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신의 장터이야기]지금도 장터는 테이프가 팔린다
[정영신의 장터이야기]지금도 장터는 테이프가 팔린다
  • 정영신 기자
  • 승인 2020.04.02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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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신의 장터이야기

 

1989 전북남원장 Ⓒ정영신

테이프로 음악을 듣던 시절은 누구에게나 아련한 추억이 가슴한구석에 남아있다.

지금은 인터넷에서 다운받아 핸드폰에 저장해 언제어디서건 듣고 싶은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러나 장터에서는 지금도 테이프를 파는 사람이 있고, 사는 사람이 있다.

2011 성남모란장 Ⓒ정영신
2011 성남모란장 Ⓒ정영신

종일 쭈그리고 앉아 콩밭을 메는데,

유행가 가락에 맞추어 호미질도 달라진다는 방씨 할머니,

빨갛게 익어가는 고추를 따면서

여자의 일생을 부르다보니 순응하게 되더라는 이선녀씨,

꼭 인생의 축소판 같아 따라 부르다가 눈물짓기도 하고,

웃기도 하다보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는 사람들이 테이프를 고르고 있다.

2012 천안 아우네장
2012 천안 아우네장

대중가요의 힘은 농민들의 친근한 친구가 되기도 하고,

일하는데 흥을 일으키는 원동력이 된다,

가을이면 누렇게 익어가는 나락냄새를 맡으면서 남진의 '님과 함께'

즐겨듣는다는 서씨노인은 '푸른 들판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할머니와 살고 있으니 여한이 없다" 며 수줍게 웃는다.

유행가 가사처럼 살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

1988 충남청양장 Ⓒ정영신
1988 충남청양장 Ⓒ정영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