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기획]“‘현장 실무’ 익혀 예술 업(業)으로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은?
[테마기획]“‘현장 실무’ 익혀 예술 업(業)으로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은?
  • 김지현 기자
  • 승인 2020.06.18 14: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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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예술인 역량강화’ 무료 교육으로 배우자!
온ㆍ오프라인 연계한 수업으로 학습 효과 높여

예술가들이 자신의 창작에만 집중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예술 활동의 지속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현실적인 경제적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이는 예술의 작품성과 대중성의 문제와도 맞닿게 된다.

예술에서 작품성과 대중성을 획득하는 일은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만큼이나 어렵다. 자신만의 독자성으로 창조해낸 결과물을 통해, 다수의 공감까지 이끌어 내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예술가 스스로가 감각을 키워 자신이 표현한 예술적 성취를 드러내고 다수의 공감까지 이끌 수 있다면 예술가로서 일단은 연착륙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예술 작업 외의 필요한 현실적인 일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자칫하면 경제적 실리는 간과하게 될 수 있다. 따라서 예술 현장에서 이뤄지는 계약과 행정절차 등의 실무를 알아야 적절히 자신의 권리를 확보할 수 있다.

평소 예술인들이 현장에서 맞닥뜨리는 실무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저작권ㆍ근로기준법 등 관련 법률과 행정적 처리,ㆍ지원금 정산 등은 예술인으로서 예술적 커리어를 쌓는 것과는 거리가 있고, 그저 어렵게만 느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경쟁력을 갖추고 업(業)으로 예술을 지속해 나갈 예술인이 되기 위해선 필수 항목으로 알아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서울시 예술인 역량강화 교육 홈페이지

이런 예술인들의 고민 해결을 돕기 위해 서울시가 나섰다. 서울시가 한국생산성본부에 의뢰해 예술인들의 사회・실무적 역량 강화 및 예술 활동에 필요한 정보 제공을 위한 ‘2020 예술인 역량강화 교육’이 그것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진행되는 온ㆍ오프라인을 연계한 교육은 각 분야의 전문가로 강사진을 구성해 예술인들의 실무 역량을 키우도록 한다. 또한 실제 현장에 쉽게 적응하도록 다양한 정보제공을 통해 예술현장으로의 활발한 진출을 돕는다.

커리큘럼은 예술인과 예술인 지원 기관과의 심층면담을 통해 제시된 내용에 중점을 둬 실무에 필요한 지식으로 구성했다. 수강대상은 예술인(예술대학교 재학생ㆍ졸업생ㆍ예술 활동 지원 사업 참여자 등) 또는 예술교육에 관심 있는 서울 시민과 일반 시민 모두이다. 서울시민 누구나 홈페이지를 통해 수강 신청이 가능하며, 모든 과정은 무료다.

지난해에는 온라인 6개 강좌에 1,812명이 참여했으며 오프라인 교육에는 68명이 참여해 총 1880명이 수강했다.

지난해 온라인 강좌는 32클립(과정별 5~6개 클립)으로 ▲예술인을 위한 법률에센스 ▲문화예술 지원사업 활용가이드 ▲New Media를 활용한 예술 콘텐츠 제작 ▲문화예술 시장분석과 예술경영 ▲예술콘텐츠 기획 및 스토리텔링 ▲세무기초와 지원금 정산으로 구성돼 있다. 더불어 실무 업무생산성 향상을 위한 비즈니스 ITQ 엑셀 과정까지 수강할 수 있었다.

▲예술인을 위한 가이드북

오프라인 교육은 온라인 강좌로 학습 내용을 미리 숙지한 교육생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온·오프 상호 연계 교수법(플립러닝, flipped learning)을 활용했다. 온라인 강좌에서 익힌 기본 개념과 이론ㆍ간단한 사례 등 지식을 토대로 오프라인 강좌는 학생 간 상호 토론이나 멘토링 방식으로 실전ㆍ실무를 익힐 수 있도록 했다.

올해는 예술인 역량모델 설정을 통해 기초・심화과정을 구분해 진행한다. 특히 실무 과정은 세부적으로 심화됐다. 예술창작 이론 위주 교육이 아닌 실제 예술 현장에서 즉시 적용할 수 있는 강좌로 도시재생ㆍ예술교육ㆍ축제 등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신규 과정을 추가 구성했다. 또한 서울시 교육플랫폼 및 예술지원기관 연계로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운영 한다는 계획이다.

