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호선의 포토 에세이 68]‘바위에 핀 꽃’ 화암사(花巖寺)
[천호선의 포토 에세이 68]‘바위에 핀 꽃’ 화암사(花巖寺)
  • 천호선 금천문화재단 이사장/전 쌈지길 대표
  • 승인 2020.06.18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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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현 시인이 ‘화암사, 내 사랑’에서 ‘참 잘 늙은 절 한 채’라고 소개하는 화암사를 오랫동안 벼르다가 지난 5월 말에 다녀왔다.

▲전북 완주군 화암사 전경(사진=천호선 제공)

‘마을의 흙먼지를 잊어먹을 때까지 걸으니까 산은 슬쩍, 풍경의 한 귀퉁이를 보여주었습니다. 구름한테 들키지 않으려고 아예 구름속에 주춧돌을 놓은참 잘 늙은 절 한 채’

▲전북 완주군 화암사 전경(사진=천호선 제공)

전북 완주군 불명산 심산유곡에 자리한 화암사는 1,300여년 전에 창건되어 원효대사와 의상대사가 수도하고, 설총이 공부한 사찰로서, 꾸미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자랑한다. 화려한 장식이 없고 담백하면서도 역사와 전통에 맞는 위엄과 품격을 지니고 있으며, 특히 임진왜란 때 소실되어 재건된 극락전은 우리나라에 하나뿐인 특수한 건축 양식으로 국보로 지정되어 있다.

▲전북 완주군 화암사 전경(사진=천호선 제공)

화암사는 절 자체로도 소박한 아름다움이 있지만, ‘세속의 발길을 허락하지 않는 듯한 느낌을 주는’ 절로 올라가는 30분간의 계곡, 벼랑으로 이어지는 어둑어둑한 숲길을 걸으면서 더욱 우아한 기분이 든다.

▲전북 완주군 화암사 전경(사진=천호선 제공)

‘전국일주 가이드북’을 출판한 유철상 대표는 화암사 가는길을 ‘바위는 기이하고 나무는 해묵어 늠름하다. 고요하되 깊은 성처럼 잠겨 있으니, 참으로 하늘이 만들고 땅이 감추어둔 복된 땅’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전북 완주군 화암사 전경(사진=천호선 제공)

‘산속에서 용이 키우는 연꽃을 먹고 살아난 연화공주를 위하여 연꽃이 피었던 자리에 절을 세웠다’는 우화가 깃들어 있는 화암사는 ‘환상적인 입지와 드라마틱한 진입로, 그리고 잘 짜여진 구성만으로도 최고의 건축’이라고 극찬한 건축가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