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로 남북 분단과 평화 풀어... '침묵하는 선-섬' 7인展
미술로 남북 분단과 평화 풀어... '침묵하는 선-섬' 7인展
  • 김지현 기자
  • 승인 2020.04.21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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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경기북부 문화예술 특화 자유공모’ 선정 전기, 논밭갤러리 25일까지

남북의 경계선인 철책선 일대에서 느낄 수 있는 분단의 정서와 사색을 조형예술으로 풀어낸 전시가 진행된다. ‘침묵하는 선(線)-섬(島)(The Korean Wall - the Korean Island)’展으로 오는 25일까지 파주시 헤이리 예술마을 논밭갤러리에서 7명 참여 작가의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 기획자는 기획안을 통해 “지리학상 한국은 한반도. 하지만, 이념적 정치체제상, 삼면은 바다, 북면은 철책으로 둘러싸인 ‘침묵하는 섬, 남한도(南韓島)’. 침묵의 선(線)인 휴전선이 품고 있는 상흔의 치유, 적대적 대립의 화해, 그리고 영구적 평화의 가능성에 대해 미술작품으로 생각해 보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즉 전시는 ‘남북 분단과 평화’를 주제로 하는 것이다.

▲전시장 전경

강민수 작가는 작품을 통해 팽팽히 긴장된 남북의 정치 군사적 상황과 달리, 이에 물들지 않은 천진난만한 아이들을 묘사한 모습을 보여준다. 김희라 작가는 남북의 경계인 휴전선 일대의 산악지형이 이념적으로 기괴하고 과장되듯 재봉질로 표현되었으나, 부드러운 천으로 제작된 유유히 흐르는 강이 별개의 작업으로 기괴한 산악지형에 간섭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을 출품했다.

윤석만 작가는 작품을 통해 휴전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그 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기러기를 기다란 대형 종이에 그려 넣어 철새들보다 이동의 자유가 제한된 우리의 정치체제를 비웃는 듯도 싶게 묘사했으며, 인터미디어Y는 작품을 통해 5킬로미터 앞의 환경임에도 갈 수 없는 북녘을 향해 시야가 좁은 손전등으로 살펴보는 듯한 영상과 크로마키 기법을 적용하여 팩트와 환영 사이를 오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강민수 작가 작품

정용훈 작가는 작품을 통해 휴전선을 길 삼아 이동하는 철새인 ‘넓적부리 도요새’를 섬세하게 실제 크기로 만들었다. 이를 통해 인간 세계의 이념적 벽에 대한 의문을 품게한다.

한영권 작가는 탁구대를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흔들리는 둥근 다리 구조로 제작된 테이블과 이를 가로지르는 군사분계선 형태의 네트는 한반도의 남북간 이념적 적대관계에 재치 있게 균열을 만들어 냈다. 황동하 작가는 작품을 통해 북한산과 철책선 일대의 사진에 70여 년 전 국방군과 인민군의 모습이 재봉틀로 박음질되어 38선의 구획에 질문을 던진다.

전시 연계 부대행사로는 남북을 오가는 철새를 관찰하는 '이념적 정치체제적 탐조’를 진행했다. 또한 행사 결과로 사진과 영상으로 전시장 한 쪽에 마련해 전시 기간 동안 작품과 더불어 감상이 가능하도록 했다.

▲인터미디어Y 작품

한편 이번 전시는 경기문화재단에서 공모한 ‘2019 경기북부 문화예술 특화 자유공모 지원사업’ 선정된 전시다. 인터미디어Y, 씨앤피(한영권), 황동하 작가가 주최·주관하고,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이 후원한다.

25일까지 진행되는 전시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미술전문 웹진 네오룩에서 참고 가능하며, 문의는 논밭갤러리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