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문화투데이 문화대상 수상자 인터뷰]강동문화재단 이제훈 대표, ‘문화의 해뜨는 명품 문화도시 강동’ 위해 최선 다하겠다
[서울문화투데이 문화대상 수상자 인터뷰]강동문화재단 이제훈 대표, ‘문화의 해뜨는 명품 문화도시 강동’ 위해 최선 다하겠다
  • 인터뷰·정리/이은영 발행인·김지현 기자
  • 승인 2020.05.14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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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생태계는 무엇보다도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와 장치가 중요
거시적 안목으로 수익창출 ‘메모리얼파크’와 같은, 복합 문화예술 공간 조성할 것

“가장 높이 나는 새가 가장 멀리 본다” 오래전 읽었던 고전, ‘갈매기의 꿈’에 나오는 널리 알려진 글이다. 주인공인 조나던 시걸은 집단에서 떨어져 나와 끊임없이 자신을 단련하며 다양한 비행 기술을 익힌다. 그러던 사이 그는 어느새 집단으로부터 따돌림을 당하게 된다. 집단의 무리들에게는 평범한 자신들이 가질 수 없었던 의지와 용기를 가진 조나단이 무모해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의 비아냥이나 비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온 조나단은 마침내 집단의 지도자로 자리매김한다. 강동문화재단 이제훈 대표의 삶의 궤적을 보면서 ‘조나단 시걸’이 떠올랐다.

▲지난 1월 열린 2020 서울문화투데이 창간11주년 및 문화대상 시상식에서 이제훈 강동문화재단 대표

문화예술은 사회 모습 전반을 투영하면서 이를 구성하는 정치ㆍ경제ㆍ교육 등과 유기적으로 얽혀있다. 큰 그림으로 시야를 넓혀 문화예술을 살펴보면 구조가 보이고 장기적인 미래 계획까지 세울 수 있다. 장기적 미래가 반영된 문화예술 정책을 세우기 위해서는 나무만을 보기보단 거시적 안목으로 숲을 봐야 한다. 이제훈 대표는 이러한 능력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30년 경력의 중견 화가기도 한 이 대표는 각계각층의 문화계 인사와 소통하면서도 문화예술 생태계부터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이른바 ‘문화운동’에 열정을 쏟았다. 사재를 털어 ‘한국미술정책연구소’를 설립해, 미술계 자정운동을 펼쳤으며 전태일 기념재단의 기획자로 재단 기금 마련에 힘쓰는 등 사회적으로도 의미 있는 운동에 참여해 왔다.‘평화한반도 문화인회의’공동대표ㆍ(사)한국미술협회 대외협력단장ㆍ(사)서울미술협회 부이사장ㆍ범미술인행동300 공동대표 등과 동신대 겸임교수‧ 동방문화대학교대학원 특임 교수로 교육현장에서의 경험도 쌓았다. 이 대표는 미술계 개혁과 문화운동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제11회 서울문화투데이 문화대상(문화운동 부문)을 수상했다.

▲지난 1월 열린 2020 서울문화투데이 창간11주년 및 문화대상 시상식

그간의 문화운동 활동에 대해 이 대표는 “미래 세대를 위해 부모 세대 문화예술인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이라고 자세를 낮춘다. 그러면서 “미래 세대를 위해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았다”며 “조상의 얼을 보고, 느끼고 만질 수 있는 메모리얼파크 조성의 필요성과 자연사 박물관ㆍ시드니 오페라 하우스처럼 문화ㆍ관광ㆍ역사의 복합 체험이 가능한 공간을 조성해 , 수익 창출에 나서야 한다”라고 힘주어 말한다. 강동구에 기존과는 다른 문화예술 정책 개발로 지역 예술인과 문화예술 전문 인력을 키워, 시민과 문화예술의 거리를 좁히겠다는 그다. 5000년 된 선사문화유적과 움집ㆍ한강물이 처음 들어오는 관문의 도시 강동구에 ‘문화예술의 해’가 뜨는 새로운 미래를 그린다.

