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건축 소장품展, 미술관 소장 건축 수집과 기원 찾아
모두의 건축 소장품展, 미술관 소장 건축 수집과 기원 찾아
  • 김지현 기자
  • 승인 2020.04.17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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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서울미술관 6월 14일까지, 24일 ‘학예사 전시 투어’ 등 영상 공개

동시대 수집의 범위와 행위를 성찰하고, 미래의 소장품 형식을 탐색하는 일환으로 기획된 서울시립미술관의 ‘모두의 건축 소장품’展이 개최됐다. 서소문 본관 오는 6월 14일까지 남서울미술관에서 이어진다.

개막 특별 프로그램은 오는 24일 ‘학예사와 함께하는 전시 투어’와 5월 1일 ‘전시 하이라이트 소개’영상으로 서울시립미술관 SNS 채널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舊벨기에영사관 (1905), 건축 실내장식 부재 (연도미상), 석고, 목재좌대, 97 × 276 × 78cm(좌대포함)(사진=김진솔 제공)

전시는 건축 수집을 체계적으로 시작한 지 10년, 우리나라에서 아직 낯선 “건축 소장품”ㆍ‘왜 건축을 수집하는가?’와 ‘건축 수집의 대상과 방법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건축의 생성과 소멸, 해체와 창작이라는 거듭되는 순환 과정을 답을 찾는 자리로 마련됐다.

동서양 전통건축과 광복 이후 현대건축의 해체와 창작 과정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부산물을 미술관에서 선보이며, 한국 건축 수집의 현재와 미래를 모색한다.

건축 수집의 기원과 의미ㆍ방법을 체험하는 2개의 섹션으로 구성됐다. 1층의 전시 1부 '전통 건축, 사물의 편린'은 건축이 필연적으로 해체와 재구성의 과정을 거쳐 수집된다는 속성을 보여준다. 우리나라 근대기의 서양 고전건축을 한국 전통건축과 병치해 동서양 건축의 차이와 공통점을 파편화된 실물의 체험을 통해 전한다.

▲구조사-건축기술연구소/배기형, 경향신문사 사옥 (계획: 1968), 사옥계획안 외부투시도 (1968), 켄트지 위 수채화물감, 72 × 73cm, 목천건축아카이브 소장 (구조사종합건축사무소 기증)(사진=서울시립미술관)

전시에는 근대기의 서양 건축물 ‘구벨기에영사관’의 건축 재료ㆍ국보 제1호 서울 숭례문ㆍ보물 제1310호 나주 불회사 대웅전ㆍ서울 운현궁 아재당 등의 건축 부재를 비롯해 1961년 숭례문 수리보고서 도면, 숭례문 모형 등이 최초로 미술관에 출품된다.

2층의 전시 2부 '건축 현장, 창작의 흐름'에서는 건축이 일련의 창작과 다양한 협업으로 완성되며, 그 과정에서 생산되는 모든 결과물이 수집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보여 준다. 국‧공‧사립 6개 기관과 한국 현대건축을 대표하는 40여 명(팀)의 건축가‧사무소가 제공하는 총 100여 점의 아카이브(건축 실물 부재, 모형, 스케치, 도면, 사진 등)와 기록물이 실제 건축사무소 공간으로  꾸며진 전시장에서 소개된다. 관람객은 이 공간에서 건축 창작 과정과 시대별로 변화해 가는 설계 과정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

주요 작품은 강직했던 한국 초기 모더니즘을 대표하는 경향신문사 사옥과 그 정교한 수채화 투시도 원본ㆍ공간적 조형의 대가 김수근의 경동교회 모형ㆍ전통 목구조를 현대적 건축언어로 풀어낸 세 그루 집의 1:1 모형 그리고 해체되는 과거의 건축과 재생되는 현재의 건축이 함께 조명되는 삼일빌딩과 당인리 문화창작발전소 등이 있다.

▲삼일빌딩 리노베이션 현장에서 커튼 월을 자르는 장면 (사진=서울시립미술관)

또한 문훈의 주술적 드로잉ㆍ건축 발상을 섬세하게 보여 주는 김준성과 김승회의 스케치ㆍ동화적 상상력을 담은 박천강의 색연필 그림, 승효상과 박창현의 가구 등이 전시돼 건축가의 폭넓은 활동을 엿볼 수 있다.

전시 기간 중 1층 라운지에서는 숭례문의 ‘공포(栱包)’를 조립하고 전통 기와에 탁본할 수 있는 참여 프로그램을 상시 운영한다. 또한 2층 전시실(〈설계실〉, 〈모형실〉)에서는 전시기간 동안 중학생 이상 관객을 대상으로 나만의 주택을 만들어 보는 약식 설계 수업 '건축가 되기'가 미술관 웹사이트 예약으로 운영된다.

전시와 연계한 심포지엄 '반응하는 미술관, 유연한 소장품'도 전시 기간에 개최될 예정이다.

현재 전시는 코로나19로 인한 잠정휴관으로 인해 당분간 온라인으로 만나볼 수 있다.  온라인 경험 제공을 위해 #SeMA_Link(세마링크) 라는 온라인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자세한 정보는 서울시립미술관 홈페이지(sema.seoul.go.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문의는 02-2124-8800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