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의 세상을 보는 창]미국의 가장 오래된 도시, 세인트 어거스틴
[예술가의 세상을 보는 창]미국의 가장 오래된 도시, 세인트 어거스틴
  • 유승현 / 아트스페이스U대표, 설치도예가
  • 승인 2020.06.18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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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현 / 아트스페이스U대표, 설치도예가
▲유승현 / 아트스페이스U대표, 설치도예가

세인트 어거스틴은 1565년 스페인의 탐험가 돈 페드로 메넨데스 데 아빌레스(Don Pedro Menendez de Aviles)가 건설한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이다. 플로리다를 발견한 폰세 데레온세톤이 1513년 전설속의 ‘젊음의 샘’을 찾아서 상륙했던 곳이기도 하며 히포의 주교 성 아우구스티누스(어거스틴)의 이름을 따서 ‘성 어거스틴’이라는 지명을 얻게 된 곳이다. 스페인플로리다는 1763년부터 20년간 영국에 점령되었던 것을 제외하고 256년 동안 에스파냐 식민제국의 북쪽 전초기지였다고 한다. 1821년 미국에 양도되었고 남북전쟁 말기 3년 정도는 북군이 이곳을 점령한 문화가 남아있었는데 1880년대에 이르러 플로리다의 선구자 역할을 한 오일왕 M, 프랭글러가 아름다운 해변을 중심으로 고급 호텔 등을 지으며 현재는 많은 이가 찾는 명소가 되었다.

잭슨빌에서 자동차를 타고 해안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달린 후 오후에 도착했다. 스페인, 영국, 미국의 문화가 오묘하게 혼합된 듯한 느낌을 받았는데 특히 유럽풍의 건축물들이 필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주요 관광명소를 가기에는 밤이 늦어 세인트조지 스트릿을 걸었다. 오래된 상품이 가득한 엔틱샵도 많았지만 관광객들의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의 예술소품들이 여행자의 주머니를 열기에 충분했다. 각 상점마다 인상 깊었던 것은 간판의 디자인이었다.

골목골목 특색을 살려서 걸려있는 간판들은 한국에 와서도 사진으로 두고두고 보게 될 만큼 글씨 한자 한자 예술적인 감각이 가득하다. 아침이 되어서야, 오일왕 답게 돈을 아끼지 않고 건축한 프랭글러가가 지은 플랭글러 대학을 찾았다. 방학인지라 학생들이 적었지만 이미 관광명소가 되었기에 인파가 가득했다. 기념관부터 찾았다. 대학을 설립한 배경에 대해 기록되어있는 전시관을 지나니 아름다운 건축양식으로 뒤덮인 학교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천장 스테인드글라스 사이로 찬란한 빛이 투과되어 이곳 도서관을 이용하는 학생들은 참으로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온화한 햇빛은 적절하게 뻗어있는 넓은 잎의 나무들을 비추고 새파란 하늘마저 프랭글러 대학을 품위 있게 만들어 주고 있다. 잘 정리된 정원이다.

오래된 유적지 카스틸로 데 산 마르크스는 스페인 통치시절 영국의 공격에 대항하기 위해 1672년부터 20년간 오랜 세월 동안 튼튼하게 지어진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석조 성채이다. 안쪽으로 들어가면 역사적인 자료가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데 당시 사용된 대포를 보며 시대상을 반영한 전쟁영화 한편을 보는 듯 한 착각이 들었다. 돌 하나하나가 질서정연하게 보존되어있으니 놀랄 수밖에 없다. 넓은 잔디광장 때문에 우뚝 솟아있는 석조 성채가 더욱 웅장해 보였다.

스페인 쿼터 빌리지에 들어가자 스페인 식민지문화를 엿볼 수 있는 문화의 거리가 나온다. 여기가 미국인지 스페인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스페인 국기가 각 골목마다 걸려있다. 그들의 당시 생활을 엿볼 수 있는 민속촌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숯불로 고기를 굽거나 그물을 기어 만든 흔적들, 목수가 가구를 만드는 모습 등이 사실대로 느끼고 볼 수 있도록 꾸며진 마을이다. 식민지문화를 그대로 고수하고 보존하여 오히려 관광지로 개발하여 전 세계인들의 주머니를 열게 만드는 미국이다. 짧은 역사임에도 문화 보존이 잘된 나라. 식민지문화도 내 것으로 품어서 더 큰 이윤을 남기는 미국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레드 트레인과 녹색의 트롤리 투어버스를 이용하면 마을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11km의 20곳 정도의 정거장이 있는데 20여분 간격으로 승차가 가능하고 구간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5일 권을 구입하면 며칠 마음 편하게 마을을 이용할 수 있다. 곳곳 볼거리 먹거리가 풍성한데 중심지가 아닌 곳에 숙소를 두면 주차난으로부터 자유롭고 저 멀리 멋진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요트가 둥둥 떠 있는 바다는 유난히 갈매기가 많았고 배들이 많이 정박되어 있어서 그런지 흰 거품이 가득한 해변 길을 걷기도 했다.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라 해도 1565년경 건설된 도시. 스페인의 식민지를 그대로 보존하여 유럽 관광객을 더 많이 유치하는 도시 전략. 전쟁을 위해 건축된 고성. 당시 대포마저 간직하고 있는 곳. 많은 간판들이 제각기 개성 있게 설치되어 있지만 환경 미학적으로 매우 질서정연한 곳. 세인트 어거스틴으로 향한 필자의 여행길은 목조주택 사이의 정원과 자연환경이  서정적인 곳. 스페인, 영국, 미국의 문화가 재미있게 공존된다는 점이 오래 기억에 남을듯하다.

코로나19로 여행은 당분간 어렵지만 지구별 여행기를 정리하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곧 잠식되기를 고대해 본다.

세인트 어거스틴 홈페이지  www. sjcchamb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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