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호선의 포토 에세이 67]인왕산의 무무대(無無帶)
[천호선의 포토 에세이 67]인왕산의 무무대(無無帶)
  • 천호선 금천문화재단 이사장/전 쌈지길 대표
  • 승인 2020.05.14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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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공원에서 윤동주시인의 언덕으로 가는 인왕산 자락길은 내가 가장 즐기는 산책 코스인데, 코스의 중간지점에 있는 ‘무무대’라는 전망대가 최근 외국인들도 즐겨 찾는 관광 명소로 부각되고 있다. 

▲인왕산 무무대 전망대(사진=천호선 제공)
▲인왕산 무무대 전망대(사진=천호선 제공)

무무대라는 명칭은 ‘아무것도 없구나. 오직 아름다운 것만 있을뿐’이라는 뜻으로 읽혀진다. 무무대는 남산의 팔각정, 아차산의 해맞이광장, 매봉산공원 팔각정, 안산 봉수대 등과 함께 서울에서는 일출촬영의 최적의 장소로 알려져 있다. 

▲인왕산 무무대 전망대(사진=천호선 제공)
▲인왕산 무무대 전망대(사진=천호선 제공)

나로서도 몇 년전부터 정월 초하루 일출촬영은 무무대에서 해왔다. 매년 좁은 장소에 많은 사람들이 빽빽히 몰려 서서 해가 떠오르는는 경관을 찍어대는 장면 자체가 장관을 이루고 있다. 물론 떠오르는 해를 향하여 새해의 소망을 기원하고 각오를 다짐하는 진지한 모습들이 가슴을 뭉클하게 하지만... 나도 은연중에 새해의 사진 과제들을 생각해 보는 습관을 갖게 되었다.

▲인왕산 무무대 전망대(사진=천호선 제공)
▲인왕산 무무대 전망대(사진=천호선 제공)

무무대에서 서울 시내의 롯데타워, 남산타워 위로 떠오르는 새해를 사진 찍을때면 우리나라 최초의 진경산수화가 겸재 정선의 산수화 ‘장안연우(長安烟雨)’가 떠오른다.

▲인왕산 무무대 전망대(사진=천호선 제공)
▲인왕산 무무대 전망대(사진=천호선 제공)

대부분의 산수화들은 위로 올려다 보이는 산을 그렸는데, 장안연우는 인왕산 중턱에서 내려다 본안개낀 한양의 환상적 모습이 특이하며, 종로에서 남산에 이르는 장안의 과거 진면목을 생생하게 실감할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