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음악가 윤이상 유품 53년만의 통영 귀향
세계적 음악가 윤이상 유품 53년만의 통영 귀향
  • 신숙자 기자
  • 승인 2009.11.25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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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접어 다닌 태극기,‘이마주’외 148종 412점의 유품 외 생전사진 553매 도천테마파크 전시예정

 통영출신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1917-1995)선생의 독일자택에 있는 귀중한 유품이 죽기 전 애타게 그리던 고향 통영의 품에 안겼다.

◆ 통영출신 작곡가 故 윤이상선생
통영시 인수단은 지난달 26일 독일 베를린 자택을 방문해 故윤이상선생의 장녀 윤정씨와 도천테마기념관 전시유품 인수에 대한 협의를 통해 윤이상 생가조성 설계자료 수집 등 선생의 악보 ‘이마주’외 148종 412점의 유품을 인수하고 생전사진 553매를 별도로 기증 받았다.

유품 중 독일정부로 부터 수여받은 훈장 등 3박스는 귀국 시 인수 단이 직접 가져왔으며 나머지 첼로 외 25박스는 지난 12일 독일 베를린 항공편을 출발해 11월 20일 53년 만에 고향 통영에 안착했다.

이번에 가져온 유품에는 독일 이주 시 통영에서 가져간 소목장, 한국인으로서는 윤이상과 백남준 두 사람만이 받았다는 괴테재단의 괴테메달, 선생이 평소 즐겨 사용하시던 첼로, 파리로 유학 시 사용한 여권과 태극기 등이 있다.

또한 ▲ 64년 독일 베를린에서 초연된 실내악‘가락(가사)’▲ 69년 처음 연주된 실내악‘이마주’▲ 81년 독일 바덴바덴에서 초연됐던 실내악‘밤이여 나뉘어라’의 원본 악보는 내년 초 국내로 반입된다. 현재 은행 금고에 보관돼 있어 정식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언제 어디를 가나 열쇠지갑 속에 항상 분신처럼 소지하고 다녔다고 알려진 태극기 한 점은 유품을 인수하러 갔던 관계자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는 후문이다. 태극기가 깨끗한 상태로 참으로 정성스럽게 접혀져 있어 선생이 얼마나 태극기를 소중하게 여겼는지를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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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선생이 95년 타계하기 전까지 타고 다녔던 88년형 벤츠 승용차 1대도 고향 통영으로 수리 후 선박 편으로 도착 예정이며, 김영삼 대통령께 보낸 친필서신, 친필노트. 각종 악기 등도 포함됐다. 아울러 선생의 조부, 부모의 유품도 추가로 인수될 예정이다.

한편 시는 이 유품들을 지난 4월 관동대학교 음악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류석원씨가 통영 도천테마파크에 윤이상 기념관이 들어선다는 소식을 접하고 보내온 25년 동안 보관하고 있던 윤이상의 친필 서신1점과 함께 윤이상 기념 전시관이 완공되면 공개 할 예정이다.

◆윤이상거리에 건립된 윤이상기념비
현재 윤이상 생가인 통영시 도천동 148번지 주변 1422평에 80억 원을 투입, 도천테마파크를 조성 중이며 현재 공정률이 80%를 넘어 내달 말에 완공된다.

시민 공원 형태로 조성 중인 도천테마파크는 윤이상을 주재로 야외공연이 가능한 음악광장과 윤이상 기념전시관이 들어서고 선생의 생가와 독일 베를린 유택을 실측한 건축물도 복원중이다.

통영시 문화시설담당자는 “유족측이 기증해 이번에 인수한 악보와 첼로, 승용차 등의 유품은 하나하나가 금액으로 따질 수 없을 만큼 가치 있는 유품”이라며 유품의 중요성을 강조했으며, 통영국제음악제 이용민 사무국장은 “이번 유품들은 세계적 음악가로 일생을 마친 선생의 음악적 업적과 그 정신을 통영에 새겨놓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통영시는 “선생을 기념하는 기념관, 공원, 생가 등이 조성되면 세계적인 작곡가의 생애와 업적을 느낄 수 있는 명소로 꾸밀 계획이며, 통영국제음악제와 윤이상 국제 음악콩쿠르가 개최되는 통영국제음악당이 함께 세계적이고 국제적인 문화 인프라로 손색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故 윤이상 선생의 발자취

● 통영출신인 선생은 일본 오사카 음악학교를 졸업하고 41년 태평양전쟁 발발 직전 귀국, 반일활동의 혐의로 체포되어 옥고를 치렀다.
● 광복 후 통영여고와 부산고 교사를 지내다가 56년 파리유학을 떠났다.
● 59년 독일에서 열린 다름슈타트 음악제에서 한국의 정악 색채를 담은 〔일곱 악기를 위한 음악〕을 발표, 유럽 음악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 95년 11월 독일에서 타계할 때까지 고향에 돌아오지 못한 선생의 영정이 지난 2007년 9월  부인 이수자 여사와 함께 그토록 그리던 조국의 품으로 돌아왔다.
● 72년 뮌헨올림픽 개막 축하 오페라〈심청〉, 69년〈나비의 미망인〉, 81년 광주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광주여 영원하라〉, 87년 북한국립교향악단이 초연한 칸타타〈나의 땅 나의 민족이여〉등 150여편의 작품을 남겼다.

◆ 故 윤이상 선생의 유품들

◆ 평소 키홀더에 소지하고 다니시며 조국을 그리워 했다는 '태극기' 
 
◆  장 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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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6년 파리로 유학시 사용한 여권

◆ 평소 책상위에 두고 쓰셨던 사무용품  

◆  평소 사용하시던 사전

◆  독일 정부로 부터 받은 훈장

괴테 재단에서 외국인에게 수여하는 괴테메달

서울문화투데이 경남본부 신숙자 기자 cnk@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