온라인 강좌는 심화된 과정(6과정,20클립)으로 기존 일부 강좌를 통합, 개편해 한 걸음 더 들어갔다. 예술활동 관련 법령(저작권법ㆍ성인지ㆍ근로기준법 등)ㆍ신 예술산업 및 분야별 문화예술 최신 트렌드 파악ㆍ예술인의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역할, 대중과의 소통 및 홍보 역량ㆍ공공 및 민간부문의 문화예술 지원정책 소개 및 지원서 작성방법ㆍ취업/창업 및 지원금 정산 관련 학습 등이 교육의 주요 내용이다. 강좌는 ▲예술인을 위한 법률에센스 ▲문화예술 지원사업공모 노하우 ▲작품해설 리플릿 기획 및 제작 노하우 ▲영상 콘텐츠 제작 노하우 ▲예술 활동에 도움이 되는 서브 잡(sub-job) 만들기 ▲예술인을 위한 지원금 정산 노하우 등이다.

특히 온라인 강좌는 10분 이내로 마이크로 러닝 형태로 제작해 PC와 모바일에서 언제 어디서든 접속해 손쉽게 강좌를 수강할 수 있다. 오프라인 강좌는 온라인 수강생 대상 설문조사를 통해 희망 과목 선정 후 자체교육(6회)ㆍ서울문화재단과 연계해 예술지원 사업 참여자 대상 교육 진행(6회)ㆍ플립러닝 과정(1일 2강좌, 총 6일간)으로 토론 및 현장실습 위주의 교육 방식으로 진행된다.

※ 마이크로 러닝 : 10분 이내의 짧은 콘텐츠를 휴대폰, PC 등을 통해 교육받는 것

현재 기존 온라인 과정은 각 과목별 1개월 과정으로 모집제한이 없으며 상시 수강신청은 서울예술인역량강화교육 홈페이지(http://www.e-kpc.or.kr/art/)에서 가능하다. 심화된 온라인 교육은 10월 중 업로드 될 예정이다. 오프라인 교육은 온라인 교육생 중 30명 내외로 모집하며, 오는 10월 신청을 받아 11월에 진행한다. 다만 오프라인 강좌는 코로나19의 추이에 따라 세부 일정이 정해진다. 현재 홈페이지에서는 온·오프라인 교육내용 및 예술인 지원 제도 등의 정보를 담은 ‘가이드북’을 배포하고 있다. 서울시ㆍ서울문화재단 홈페이지에서도 e-book으로 내려 받을 수 있다. 기타 사항은 서울시 문화예술(02-2133-2555)과 또는 한국생산성본부(02-724-1151)로 문의하면 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최적화된 실무 역량강화 교육

서울시의 ‘예술인 역량강화 교육’은 참여한 예술인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됐을까? <서울문화투데이>는 지난해 ‘예술인 역량강화 교육’에 참여한 수강생들과 교육을 담당한 강사들로부터 성과에 대해 직접 들어봤다. 결과는 교육생들과 강사들 모두 교육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예술현장에서 실무에 꼭 필요한 교육으로서, 특히 온오프라인 병행교육이 교육의 효과를 배가시켰다고 한다.

▲'뉴미디어 활용 예술 콘텐츠 제작 및 홍보' 오프라인 교육 모습

‘예술공연 기획 및 스토리텔링’ 강좌에 참여한 한 교육생은 “온라인 수업에서는 공연기획의 대략적인 개요를 알 수 있었다. 특히 다양한 문화예술 분야의 상호간 융합을 통해 더욱 높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온라인과 함께 병행되는 오프라인 수업의 장점을 다음과 같이 꼽았다. “오프라인은 온라인 수업에서 익힌 내용을 실제로 확인하는 수업이었다. 온라인 수업만 했다면 따라가기 어려울 수도 있었지만, 오프라인을 병행하니 이해가 쉬웠다”고 했다. 온오프라인 교육이 상호 보완재 역할을 충실히 한다는 방증이다.     

‘뉴미디어 활용 예술 콘텐츠 제작 및 홍보’ 과정에 참여한 한 교육생은 “‘예술인 역량강화 교육’을 통해 예술인으로서의 자세와 무대를 바라보는 관객의 입장과 예술 관람의 이해도를 쉽게 전달하기 위해 많은 생각을 할 기회가 됐다. 유익한 수업이라 주변 동료 예술인에게도 추천했다”고 말했다.