이 대표가 이끄는 강동문화재단은 출범한지 이제 갓 4개월을 넘겼다. 그 과정에 코로나19라는 악재를 만났다. 구청의 문화예술 행정업무가 재단으로 넘어오는 과도기를 지나 차차 재단에 특화된 문화ㆍ예술ㆍ관광 정책의 ‘색깔’ 입히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안으로는 교육과 역사 환경을 체계화하고 밖으로는 문화와 관광을 담아 서울 동남북 ‘문화벨트’중심에 강동을 놓겠다는 목표를 향해 달리고 있다. 지난달 중순 강동문화재단 대표이사실에서 이제훈 대표이사를 만나 출범 초기, 아직은 하얀 도화지 같은 강동문화재단의 청사진에 대해 들어봤다.

제11회 서울문화투데이 문화대상(문화운동 부문) 수상을 축하드린다. 주변에서 축하인사도 많이 받았을 것 같다.(웃음)수상소감으로 “문화예술계가 각자 창작활동을 하다 보니 특정 문제에 대한 자각이 부족하기에, 스스로 반추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라며 단합을 주문해 인상적이었다.

먼저 다시 한 번 부족한 내게 상을 주어서 감사한다. 수상 당시 느꼈던 점은 두 가지다. 첫째로 상은 내가 받을 것이 아니라 서울문화투데이가 받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대한민국 문화예술 생태계에 문화정론지가 있나?’ 라는 생각을 오랫동안 해왔다. 그래서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10년을 넘게 묵묵히 정론지의 역할을 해온 서울문화투데이가 상을 받아야 할 대상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어 수상이 민망했다. 그럼에도 문화예술계에서 앞장서 문제의식을 갖고 행동에 나섰던 나의 그 당돌함이 수상으로까지 이어진 것 같다.

두 번째는 문화예술계가 자기만의 창작을 열심히 하다 보니 더불어 함께하는 면이 약하다. 부모세대가 미술생태계 발전을 위해 성실했던 면도 있어왔지만 다음세대를 위한 성숙한 면을 갖춰야 된다. 특히 이 부분은 부모세대 예술인의 자각도 필요하다. 생각도 나눠야 한다. 스스로도 그렇게 하겠다는 다짐을 했다. 서울문화투데이의 문화대상 수상을 통해 결의를 다지고 용기와 희망을 얻은 것이 큰 보람이다.

▲강동문화재단 이제훈 대표

시상식에서 ‘문화예술인 국립묘지(Memorial Park) 조성의 필요성’에 대한 주장도 했다. 해외에는 케이스가 있지만 한국에서는 생소하다.

21세기에 접어들면서 다음세대가 먹고 살 수 있는 부모세대의 고민이 필요 한 시기가 되었다. 한국은 반도체ㆍ조선ㆍ건설의 강국이다. 여러 측면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분야가 많아, 선진국 대열에 진입한지 오래다. 그럼 과연 20~30년 후에도 그럴 것인가? 5년 전에 경제기관 발표에 의하면 한국의 100대기업 중에서 20년 후에 남아 있을 기업이 30퍼센트도 안 될 것이라는 기사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21세기는 문화산업이 전 세계의 주요사업이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문화예술이 미래를 지향하면 민족의 역사와 문화ㆍ얼을 어디서 찾을 것인가를 고민하게 된다. 그래서 조상의 얼을 보고, 느끼고 만질 수 있는 ‘문화예술인 국립묘지’가 필요하다고 한 것이다. 

프랑스의 위인들을 모시는 파리의 판테온(Pantheon)처럼 석굴암을 만든 김대성 선생부터 통영의 윤이상 선생ㆍ목포의 이난영 선생 등 장르 구분 없이 우리문화 발전에 일조하신 분들을 정성스럽게 모두 모시면 좋겠다라는 바람이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한국의 정신과 얼을 느낄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간과 시스템은 관광산업을 위해 필요하다.

