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진의 문화 잇기]‘코로나19’가 지나는 자리 … 당신은, 괜찮으십니까?
[박희진의 문화 잇기]‘코로나19’가 지나는 자리 … 당신은, 괜찮으십니까?
  • 박희진 큐레이터/칼럼니스트
  • 승인 2020.05.14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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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진 큐레이터/칼럼니스트

소설, 영화, 애니메이션, 만화, 게임 등 전염병으로 ‘인류의 최후’를 다룬 작품들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 중 스티븐 소더버그(Steven A. Soderbergh) 감독의 2011년 영화 <컨테이젼(Contagion)>은 지금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와도 너무도 비슷해 다시 한 번 찾게 하는 인기 영화가 되었다.

영화 속에 여주인공은 홍콩 출장에서 돌아와 발작을 일으키다 사망한다. 사망 원인이 밝혀지기도 전에 그녀의 아들이 죽게 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전 세계인들이 빠른 속도로 사망한다. 영화는 낯선 전염병의 등장부터 두려움으로 다가오지만 가장 큰 공포는 빠르게 확산 되는 바이러스의 전염성에 있다. 

영화 <감기>는 사상 최악의 감기 바이러스를 소재로 호흡기를 통해 감염되는 전염병을 다룬 한국영화이다. 밀입국하려는 컨테이너 안에서 감기 바이러스가 퍼지면서 치사율 100%, 초당 3.4명이 감염되어 사망하는 국가 혼란 사태를 보여준다. 도시를 차단하는 바리케이트와 무장한 군인들 사이에 격리된 사람들과 살아남은 사람들 모두 공포와 불안 속에 도시가 마비된다. 전염병이 한 도시를 집어삼키는 극도의 혼란은 말도 안 되는 상황이라곤 하지만 충격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2020년 현재 인류는 코로나19 전염병 재난과 마주하고 있다. 최근 확진자가 '0'에 가까운 수까지 떨어지면서 조심스럽지만 예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가 컸다. 확진자 수가 ‘0’이 되면, 과연 우리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지금은 재난을 극복하기 위해 모두가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지만 이즈음 되면 완전히 다른 세상인 코로나19 이후의 삶을 살아낼 준비가 필요하다. 재난 영화 다수가 주인공 남녀가 살아남아 인류를 구한다고는 하지만 우리는 영화가 아닌 현실 속에 어떻게 하면 우리가 회복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겠다.

확진자 0명이 되기를 우리는 크게 기대한다. 확진자가 없어지면 감염 위험이 낮아지지만 이때부터 우리는 자신들이 경험하고 있는 달라진 환경을 제대로 인지하게 된다. 물밀듯 밀려들 슬픔과 절망, 공허함의 공포는 전염병으로 인한 두려움과 불안만큼이나 육체적, 정신적 충격으로 돌아온다. 재난 이후의 환멸이다.

‘코로나 19’가 지난 자리에는 깊은 절망, 무력감과 같은 정신적 외상(트라우마)을 입은 우리 모두의 아픔이 있다. 이런 감정들을 분출하면서 공동체 안에서는 낙인이 생기고 사회가 이들을 감싸 안지 못하면 분열이 커질 것이다.

코로나19의 여파로 많은 기업들이 손실을 봤고 일부 직장인들은 무급 휴가로, 소상공인들은 폐업 등으로 경제적인 위기를 맞이했다. 정부는 경제를 부양하고 다시 찾아올 2차 코로나19를 대비하고 있지만 모두가 회복되기 위해서는 천천히 깊이 치유될 수 있도록 함께 해야 우리 사회가 달라질 수 있다.

우리가 마주한 재난, 그리고 앞으로 마주할 재난 이후의 삶에 대해 지금은 상상하기 조차 어렵다. 하지만 우리는 전염병으로부터 서로를 지켜지내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잘 해냈고, 전염병의 아픔과 죽음 이상의 고통 앞에서 침착하게 우리 삶을 지켜냈다.

재난을 소재로 하는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에서도 세상의 파괴와 인류의 몰락은 쉽지 않다. 인류의 ‘희망’과도 같은 ‘영웅’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콘텐츠의 스토리텔링이 아닌 지금 우리가 마주한 재난에서도 분투하고 있을 수많은 ‘코로나 영웅’이 있다. 코로나 19 최전선에서 헌신하고 있을 의료진을 비롯한 현장 곳곳의 영웅들의 노고가 헛되지 않길 바라며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코로나로 변화될 앞으로의 시간들이 분열 속에 환멸이 아닌 미래를 바라보는 변화로 함께 적응해 갈 수 있도록 우리 사회의 빠른 회복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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