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룩스 이규철展, 작고이후 유작 대중에 첫 선
갤러리 룩스 이규철展, 작고이후 유작 대중에 첫 선
  • 김지현 기자
  • 승인 2020.04.16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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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6일~30일까지, 일상의 풍경 담은 사진들 선보여

지난 1994년 작고한 이규철 작가의 유작을 모아 처음으로 소개하는 전시가 갤러리 룩스에서 열린다. 내달 6일 시작해 30일까지 이어지는 전시에는 이 작가의 사진과 조각이 전시된다.

이번 이규철 작가와 가장 가까웠던 지기 금누리와 제자 주수자가 주관한 전시다. 지기 배병우와 안상수는 각각 사진 촬영과 책 디자인으로 평론가 박영택은 글로 전시에 힘을 실었다.

▲≪공간과 시지각≫(관훈미술관, 1988) 전시전경(사진=갤러리 룩스)

이규철(1948-1994)은 조각과 사진의 접점을 탐구하는 작업으로 1980년대 후반 한국 사진계에 등장했다. 그는 1970년 홍익대학교에 입학해 조각을 전공했으며, 본격적인 작품 발표는 1988년 첫 개인전 «공간과 시지각»(관훈미술관, 1988)을 기점으로 됐다. 정덕영이 기획한 «김성배, 강하진, 이규철 3인전»(갤러리 81-10, 1988), 구본창이 기획한 «사진, 새시좌전»(워커힐미술관, 1988) 등 국내 전통적인 사진의 표현 어법과 새로운 사진을 모색하는 전시에 참여하며 활동을 이어가던 중 1994년 교통사고로 작고했다.

▲이규철, 공간과 시지각 1987-4, 1987, 지름 20 cm (이정현 소장)(사진=갤러리 룩스)

6년이라는 짧은 시간 활동했으나 자신의 사유를 확장하고 상상을 시각화한 미술가로 평가 받아왔다. 그의 철학적이면서도 독자적인 미술 작업을 한대 모아 전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박영택 평론가는 이규철의 작품세계에 대해 "조각이라는 매체에 대한 개념적 접근에서 출발하지만 실은 미술의 가장 근원적인 문제, 즉 ‘본다는 것’의 문제 및 시각과 지각, 그리고 주어진 공간/세계의 재현에 대한 탐구가 그 저변에 단단하게 깔려있다"라며 "개념미술의 성향 및 지적인 성격이 상당히 짙다"라며 시각적 실험과 사유의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평했다. 지기 배병우는 "사진에 대한 일반적 접근을 바꾸는 놀라운 시각적 충격"으로 그의 작업을 설명하며, 사진 매체를 조형적/시지각의 문제로서 구현한 인물 중 하나였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이규철, 공간과 시지각 1988-1, 1988, 40 x 80 cm (정덕영 소장)(사진=갤러리 룩스)

«공간과 시지각»(관훈미술관, 1988)은 공간과 시지각(視知覺, perception)에 관한 연구의 집약으로, 입체와 평면의 사이를 오가며 조각과 사진의 경계를 허무는 작업을 선보였듯, 그 연장선 안에서 전시를 풀어낼 예정이다. 그의 사진 속 작은 사각형들, 최소한으로 축소한 화면, 카메라 렌즈의 틀이 복수로 병렬되어 무한한 세계로 나아가게 한다. 이를 통해 세계를 온전히 재현할 수 없음을 세계를 바라보는 인간의 시각이 처한 곤경이 그대로 드러낸다.

▲이규철, 공간과 시지각 1990-3, 1990, 12 x 36 x 6 cm (양화선 소장)(사진=갤러리 룩스)

이 작가의 사진 이미지 자체는 지극히 평범하다. 일상적으로 마주하는 풍경으로, 특정 피사체를 설정하지 않는 주제에서 벗어나고 있다. 사진작업을 통해 자신의 관념을 지우고 시 지각을 하는 관람객을 사유의 시간으로 이끌어 줄 것이다.

전시에 대한 자세한 문의는 갤러리 룩스(02-720-8488)로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