17~19세기가 군사강국이 강대국이고, 19~20세기가 경제가 중요했다면 21세기는 문화를 통해 선진국이 정해질 것이라 믿는다. 역사의 거울과 같은 문화예술인 국립묘지 조성은 미래세대를 위해서도 조성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묘지 설립 문제를 넘어 관광자원 인프라의 역할과 기능을 하면서도 역사를 담아내야 한다. 문화 영웅들을 통해 영감을 얻고 그것을 문화예술 발전의 동력으로 삼을 수 있어야 한다. 문화영웅들을 기념하는 동상을 제작, 스토리텔링을 통한 기념산책로를 조성해 누구나 그곳을 거닐면서 그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나아가 한민족의 얼이 얼마나 평화적이며 위대한 정신을 지녔는지를 알리는 체계화된 방법 중 하나로 ‘문화예술인 국립묘지 조성’을 언급했다.

문화운동은 앞으로 어떠한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아가야 할까.

문화예술계의 단합과 반추가 긴요한 변곡점에 와있다. 전 세계의 앞서가는 나라들이 한결같이 문화산업ㆍ문화 강국이 세계의 강국이라는 것을 경쟁적으로 외치던 것이 20년 전의 풍경이다. 그런데도 시대 변화에 능동적으로 변화하지 못하고 있다. 문화는 단순히 과거의 시대 문화가 아니다. 문화가 함의하는 것은 정신과 산업을 포괄하는 방식이 된 것이다. 문화산업은 미래의 역점 산업이면서 열강들과 경쟁하고 있는 가장 큰 화두다. 그런 면에서 시대 변화를 적극적으로 흡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과거의 문화를 이야기하면 장점도 있지만 슬픔도 있다. 체육계에는 국가대표라는 제도가 중앙정부에 의해 육성되고 발굴되고 선발까지 관여하지만 문화생태계는 체육계와는 사뭇 다르다. 문화 생태계는 무엇보다도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와 장치가 중요하다. 교육과 문화는 사회에서 순도 높은 도덕성과 윤리성을 요구한다.

순수하고 투명하고 또 공정해야 될 작가의 등용문이 그러하지 못할 때 사회로부터 냉소와 불신을 넘어 문화예술 생태계를 가장 처참하고 비참하게 만드는 비극이 된다. 나는 청년 작가들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유일한 등용문인 각종 공모전 일부에서 그러한 부분이 극복되지 못한 것을 후배들이 알까 봐 두렵고 부끄러웠다. 자중하자는 의미였고, 그런 일을 오랫동안 해 오다 보니 일부에서 나의 행동을 두고 운동이라 말하더라. 정상적인 사회에서 이런 행동이 운동이 되면 안 된다. 부끄러워할 줄 알아야 하는데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 좌절이다.

최근 문화예술계는 보기 드문 ‘트롯 열풍’이 불고 있다. ‘트롯’으로 뛰어난 재능을 겨루는 것도 흥미롭지만, 과정에서 사회에서 신뢰받지 못한 언론이라도 그것만큼은 대체로 투명ㆍ공정하고 공개적으로 국민들과 함께 평가하고 진행됐다. 결과에 국민들이 공감하고 수긍해 트롯의 열풍을 함께 만들었다. 그런데 순수 문화예술이 왜 그렇게 투명하고 공정하지 못한 것인지 안타깝다. 그러나 평가만 하고 비판만 하지 누구도 나서서 안 된다고 설득하는 것을 본 일이 없다. 말로는 함께하자고 해 놓곤 늘 나 혼자만 행동하다 보니 오래 남게 된 것이다. 그 결과 나의 가족들에게는 커다란 피해를 주게 됐다. 그러나 후회하지 않는다. 부끄러운 것을 부끄러워 할 줄 아는 것과 다음 세대의 눈을 두려워할 수 있는 것이 진정한 문화예술인의 자세가 아닌가 싶다.

