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계의 형 온계의 삶과 사상 담은 ‘온계이해평전’ 출간
퇴계의 형 온계의 삶과 사상 담은 ‘온계이해평전’ 출간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0.05.04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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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우리에게 온계는 무엇인가, 온계의 죽음이 주는 의미는 무엇인가
▲온계이해평전(이동식 저, 휴먼필드)
▲온계이해평전(이동식 저, 휴먼필드)

현실 정치에서 유교의 도를 구현한 올곧은 선비의 전형, 퇴계의 형 온계의 삶과 사상이 모여 책으로 나왔다. ‘온계이해평전’은 온계의 15세 후손인 저자가 오랜 기간에 걸쳐 방대한 사료를 섭렵하고, 심도 있는 고증과 현장 취재를 통해 파란만장한 삶과 사상을 감동적으로 엮어 세상에 처음으로 내놓는 노작(勞作)이다. 

온계 이해(溫溪李瀣, 1496~1550)는 연산군~중종~인종~명종 대를 살며 대사헌, 대사간, 예조참판 등을 역임한 조선의 대표적 명신 중 한 명이며 퇴계 이황의 친형이다. 그는 반정과 사화로 이어지는 혼란한 역사의 변곡점에서 직간을 서슴지 않음으로써 당대 사림과 백성의 존경을 한 몸에 받았으나 인종 대에 이르러 권신 이기(李芑)를 우의정으로 임명하는 것에 반대하고 탄핵한 일로 원한을 샀고, 명종 즉위 후 소윤 일파가 득세하면서 모함을 당해 귀양길에 올라 도중에 병사했다. 

<제1부. 별은 떨어지고>에서는 온계의 3남 교(㝯)가 부친의 일을 세세하게 기록한 《경술일기》를 바탕으로 무고 사건의 전모를 설명한다. <제2부. 다시 뜬 별>에서는 선조 대에 이르러 온계가 신원 되는 과정과 아우인 퇴계의 애도, 후세의 평가와 기록 등을 거론한다. 

<제3부. 따뜻한 냇물>에서는 온계의 출생과 가문 내력, 학업과 출사, 관리로서의 강직한 면모와 우국 애민의 정치철학, ‘도학 입국’이라는 유학의 실천적 이상을 고찰한다. 

<제4부. 그 형 그 아우>에서는 아우인 퇴계와의 우애와 학문적 교류를, <제5부. 정민공이시여>에서는 정민(貞愍), 즉 정조가 내려준 “절조를 지켜 청백하니 ‘정(貞)’이요, 백성들이 슬퍼하게 되었으니 ‘민(愍)’이라”는 시호에 담긴 온계의 삶의 태도와 사상이 오늘날 우리에게 시사하는 의미가 무엇인지 역설한다.

저자는 “유교의 근원은 인간의 가치 의식에 있다. 선(善)의 가치를 자각하고 나와 사회를 선으로 유도함으로써 궁극적으로 대동사회(大同社會)를 이루는 것이 유교의 목표”라며 “그것은 바로 하늘이 명한 것[天命], 인간이 지키고 알아야 할 본성[性]을 자각하고 그것, 그러한 자각으로 인간의 도리[理]를 끝까지 추구하는 것, 도(道)를 이루는 것이라면 온계가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죽음으로서 지키려 했던 그것이 바로 유교의 선비들이 추구한 그 도(道)였을 것이다. 옳은 일이라면 목숨을 구걸하지 않겠다는 그 길을 온계는 스스로 간 것”이라고 역설한다. 368쪽, 2만2000원, 휴먼필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