. 국현 최초 단독 서예전인 만큼 전시장은 ‘서예 교과서’를 연상시킨다. 전통시대부터 이어오는 ‘서書’가 근대 이후 선전과 국전을 거치며 현대성을 띤 서예로 다양하게 진입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해방 후 왕성한 활동을 펼쳤던 한국 근현대 서예가 1세대 12인의 작품을 비롯, 2000년대 전후 현대서예와 디자인서예 등 다양한 형태로 분화된 서예의 양상을 집약했다.

김환기, <항아리와 시>, 1954, 캔버스에 유채, 80.9×115.7cm, 개인소장ⓒ (재)환기재단·환기미술관

특히 서예와 다른 미술 장르와의 관계에서 ‘서書’의 의미를 전달하는 점에서 새로운 시도다. 서예ㆍ전각ㆍ회화ㆍ조각ㆍ도자ㆍ미디어 아트ㆍ인쇄매체 등 작품 300여 점, 자료 70여 점을 전시한다.

전시 구성은 4가지 주제로 나뉜다. 1부 “서예를 그리다 그림을 쓰다”는 서예가 회화나 조각 등 다른 장르의 미술에 미친 영향들을 살피며 미술관에서 ‘서書’를 조명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서예가 또 다른 형태의 미술임을 보여준다. 해방 이후 화가들이 전통의 글씨와 그림은 같다는 서화동원과 시화일률의 개념을 어떠한 방식으로 계승하고 재해석해 나갔는지를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다.

▲김종영, <작품65-2>, 1965, 나무, 36×16×64cm, 김종영미술관 소장

1부는 3개의 소주제로 현대미술과 서예의 관계를 총체적으로 보여준다. 첫 번째 <시詩·서書·화畵>에서는 전통의 시화일률 개념을 계승했던 근현대 화가들이 신문인화를 창출하고, 시화전의 유행을 이끌어 갔던 모습들을 확인할 수 있다. 문인화의 시서화일치 사상을 유채로 표현한 김환기 <항아리와 시> 작품에 주목할 만 하다.

▲(좌측)오수환, <Variation>, 2008, 캔버스에 유채, 259×194cm, 개인소장/(우측)최만린, <아雅 77-5>, 1977, 철 용접, 70×15×15cm, 성북구립 최만린미술관 소장

두 번째 <문자추상>은 서예의 문자적 요소가 각각의 화면 안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표출되었는지를 살필 수 있다. <서체추상>에서는 서예의 모필이 갖고 있는 선질과 지속완급 등 재료의 특질들이 실제 작품에서 어떻게 반영되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1950년대 중반 이후 이응노를 필두로 한 미술가들이 서양의 서체추상을 전통 서화 개념으로 수용한 다양한 양식의 회화ㆍ조각으로 제작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소전 손재형, <이충무공 벽파진 전첩비탁본>, 동성갤러리 소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배원정 학예연구사

2부 “글씨가 그 사람이다: 한국 근현대 서예가 1세대들”에서는 한국 근현대 서예가 1세대 12인(고봉주·김기승·김응현·김충현·배길기·서희환·손재형·송성용·유희강·이기우·이철경·현중화)의 작품을 중심으로 전통서예에서 변화된 근대 이후의 서예에 나타난 근대성과 전환점, 변화 양상 등을 살펴본다. 12인은 근현대 한국 서예를 대표하는 인물들로서 대부분 오체五體(전·예·해·행·초)에 능했다. 일제강점기와 해방 등 사회·문화예술의 격동기를 거치며 ‘서예의 현대화’에 앞장서, 자신만의 특장을 서예로 발휘해 온 이들의 작품을 통해서 글씨가 그 사람임을 전한다.

▲검여 유희강(1911-1976)선생의 서예작품

전시 작품 중 석재 서병오 선생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작품과 20세기 한국 서단을 대표하는 서예가로 일제강점기에 쓰였던 ‘서도’라는 이름 대신 ‘서예’를 주창했던 소전 손재형 선생의  이충무공 벽파진 전첩비 탁본 등이 짙은 묵향을 선사한다.

▲초정 권창륜(1943-), <적선지가필유여경積善之家必有餘慶>, 2009, 종이에 먹, 480×139cm, 개인소장

3부 “다시, 서예: 현대서예의 실험과 파격”에서는 국전 1세대들에게 서예 교육을 받았던 2세대들의 작품을 통해 그 다음 세대에서 일어난 현대서예 작품을 살펴본다. ‘전통의 계승과 재해석’, ‘서예의 창신과 파격’, ‘한글서예의 예술화’에 따라 선정된 작가와 작품을 선보인다. 서예의 다양화와 개성화가 시작된 현대 서단에서 서예의 확장성과 예술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공간이다.

▲《미술관에 書 한국 근현대 서예전》 전시전경

서예적 이미지에 집중한 현대서예 작품을 선보인다. 문장의 내용이나 문자의 가독성보다는 ‘읽는 서예’가 아닌 ‘보는 서예’로서의 기능을 더 중시한 작품들이다. 이는 현대미술의 흐름을 반영한 것으로 타 장르와 소통하고 융합하는 순수예술로서의 서예를 보여준다. 4m 높이의 초정 권창륜의 작품· 고대 금문 자형을 오늘날의 문자조형으로 재해석하여 서예의 회화적 요소를 극대한 하석 박원규 등의 작품이 인상적이며, 이를 통해 서예의 다양한 확장 가능성을 보여준다.

4부 “디자인을 입다 일상을 품다”는 현대 사회속의 문자에 주목한다. ‘손 글씨를 이용하여 구현하는 감성적인 시각예술’로 최근 대중들에게까지 각인되며 일면 서예 영역의 확장이라 일컫는 캘리그래피와 가독성을 높이거나 보기 좋게 디자인한 문자를 일컫는 타이포그래피는 실용성과 예술성을 내포하면서도 일상에 상용되는 작품을 선별해 선보인다. 

▲《미술관에 書_한국 근현대 서예전》 전시전경

목소리의 느낌을 글씨체로 형상화한 김종건 작가의 작품· TV 타이틀 제작 분야에 있어 독자적인 길을 걸어온 이일구(1956-)작가의 작품·안상수 작가의 타이포그래피 등을 통해 서예의 다양한 역할과 범주, 그리고 확장 가능성을 시사하게 한다.

한편 국립현대미술관은 내달 5일까지 잠정 휴관 예정이며, 코로나19 확산 추이에 따라 재개관시 별도 안내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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