그런 면에서 문화와 관광ㆍ교육ㆍ환경ㆍ역사가 따로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앞서 언급한 석굴암은 자랑스러운 우리 유산이다. 역사이다. 또 다른 면에서는 교육이자 문화이다. 우리의 어깨를 으쓱하게 하는 자랑이자 정신이 아니면 무엇이겠나

문화운동으로 문화대상을 수상했지만 30년 여 년 간 무위자연을 화폭에 담아온 화가다.

한국에는 세계 미술시장에 내놔도 손색없는 작가들이 많다. 문화운동을 하다 보니 불가피하게 작업을 소홀히 해온 부분이 아쉽다. 이번 생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몫은 문화운동이라고 생각한다. 문화운동에 대한 관심을 놓을 수 없다. 역량은 부족할 수 있지만 문화운동 활동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 앞서 말한 메모리얼파크 조성이나 자연사 박물관ㆍ시드니의 오페라 하우스처럼  관광객들이 관광도 하고 한류문화도 즐기며 쇼핑까지 할 수 있는 공간 조성에 관심이 간다. 거기에 역사도 느끼고 수려한 한강의 수변환경을 동시에 느낄 수 있게 하는 공간 조성을 더 이상은 미룰 수 없기 때문이다. 중앙정부를 설득하는 문제 중 가장 시급한 문제가 아닌가 싶다.

또한 남북통일에 대비해 ‘평화한반도 문화인회의’를 통해서도 한반도의 평화가 오리라고 믿고 있다. 그 부분에서 마중물 역할을 하고, 오랜 분단의 공백을 문화가 먼저 앞장서야 한다. 작가의 작업도 중요하지만, 작가들이 내가 가는 방향에 한 줌에 마음을 내주면 다음세대 작가들이 공백이나 이질감을 덜 느끼지 않을까 싶다. ‘문화인회의 조직’은 무엇보다 시급하고 그 부분에 작은 지지가 필요하다.

이런 모든 일을 마친 후의 시간은 작가로서 작업을 할 것이다. 자연은 나의 영원한 스승이다. 내가 나온 곳이고 돌아갈 곳이다. 자연의 목소리를 잘 전하는 작가가 되고 싶다는 바람만 가질 뿐이다.

다시 한 번 강동문화재단 대표이사에 취임한 것을 축하한다. 작가로서 행정 분야에 복무하게 된 배경은.

문화예술계도 ‘상피제’의 도입이 필요하다, 여러 요직에 이야기해서 특정 대학교가 위ㆍ아래 ㆍ좌우로 포진 돼 있다면 정책결정이나 콘텐츠 개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제는 그 부분을 극복해야 된다. 나는 학연ㆍ지연으로 똘똘 뭉친 일직선의 구조는 조직 구조에 미래가 없다고 수년 전부터 주장해 왔다. 그래서 몇 해 전  국립현대미술관장 공모와 관련해 수차례 기자회견과 중앙정부에 건의했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특정 대학 중심의 인사 구성이 아닌 균형 있는 ‘상피제’도입이 필요하다고 설득했다. 그것을 받아준 중앙정부와 중앙부처의 책임자, 동의해 준 문화예술계에 지금도 감사하다.

▲강동아트센터 전경(사진=강동아트센터)

문화재단은 문화기본법과 지역문화 진흥법에 기초해 분권시대에 맞춰 이뤄지는 과정에 있다. 여기에는 행정과 문화예술행정, 나아가 문화예술 기획자 등의 역할이 긴요하다. 이제까지 전통적으로 세 가지 분야의 전문가들에 의해 재단이나 기관이 운영됐다면 앞으로는 융복합의 시대다. 상상이 현실이 되는 시대를 다음 세대에 물려줄 필요가 있다. 유연한 사고와 상상력을 공유하면 행정도 탄력을 받게 되고 문화예술 행정도 기운생동(氣運生動)할 것이며 기획자도 훨씬 더 폭넓은 공감을 창출할 것이다.

