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훈 클래식 칼럼니스트, 『소설처럼 아름다운 클래식 이야기』발간
이채훈 클래식 칼럼니스트, 『소설처럼 아름다운 클래식 이야기』발간
  • 김지현 기자
  • 승인 2020.04.01 14: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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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악 400년 역사와 음악가들의 아름답고도 흥미로운 에피소드
저자 음악 인생 담은, 한 편의 ‘오디세이’같은 책
▲이채훈 지음│혜다│2020년 4월10일│356쪽│정가 16,000원

감동적인 음악 다큐멘터리를 연출하던 PD에서 클래식 칼럼니스트로. 글과 팟캐스트ㆍ강연 등까지. 그동안 다채로운 채널로 클래식 음악을 대중에게 이어온 이채훈 클래식 칼럼니스트가 신간을 펴냈다.

이 클래식 칼럼니스트가 저술한 『소설처럼 아름다운 클래식 이야기』는 ‘클래식은 여전히 어렵다’라고 느끼는 대중을 위한 책이다. 클래식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는 해설서가 아닌 클래식 음악의 아름다움에 설명한다. 음악가와 클래식 음악의 탄생과정의 대한 배경과 에피소드들을 한 편의 단편 소설처럼 풀어낸 31편의 글들이 한권에 담았다. 

클래식 400년의 역사 속, 위대한 음악가들과의 만남 통해 일기 쉽게 풀어냈다. 책은 17세기 바로크 시대 음악가 비발디에서부터 시작된다. 훌륭한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작곡가였으나 가톨릭 사제로서는 빵점이었던 비발디ㆍ사후 자연스레 잊혀졌던 비발디를 다시 세상에 알린 ‘음악의 아버지’ 바흐ㆍ<거지 오페라>에 의문의 패배를 당한 헨델과 프랑스 대혁명의 예고편이었던 ‘부퐁 논쟁’등이 내용들이 펼쳐진다.

슈베르트와 쇼팽ㆍ멘델스존ㆍ슈만ㆍ리스트 등 친숙한 이름들도 등장한다. <니벨룽의 반지>로 유명한 바그너와 최초로 육성과 연주를 녹음으로 남긴 브람스ㆍ 긴 여행의 끝자락엔 근대 민족국가 탄생기에 활약했던 민족주의 음악가들ㆍ평생 모든 사랑에 실패했던 차이콥스키ㆍ미국이라는 신세계에서 음악의 역사를 새로 썼던 드보르자크의 이야기도 담겼다.

클래식 역사를 마무리 지으며 저자가 소개하는 음악가들은 말러와 메시앙 그리고 윤이상이다. 궁극의 교향곡이라 부를 만한 말러의 음악들과, 쏟아지는 햇살의 향연을 음악으로 승화시키려 했던 메시앙 그리고 한국 음악사에 쓰리고도 아픈 이름을 남긴 윤이상의 음악세계를 새롭게 만날 수 있다.

마지막인 제 7악장에서는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지휘자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수평적 리더십으로 유명한 브루노 발터ㆍ카리스마를 내뿜으며 지휘하던 카라얀ㆍ블라디미르 아슈케나지가 제일 좋아한다는 지휘자 농담도 살펴 볼 수 있다. 또한 ‘서동시집 오케스트라’를 창설한 다니엘 바렌보임처럼 음악을 통해 세계 평화를 외친 지휘자들도 만날 수 있다. 거장 로린 마젤도 뉴욕 필하모닉을 이끌고 역사적인 평양 공연을 이루어내며 세계 평화에 기여한 내용 등 흥미로운 에피소드를 독자가 읽기 쉽게 풀어냈다.

▲이채훈 클래식 해설가·한국PD연합회 정책위원

이 책은 저자가 평생 음악이라는 넓은 바다를 건너오며 겪은, 한 편의 ‘오디세이’와 같다. 우연한 기회에 클래식을 만나 사랑에 빠진 한 소년의 성장 소설과도 같은 이 책은 까까머리 중학생 소년이 방송국 PD를 거쳐 음악 칼럼니스트가 되기까지, 인생의 온갖 희로애락과,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리던 삶의 순간들 그리고 그때마다 그를 단단히 붙잡아주었던 음악의 힘에 대한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긴 여정의 중간 중간엔 <소년, 클래식을 만나다>라는 쉼터 같은 글이 독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이야기들 중간엔 클래식 음악을 바로 들어볼 수 있도록 QR코드도 삽입했다. 음악가들의 생애와 음악을 동시에 눈으로 보고 귀로 들을 수 있어 한결 이해가 쉽다. 또한 책의 마지막엔 ‘클래식의 시대’를 연표가 수록 돼 있어, 독자들이 클래식 400년의 큰 그림을 좀 더 쉽게 머릿속에 남을 수 있도록 돕는다.

한편 책을 저술한 이채훈 클래식 칼럼니스트는 MBC PD로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시리즈 중 제주4·3, 여순사건, 보도연맹사건을 취재했고, 정경화·정명훈·사라장에 대한 인물다큐와 <모차르트-천번의 입맞춤> 등 음악 다큐를 연출했다. 현재 본지에는 문화칼럼 [이채훈의 클래식 산책]이 연재되고 있다. 저서로는 <클래식 400년의 산책>ㆍ<클래식, 마음을 어루만지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