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9혁명 60주년, 민주화 유산 ‘국가등록문화재’ 추진
4‧19혁명 60주년, 민주화 유산 ‘국가등록문화재’ 추진
  • 김지현 기자
  • 승인 2020.04.13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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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9혁명 독재 정권 부정 선거에 항거한 민주주의 혁명, 민주주의 희생정신 되새겨"

올해는 4‧19혁명  60주년을 맞는 해다. 1960년 4월 19일 민주화의 역사적 현장을 기억하고, 역사‧교육 시사점을 표출을 위해 ‘4‧19 혁명 문화유산’을 발굴, 민주화 문화유산으로는 처음 ‘국가등록문화재’ 등록을 추진한다.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이 되면 법적 보호와 관리의 대상이 되며, 관련 기준에 따라 보수‧정비와 활용사업을 지원받을 수 있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1960년에 일어난 4‧19혁명은 학생과 시민이 주도하여 독재 정권과 부정 선거에 항거한 민주주의 혁명으로, 이 과정에서 다수의 희생자가 발생했다. 민주주의 희생정신이 깃든 문화유산을 찾아내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유관기관의 추천을 받아 총 179건의 4‧19 혁명 관련 유물을 발굴했고, 유물들을 대상으로 문화재선정자문회의가 총 7건을 등록 우선 추진대상으로 최근 선정했다.

▲4·19 혁명에 참여 고려대학생 부상자 명단-초안(1) 1장 1면(사진=문화재청)

선정된 유물은 지방자치단체의 신청 등 사전절차를 거친 후 순차적으로 전문가 현장조사와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문화재로 최종 등록된다.

상반기에는 국가등록문화재 문화유산은 총 3건이 등록된다. ▲「4‧19 혁명 참여 고려대학생 부상자 명단」3종 ▲「연세대학교 4월혁명연구반 수집자료(4‧19 혁명 참여자 구술 조사서)」9종 ▲「연세대학교 4월혁명연구반 수집자료(4‧19 혁명 계엄포고문)」19종이다.

「4‧19 혁명 참여 고려대 학생 부상자 명단」은 4‧19 혁명 하루 전에 일어난 ‘4‧18 고려대 데모’를 중심으로 시위에 참가한 고려대학교 학생 부상자 명단 초안 2종과 이를 정리한 정서본 (1종)이다. 초안(1)은 부상자 명단이 학과‧학년‧번호‧이름‧장소‧맞은 정도 항목에 따라 작성했다. 필체와 필기도구가 다양한 점이 특징인 문화재다. 초안(2)는 1면 위에 ‘4월 18일 부상자 명단’이라고 쓰여 있다. 정서본은 ‘4.19 의거 시 부상한 학생’이라는 제목으로 초안 내용을 수정 또는 보완해 재정리한 것이다.

▲(비상)계엄선포 (계엄사령관)(사진=문화재청)

해당 유물은 4월 18일 고려대 학생들이 국회의사당까지 시위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정치깡패의 습격을 받은 상황과 4월 19일 시위 폭행 장소ㆍ부상 정도 등 정황을 상세하게 알 수 있어 4.19 혁명을 이해하는 역사적 가치가 크다.

「연세대학교 4월혁명연구반 수집자료(4‧19 혁명 참여자 구술 조사서)」는 4‧19 혁명 당시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4학년 학생 주도로 ‘4월혁명연구반’이라는 조사반을 구성하여 작성한 구술기록 자료다.

대상별 총 9종이다. ① 4‧19 데모 목격자와 인근주민의 조사서(서울지방), ② 교수데모실태조사서(서울지방) ③ 사후수습사항 조사서(서울지방), ④ 연행자와 사후수습사항 조사서(대구, 부산, 마산), ⑤ 연행자 조사서(서울지방), ⑥부상자 실태조사서(대구, 부산, 마산), ⑦부상자 실태조사서(서울지방), ⑧ 데모사항조사서(서울지방), ⑨ 데모사항조사서(대구, 부산, 마산)으로 구성돼 있다.

‘데모사항조사서’에는 참여 동기‧경과‧시간‧장소‧해산 시까지 충돌(경찰과 충돌, 깡패, 부상, 살상, 공포) 등이 자세히 기록돼 있으며, 서울뿐만 아니라 대구 2‧28, 마산 3‧15 시위 참여자를 대상으로 구술 조사한 자료로, 현재까지 유일해 현장의 실증적인 기록물로 평가된다.

「연세대학교 4월혁명연구반 수집자료(4‧19 혁명 계엄포고문)」은 연세대학교 ‘4월혁명연구반’에서 관련기관에 의뢰하여 원본으로 수집한 자료다. 1960년 4월 19일부터 발표된 비상계엄령 하에 계엄사령관 명의로 내려진 각종 시책ㆍ명령 등의 내용으로, 비상계엄포고문 12종ㆍ훈시문 1종ㆍ공고문 3종ㆍ담화문 2종 등 총 19종이다.

▲훈시문(사진=문화재청)

해당 유물은 4월 혁명기 비상계엄 하의 사회상과 국가의 대국민 관리‧통제 내용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료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해당 문화재들에 대해 “1960년 정‧부통령 부정선거와 폭력으로 재집권 시도에 항거한 ‘2‧28 민주운동’ㆍ ‘3‧15 의거’ 등이 기폭제가 되어 일어난 4월 19일 전국 각지의 시위들에 대해 알 수 있다”라며 “계엄령으로 시위를 무마하려다가 4월 26일 대통령 하야 성명으로까지 이어진 일련의 정부 조치들, 시위 과정에서 경찰의 무차별 발포와 폭행으로 인한 다수의 희생자 발생 상황 등을 생생하게 살펴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문화재청은 다양한 콘텐츠 활용사업도 진행한다. 오는 17일부터 3‧15 의거 발원지ㆍ마산 시위현장 등을 기록물과 함께 다큐멘터리로 제작해 EBS에서 방영(문화유산 코리아-민주주의 이름으로 4.19혁명 (EBS1 금 오후 12시 20분~)7차례)할 예정이다.

현대유산의 문화재 가치와 보존 방안을 논의하고 민주화 문화유산의 중요성을 알리는 학술대회(국립문화재연구소‧연세대학교 박물관 공동주최)와 연세대학교 ‘4월혁명연구반’이 직접 수집한 4‧19 관련 자료들을 최초로 공개하는 특별전도 연세대학교 박물관에서 열기로

학술대회와 특별전의 경우 코로나19 확산방지로 연기된 상태며, 국립문화재연구소 누리집(www.nrich.go.kr)과 연세대학교박물관 누리집(www.museum.yonsei.ac.kr)에 추후 일정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