강동문화재단을 이끌어 갈 운영철학과 방향은 무엇인가.

시민과 함께 가는 것이 최우선이다. 수레바퀴가 두 개 있다면 한쪽 바퀴는 지역의 문화예술인과 문화예술인ㆍ단체 그리고 강동구민이고, 다른 한쪽은 잘 훈련돼 특별한 역량을 지닌 인재와 같은 전문가들과 기획자다. 다른 곳에서는 구경하기 힘들고 참신한 콘텐츠로 보답해야 할 것이다. 철학이라고 할 것까진 없지만 문화적 욕구가 드높은 요즘. 누구나 노후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이전에는 학군 때문에 집값이 올랐다면 이제는 문화 때문에 집값이 오르는 시대가 될 것이고  그 동네가 강동이 되지 않을까 싶다. 품격 있는 문화가 있는 동네, 수려한 자연환경을 누리며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는 곳은 단연 강동이 제일이기 때문이다. 명품 문화도시 강동 조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게 철학이라면 철학이다.

구체적인 비전을 듣고 싶다.

강동문화재단은 서울의 25개 지자체 중에 21번째로 생긴 막내 격이다. 아직은 채울 것이 많고, 지리적으로도 변방이다. 내가 화가여서 그러는진 모르겠지만 화가의 눈에는 강동은 마치 하얀 도화지와 같은 도시로 보인다. 대학교도 없고 호텔도 없지만 반대로 공장도 적다. 작은 연습장이나 연극 무대ㆍ갤러리도 전무하지만 강동에는 5000년 선사문화유적이 숨 쉬고 있다. 움집이 있고 한강물이 처음 서울로 들어오는 상징적인 동네가 강동구다. 해가 가장 먼저 뜨는 곳도 강동이다. 이제는 문화의 해도 강동에서 뜨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면 어떻게 ‘문화의 해’가 뜰까? 홍대 앞에 뜨거운 젊음의 열기가 넘치고 관광객도 많지만 관광객들의 문화적 욕구와 호기심을 채우기에는 문화의 일부분인 음악이나 놀이ㆍ클럽에만 한정돼 있는 것이 아쉽다. 대학로 공연문화는 열악한 환경에서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처연한 환경이다. 암사동의 천호대교 밑 광진교부터 암사대교까지가 4.6km다. 수려한 수변도시를 상상해 보라. 아차산에서 강동을 보면 아름다운 상상을 할 수 있다. 강동에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2~3배의 전용 공연장과 보조 공연장이 들어서야 하지 않을까 한다.

이에 더해 일반 대중들이 즐길 수 있는 문화놀이터와 문화예술인 국립묘지, 문화영웅들의 조각공원ㆍ문화예술 기록원 등이 들어설 수 있도록, 중앙정부와 긴밀하게 의논해 타당성 조사와 여러 가지 요소를 신중히 검토할 것이다. 내수용이 아닌 안으로는 교육과 역사 환경을 체계화하고 밖으로는 문화와 관광을 담아낼 수 있는 튼튼하고 경쟁력 있는 그릇을 강동에 만들어야 한다. 문화예술인 빌리지도 필요하고 이제는 문화전사들을 발굴ㆍ육성하는 프로그램도 필요하다. 사관학교는 군대만 있는 사관학교가 아니다. 문화예술 사관생도들을 재교육하고 육성ㆍ발굴해 세계적인 글로벌 시장의 1인 기업을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

▲강동문화재단 이제훈 대표

중앙정부와 문화예술 전문가들로 구성된 추진위원회를 만들기 위해 많은 분들을 설득하고 있고 이미 많은 허락도 받았다. 공연예술계부터 미술계 전직 고위 관료 정치인 등이 동의해 금년이 가기 전 발족과 더불어 이번 정부가 마치기 전에 위대한 첫 삽을 뜰 수 있도록 힘을 합칠 계획이다.

