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실·분묘' 역사성 조사 마쳐, 9월 관람 개방 계획
'태실·분묘' 역사성 조사 마쳐, 9월 관람 개방 계획
  • 김지현 기자
  • 승인 2020.06.11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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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지’ 장소성과 본래 역사적 맥락 훼손, 석물 문화재 방치

일제강점기 역사성 일부가 훼손된 태실과 분묘가, 체계적 조사를 거쳐 9월 관람객에게 공개된다.

궁능유적본부는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고양 서삼릉 내 조선왕실의 집단 태실과 분묘 관련 문헌자료와 초안지(초장지) 현황을 조사·연구한 결과를 보고서로 공유했다. 지방자치단체가 해당 유적을 보호하고 활용하게 돕기 위함이다.

현재 고양 서삼릉 내에는 조선의 국왕·왕자·왕녀 등의 태실 54기와 왕자·왕녀·후궁 등의 분묘 45기가 모인 묘역이 조성돼 있다.

▲서삼릉 집단 태실(사진=문화재청)

왕실에서 태어난 아기씨의 태(胎)를 묻는 ‘태실’문화는 좋은 땅을 골라 태를 모심(安胎)으로써 아기씨의 건강뿐 아니라 왕실과 나라의 번영을 기원하는 조선 왕실의 독특한 문화다. 조선 왕실의 태실과 분묘는 전국 각지 ‘길지’에 조성됐다.

그러나 일제강점기 약화된 왕실의 관리 미흡으로 태실과 분묘의 훼손되는 것을 막고 온전히 보전한다는 명분으로 1929년부터 서삼릉 내에 집단 태실과 묘역을 조성해 옮겼다.

이 과정에서 태실과 분묘의 중요한 요소 ‘길지’의 장소성과 본래의 역사적인 맥락이 훼손됐다. 또한 태실과 분묘를 꾸민 석물 등의 문화재도 방치됐다.

▲태조 복원 태실(충청남도 금산군 추부면)(사진=문화재청)

이에 궁능유적본부는 태실과 분묘의 역사성 회복과 체계적 관리‧활용을 위해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에 의뢰했다. 그 결과 일제강점기 태실과 왕실 분묘 이장에 대한 구체적인 정황과 기존에 잘못 알려진 일부 분묘 초장지 또는 태실 초안지 위치를 확인했다.

앞으로 조선왕실 태실의 전체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이번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즉 서삼릉으로 이안(移安)되지 않았던 태실들의 현황도 추가로 조사할 예정이다.

한편 현재 비공개 구역인 고양 서삼릉 내 집단 태실과 묘역은 탐방로와 관람편의시설 등 정비를 마치면 오는 9월경, 해설사를 동반한 제한관람 형식으로 개방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