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근과 이중섭·추상미술·김환기까지, 갤러리현대 개관 50주년展 개최
박수근과 이중섭·추상미술·김환기까지, 갤러리현대 개관 50주년展 개최
  • 김지현 기자
  • 승인 2020.05.20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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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부로 나눠 진행, 1부 이달 말까지... 40명의 70여 점, 한국 최고가 낙찰 김환기 작품 공개
한국 미술사 연구 위한 아카이브 자료 공개

지난해 11월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한국 미술품의 경매 최고가를 기록한 김환기 화백의 1971년작 '우주(Universe 5-IV-71 #200)'를 비롯해 한국 근현대 미술사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는 작가들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갤러리현대(현대화랑)의 개관 50주년을 기념 특별전 ‘현대 HYUNDAI 50’으로, 주요 작품들과 한국 미술사의 희로애락과 함께하며 성장한 갤러리의 지난 반세기 역사를 되돌아 볼 수 있다.

1970년 인사동에 ‘현대화랑’으로 첫발을 내디딘 갤러리현대는 고서화 위주의 화랑가에 현대미술을 선보이는 파격적 행보로 미술계 흐름을 선도했다 평가받아 왔다. 전시는 갤러리의 또 다른 50년을 상상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전시 공간, 작품별 테마에 따라 1, 2부로 나눠 진행될 예정이다.

▲천경자와 운보 김기창의 작품이 걸려 있는 전시장 전경(사진=갤러리현대)

1부에서는 한국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40명의 70여 점을 선보인다. 모든 출품작은 1970년 개관 전부터 열린 수많은 개인전과 기획전을 통해 연결된 작가와 예술계 인사ㆍ관장의 ‘인연’을 소개하는 자리다. 각 작가의 작품 세계와 그 시대를 상징하는 명작들을 한자리에 모아, 갤러리현대와 한국 근현대미술의 역사를 동시에 조망할 수 있도록 했다.

본관 전시장에는 한국 구상미술의 전통을 계승해 자신만의 회화 언어를 완성한 서양화와 동양화 작가의 작품이 전시된다. 서양화가 권옥연ㆍ김상유ㆍ도상봉ㆍ문학진ㆍ박고석ㆍ변종하,ㆍ오지호ㆍ윤중식ㆍ이대원ㆍ임직순ㆍ장욱진ㆍ최영림 등의 작품을 통해 시대의 흐름과 작가의 개성에 따른 한국 서양화의 구상미술 계보와 그 다채로움을 한 장소에서 확인할 수 있다.개관부터 현재까지 동양화와 서양화를 비중 있게 소개해 온 갤러리의 ‘뿌리’를 보여준다.

▲도상봉의 작품이 전시돼 있는 전시장 전경(사진=갤러리현대)

특히 갤러리현대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두 서양화가, 박수근과 이중섭의 대표작도 나란히 전시된다. 이들은 갤러리가 마련한 몇 차례의 회고전을 통해 한국 미술계에 재조명을 받았으며, 나아가 ‘국민화가’의 반열에 올랐다. 갤러리는 1972년, 1999년, 2015년에 걸쳐 3회의 이중섭 전시를 개최했다.

신관 전시장에서는 한국 추상미술의 계보를 확인할 수 있다. 곽인식ㆍ권영우ㆍ김기린ㆍ김창열ㆍ김환기ㆍ남관ㆍ류경채ㆍ문신ㆍ박서보ㆍ서세옥ㆍ신성희ㆍ유영국ㆍ윤형근ㆍ이성자ㆍ이승조ㆍ이우환ㆍ이응노ㆍ정상화ㆍ존배ㆍ한묵 등 한국 추상미술을 개척한 1세대와 ‘단색화’로 일컬어지는 모노크롬 미술의 거장들이 소개된다.

▲이중섭의 작품이 전시돼 있는 전시장 전경(사진=갤러리현대)

갤러리는 구상미술이 화단의 주류를 이룬 1970년대초 부터 추상미술가를 발굴하고 지원했다. 1972년 남관의 개인전을 시작으로 김창열의 ‘물방울 회화’ㆍ박서보의 ‘묘법’, 이응노의 ‘문자 추상’ 등 한국 추상미술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수많은 추상 작품이 갤러리현대의 전시장에서 처음으로 공개됐다. 추상미술가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김환기1971년작 '우주(Universe 5-IV-71 #200)'가 걸려있다(사진=갤러리현대)

특히 이번 전시에서 하이라이트는 김환기의 작품이다. 한국 미술품의 경매 최고가를 기록하며 최고의 화제를 모은 김환기의 ‘우주 05-IV-71 #200’가 경매 낙찰 이후 한국에서 최초로 공개된다. 김환기의 작품 중 유일하게 두 폭으로 구성돼 특별한 가치를 지닌다. 지난 2012년 갤러리현대의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 김환기》전에도 출품된 이 작품이, 8년이 흘러 다시 갤러리현대에서 전시된다.

▲이우환의 작품도 만날수 있다. 이우환의 작품이 전시돼 있는 전시장 전경(사진=갤러리현대)

아카이브 자료도 전시된다. 척박한 한국 미술계의 토양을 일군 미술계 인사들의 모습과 전시장 풍경이 담긴 사진이 전시장 곳곳에서 배치됐다.

특히 1972년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이중섭 회고전의 방명록이 전시 이후 처음으로 일반 공개된다. 전시 팸플릿과 각종 초대장, 작가와 갤러리가 신뢰를 쌓으며 주고받은 편지, 갤러리가 1970년부터 발간한 미술전문지 『화랑』 전권, 백남준 작가가 직접 사인해 보낸 각종 신문 기사와 원고 등도 공개된다.

한편 내달 12일 시작되는 2부 전시에는 1990년대 이후, 국제화 시대를 맞이한 갤러리현대에서 작품을 선보인 국내외 작가 40여 명을 초대할 예정이다. 해외 거장들의 작품을 한국 미술계에 적극적으로 소개하고, 한국 작가와 작품을 해외 미술계에 프로모션한 20여 년을 조망한다.

▲아카이브 사진자료 전시(사진=갤러리현대)

1부 전시는 오는 31일까지며, 2부 전시는 내달 12일 시작해 7월 19일까지 이어진다. 전시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갤러리현대(https://www.galleryhyundai.com/)홈페이지를 확인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