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당 발언’ 뮤지컬 배우 허규, 반쪽짜리 하차로 전한 사과
‘공산당 발언’ 뮤지컬 배우 허규, 반쪽짜리 하차로 전한 사과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0.04.21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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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공연 예정 '미아 파밀리아', 본인 요청으로 하차 결정
현재 공연 중인 '또! 오해영' 측은 “하차 논의 없다”

수위 높은 정치 발언은 박수보단 외면받기 마련이다. 논리적이지 못 한 주장일 경우 더욱더 그렇다. 

▲뮤지컬배우 허규가 출연 예정이었던 뮤지컬 '미아 파밀리아'에서 하차했다(사진=홍컴퍼니)
▲뮤지컬배우 허규가 출연 예정이었던 뮤지컬 '미아 파밀리아'에서 하차했다(사진=홍컴퍼니)

뮤지컬배우 허규는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있던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부디 멸공, 공산당이 싫어요”라는 글을 게재했다.

이를 본 한 누리꾼이 “전 빨갱이보다 친일파가 더 싫어요”라는 의견을 밝히자, 허규는 “빨갱이한테 당해봐라. 북한 가서 살든가”라며 격양된 반응을 보였다.

아울러 허규는 빨갱이한테 당한 게 많다며 “친일도 피가 끓지만 공산주의는 진행형이니 일단 먼저 막아야 한다”, “이번에 적패청산 먼저 해야 된다. 또 넘겨주면 XX 난다”, “친일파도 민주당이 더 많다” 등의 이해하기 힘든 발언을 이어가며 많은 공분을 샀다.

허규의 발언은 온라인에 퍼졌고 결국 자필 사과문을 올렸다. 

▲뮤지컬배우 허규가 자신의 SNS에 게재한 자필 사과문
▲뮤지컬배우 허규가 자신의 SNS에 게재한 자필 사과문

그는 사과문을 통해 “부적절한 발언으로 많은 분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해드려 너무너무 죄송하다”라고 본인의 행동에 대해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어 “민감한 사항에 대해 경솔했던 점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라며 “깊이 반성하고 자숙하겠다. 앞으로 신중하게 행동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언사가 과격했던 만큼 반응은 싸늘했다. 가벼운 발언의 대가는 꽤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허규는 오는 6월 9일부터 공연되는 뮤지컬 ‘미아 파밀리아’에서 하차한다.

뮤지컬 ‘미아 파밀리아’ 제작사 (주)홍컴퍼니는 공지를 통해 ‘미아 파밀리아’에서 스티비 역으로 출연 예정이었던 허규가 공연에 참여할 수 없음을 알렸다.

홍컴퍼니는 “본인이 먼저 하차 의사를 밝혔다. 배우 본인의 요청으로 논의가 이루어졌고, 제작사에서는 배우의 의지를 존중해 하차를 결정하게 됐다”라고 말하며, 허규가 맡았던 스티비 역에 대해서는 “추가 합류 없이 더블 캐스팅으로 진행한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뮤지컬 '미아 파밀리아' 제작사 홍컴퍼니의 뮤지컬배우 허규 하차 공지(사진=홍컴퍼니)
▲뮤지컬 '미아 파밀리아' 제작사 홍컴퍼니의 뮤지컬배우 허규 하차 공지(사진=홍컴퍼니)

반면 현재 서경대학교 공연예술센터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또! 오해영’ 출연 일정에는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 오해영’ 제작사 측은 “더블 캐스팅으로 진행되는 공연이라 대체 배우 투입이 어렵다”라며 “허규 배우의 하차 논의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스케줄 변동 없이 공연은 그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한 허규의 입장은 들을 수 없었다.

이는 배우 본인이 먼저 하차 의사를 비친 뮤지컬 ‘미아 파밀리아’ 때와는 대조적이다. ‘미아 파밀리아’ 하차에 담긴 자숙의 진정성에는 물음표가 붙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허규는 현재 뮤지컬 ‘또! 오해영’에 출연 중이며, 지난해 4월에는 아내 신동미와 함께 SBS ‘동상이몽-너는 내 운명’에 동반 출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