법률 강의를 맡은 강사 캐슬린김(변호사)은 “최근 수강생들로부터 교육이 실무 역량을 키우는데 큰 도움이 됐다는 평가가 있었다. 코로나19로 뜻하지 않게 예술인 교육뿐 아니라 교육 전반이 온라인화 되면서 관심이 많아진 요즘, 현 상황에 가장 최적화된 프로그램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세분화·심화·전문화 과정과 교육시간 늘여야...세계 시장 겨냥한 정보 강화 등 필요

이 같은 성과와 함께 교육의 효율성을 더욱 높이기 위한 보완과 개선을 통해 한층 업그레이드된 강좌 개설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각 강의별 세분화 및 심화, 전문가과정으로 한층 업그레이드된 강좌 개설을 희망했다,

“그동안은 전통예술의 계승에만 전념했으나 소중한 전통문화를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인류의 문화유산으로 알리기 위해, 실무적인 부분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큰 단체 외에는 국가에서 하는 공모나 지원사업에 대한 정보가 한정돼 있고, 신청 방법조차 모르는 예술가들이 많다. 지원사업의 종류와 신청방법을 알려주는 교육도 개설되면 예술 활동을 이어가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예술공연 기획 및 스토리텔링 교육생)

▲'예술시장 참여방법과 예술경영' 오프라인 교육 모습

“온ㆍ오프라인 강좌수가 많지 않고, 전체 교육 시간이 짧은 점은 아쉬웠다. 온라인 강좌도 좋지만 오프라인을 통해 교육 내용에 좀 더 집중해서 공부하고 싶고, 공연기획 경험자의 한 사람으로서 보다 높은 실무 전문지식을 쌓을 기회가 늘어나면 좋겠다”(뉴미디어 활용 예술 콘텐츠 제작 및 홍보 교육생)

이 외에도 실패와 성공 사례가 수업에서 다뤄지면 현장에서 더욱 유용할 것이라는 주문도 있었다.

사례 및 현장 중심 교육 운영, 예술인들의 요구 및 문화예술 트렌드 반영

참여 강사들은 “서울의 예술인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온/오프라인 연계 강좌 개설은 큰 성과”라고 입을 모았다. 아울러 ‘예술인 역량강화교육’의 확장을 주문했다.

지난 해에 이어서 예술인을 위한 법률 에센스’ 강좌를 맡고 있는 캐슬린김 변호사는 “올해 수업은 저작권ㆍ초상권 등 예술인들과 유관한 법적 개념을 뒀다. 특히 시각예술ㆍ공연예술 등 예술 분야별로 구성했다”라며 “심화 과정으로 사례와 판례를 수업 내용으로 제시하며 현장에서 겪는 고민ㆍ분쟁 등을 선배 예술인들의 사례를 통해 다루었다”고 말했다.

교육 진행방식에 대해서는  “지난 강의와 같이 온라인과 오프라인 강의가 상호 연계돼 보완된다. 온라인은 10분씩 짧게 볼 수 있도록 편집돼, 내용이 지루하지 않게 취사선택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렇듯 기초이론만큼 중요한 것이 실질적으로 현장에서 부딪히는 문제의 솔루션이다. 예술인들이 접하기 어려운 법률사례를 통해 현장에서 대처 능력도 익히게 된다.

▲'예술인 지원사업 공모 노하우' 오프라인 교육 모습

‘문화예술 지원사업 활용가이드’ 강좌를 이끈 신제현 작가는 “신진 예술인이 다양한 공모전에 지원할 수 있는 방법과 팁을 교육 콘텐츠로 제작할 예정이다”라며 “올해는 더 전문적이고 실무적인 이야기를 다룬다. ‘예술가의 서브잡’이라는 제목의 강좌로 예술가로서 어떻게 먹고 살 것인가에 대한 내용을 교육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오프라인 수업은 개개인의 포트폴리오와 자기소개서 첨삭 등을 통해 개별 맞춤형 컨설팅으로 진행했다. 올해 강좌도 지난해와 유사한 방식으로 현장에서 바로 활용 가능한 강좌를 구성, 심화된 과정으로 이뤄진다”고 밝혔다.

‘세무 기초와 지원업무 정산 실무’ 강좌를 진행하는 김소영 세무사는 “지난 과정에서 다루지 못한 사례 부분을 수업으로 구상했다”라며 “최근 보조금 정산에 대한 관심이 높다. 특히 e나라도움을 통한 보조금 집행 및 정산 비중이 높은 편이어서, 복잡한 보조금 정산 절차를 다룰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예술인 활동에 필요한 정부정책을 반영한 강좌로, 예술인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세무 회계 분야에 실질적 도움을 줄 전망이다.

서울시 '예술인 대상 실무역량 강화 교육'은 지난해 신설된 교육과정이다. 오프라인 교육은 온라인 과정과 연계한 실습 위주 교육으로 진행됐다. 실제 예술 현장에서 즉시 적용할 수 있는 역량 교육으로 구성돼 이와 같이 수강생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평소 어렵게만 느껴지는 실무 교육을 현장 전문가에게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 강좌까지 연결된 유기적인 수업진행으로 보다 발전적인 학습 효과를 기대해 볼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