따라서 강동을 문화 벨트로 삼아야 한다. 암사대교가 뚫려 중랑구에서 강동까지 1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성동에서 강동을 오는데 10여 분이면 도착한다. 강동을 중심에 놓고 보면 아름다운 그림이 보인다. 강동뿐 아니라 소외된 문화예술의 균형을 위해 수도권의 동남북을 고려한다면 강동을 중심에 두고 성동ㆍ중량ㆍ광진ㆍ구리ㆍ남양주ㆍ한남ㆍ성남ㆍ송파 9개 도시가 동남의 문화벨트를 형성하고 관광 코스로 만들어야 한다. 한강물은 식수원이자 세계적으로도 수질이 뛰어나기로 유명하다. 한강을 활용한 수상관광자원으로 돈을 쓰게 만들 수도 있다. 문화가 있으면 관광이 있다. 관광이 있으면 사람이 몰리고 사람이 몰리면 경제가 꿈틀거리고 역사가 만들어 지는 것이다. 그런 것들을 다음 세대에 전달해 줄 수 있다. 한류 문화의 중심인 문화특구를 강동에 만들면 화려한 수변도시에 관광자원화가 가능하다. 이 문제는 서울ㆍ경기도ㆍ 중앙정부 모두 다 한 몸이 돼 이뤄야 할 것이다. 차차 기대해 달라. 아직은 코로나19로 멈춰있는 상태지만 코로나19가 지나가면 빠른 속도로 달리는 강동문화재단이 되겠다.

올해와 내년, 첫 임기 기간 내 강동문화재단에서 펼칠 주요 사업들이 궁금하다.

그 대목은 조심스럽지만 여러 가지를 준비하고 있다. 강동문화재단이 출범한 지 3개월이 좀 넘어 선 상태다. 아직은 전문가들과 긴밀하게 논의 중이지만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올해 코로나19라는 너무나도 큰 사건이 우리를 가로막고 있다. 진행되는 일정에 차질은 불가피하다. 또한 구청에서 재단으로 업무가 넘어오는 과도기라, 과정들을 이어 받고, 기존에 해왔던 틀을 벗겨내는 작업도 필요해 계획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그래서 현재는 토대 구축을 위한 단기 계획단계라 할 수 있다. 하루빨리 보여주고 싶은 마음은 크지만 출범하자마자 시간이 급박하게 흐르고 있다. 새로 시작하다 보니 조사하고 검토해 봐야 할 것도 많다. 회의를 통해 깊게 들어가야 하고 큰 그림을 위해서는 혼자가 아니라 더 많은 힘이 필요하다. 하반기쯤에는 사업이 조금씩 보일 것이다. 현재는 예산도 없는 상태에서 만들어 가며 해야 하는 완전히 하얀 도화지와 같은 상황이다. 예산이 확정돼야 하고 예산에 맞춰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본격적인 사업은 지금부터 준비하면서 내년까지 그려가는 중이다.

더불어 지역민과 하는 사업이다 보니 지역민과 협력을 해야 한다. 많은 과정들을 필요로 한다. 기존에 강동아트센터가 있어 연계되는 공연과 전시만 했다면 조금 쉬운 방향이 될 수도 있지만 재단 차원의 예술가 지원ㆍ아티스트를 통해 보여줬던 것들을 이제는 함께 작업하며, 끌어들이는 작업들을 해야 한다. 강동문화재단의 역할 확대로 기존의 틀에 있는 교육이 아닌 지역민과 함께 강동의 이미지를 높일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올해까지는 시범사업으로 오페라축제나 연극제와 같은 어떤 페스티벌을 준비하더라도 시범적으로 한 번쯤은 다 겪어 볼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접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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