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비엔날레 귀국전 온라인 공개, 3人작가 젠더 다양성 시각화
베니스비엔날레 귀국전 온라인 공개, 3人작가 젠더 다양성 시각화
  • 김지현 기자
  • 승인 2020.04.28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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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화연ㆍ정은영ㆍ제인 진 카이젠 작가 "한국과 동아시아 근대화 역사와 현재 파고들어"

지난해 11월 베니스 전시 종료 후,  서울 아르코 미술관에서 오픈을 준비하던 제58회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귀국전 ‘History Has Failed Us, but No Matter (역사가 우리를 망쳐 놨지만 그래도 상관없다)’의 온라인 전시 투어가 공개됐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아르코미술관 유튜브 채널을 통해 1차로 전시 프리뷰를 공개했으며 지난 27일 월요일 이후 김현진 예술감독의 인터뷰(20분 내외)를 시작으로 참여 작가인 남화연ㆍ정은영ㆍ제인 진 카이젠의 작품 소개 영상(25분 내외)이 순차적으로 공개할 계획이다.

제58회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귀국전은 지난 한 세기 동안의 동아시아 근대화 역사를 비판적
젠더 의식에 기반해 다시 읽으면서, 감춰지고ㆍ잊히고 등 비난의 대상이었던 이들을 새로운 서사의 역동적 주체로 조명하는 장으로 마련됐다.

▲베니스비엔날레귀국전온라인전시(사진=아르코미술관)

역사 서술의 규범은 누가 정의해 왔으며, 아직 그 역사의 일부가 되지 못한 이들은 누구인가? 동아시아 근대화 역사의 견고한 지층들 내부에 비판적 젠더 의식이 개입될 때 우리는 무엇을 볼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전시다. "History Has Failed Us, but No Matter"라는 제목으로 남화연ㆍ정은영ㆍ제인 진 카이젠 3인의 작가들은 작품을 통해 질문을 시각화 한다. 한국과 동아시아 근대화 역사와 현재를 젠더 복합적 시각 등 다양한 시각으로 선보인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커미셔너를 맡고, 김현진 예술감독(KADIST 아시아 지역 수석 큐레이터)이 전시를 총괄하며 남화연ㆍ정은영ㆍ제인 진 카이젠(Jane Jin Kaisen) 등 세 작가가 대표 작가로 참여했다.

특히 2019년 한국관은 강화된 전시 내러티브와 기획력으로 깊이있는 리서치와 퍼포먼스 요소를 지닌 3人 작가들의 작업을 선보였고, 이러한 방식이 전시가 개막할 당시 전문가군과 일반 관객 모두에게 높은 호응을 얻었다.

전시의 제목 "History Has Failed Us, but No Matter"는 자이니치를 통한 동아시아의 디아스포라와 20세기 전반부 격동의 역사 속에 놓인 하위 주체 여성들의 역동적 묘사가 돋보이는 소설 『파친코』(이민진 작, 2017)의 첫 문장에서 가져온 것이다. 이 전시에서는 각 작품의 맥락과 더불어 남성의 역사를 말하는 '역사(History)'로부터의 억압이나 시련, 그럼에도 상관없이 세상과 분투하는 당당함과 다양한 주체들의 자기 확신을 함축한다. 

기존의 역사를 다양하고 새로운 시점으로 읽으면서도 생산하는 오늘날의 중요한 시각예술의 동력으로 젠더 다양성을 강조한다. 또한 지식생산 시각예술의 실천 속에서의 서구 중심의 근대성을 비판적으로 질문하는 만큼 우리가 동아시아 내에서 비판적으로 인식하고 재고할 '규범(canon)' 의 영역이 이성애자 남성 서사가 아닌가라는 의문도 전한다.

▲온라인 전시

세 작가들의 리서치에 기반한 작품들을 통해 한국과 동아시아의 근대화 역사와 현재를 파고 든다. 아르코미술관 제1전시장에서는 작가 남화연은 식민, 냉전 속 국가주의와 갈등하고 탈주하는 근대여성 예술가 최승희의 춤과 파격적이고 남다른 삶의 궤적을 사유하는 신작 <반도의 무희>(2019)를, 정은영은 생존하는 가장 탁월한 여성국극남역배우 이등우와 그 계보를 잇는 다음 세대 퍼포머들의 퀴어공연 미학과 정치성을 보여주는 감각적인 다채널 비디오 설치 <섬광, 잔상, 속도와 소음의 공연>(2019)을, 제2전시실에서는 제인 진 카이젠은 바리설화를 근대화 과정의 여성 디아스포라의 원형으로 적극 해석하면서 분리와 경계의 문제를 사유하는 신작 <이별의 공동체>(2019)를 선보인다.

전시를 기획한 김현진 예술감독은 “작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에서는 움직이는 신체, 소리, 리듬, 매혹적인 영상 언어들이 엮인 전시를 제시하고자 했으며 이를 아르코미술관 공간을 적극 활용하여 스케일과 감각경험을 더욱 확대한 역동적 전시를 제시하고자 했다”라며 “최근 시각예술의 언어와 상상력을 통해 근대화의 역사를 다시 읽고 쓰고 상상하는 영역이 확장되어 왔는데, 이것을 더욱 혁신적으로 견인할 주요한 동력은 바로 젠더 다양성이라고 생각한다. 오늘날 끊임없이 세상에 새로운 균열을 추구하는 동시대 시각예술 활동은 지난 한 세기의 역사들을 규정해온 서구 중심, 남성 중심 등의 범주를 더욱 반성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비판적 젠더 의식을 통해 한층 역동적이고도 풍요로운 시각서사를 제공할 수 있다”라고 전시기획의 배경을 설명했다.

제58회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귀국전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개막일이 정해질 예정이며,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https://www.youtube.com/channel/UCwRd6i6Km_5jbcS-CVPys7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