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호선의 포토 에세이 70] 파주 보광사의 어실각(御室閣)
[천호선의 포토 에세이 70] 파주 보광사의 어실각(御室閣)
  • 천호선 금천문화재단 이사장/전 쌈지길 대표
  • 승인 2020.08.0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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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사진모임 다락(多樂)이 있다. 이는 6년전에 사진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모여 2년마다 그룹전을 하면서 매달 1회 정기적으로 만나 사진 이론을 연구하는 모임이다.

▲파주 보광사의 어실각(사진=천호선 제공)

회원중에 파주에 살고있는 친구가 꼭 보여주고 싶은 사찰이 있다 하면서 나를 파주의 보광사로 초청하였다. 그는 숙빈 최씨의 위패가 모셔져 있는 어실각으로 데려갔다.

▲파주 보광사의 어실각(사진=천호선 제공)

숙빈 최씨는 조선 19대 숙종의 후궁으로서 영조대왕의 어머니이다. 영조는 보광사를 인근 어머니 묘소의 기복사찰로 삼으면서 어실각을 지어 위패를 모셨다. 그리고 바로 옆에 향나무를 심었는데, 아직도 위풍이 당당한 향나무는 영조의 어머니에 대한 지극한 효심을 보여준다.

▲파주 보광사의 어실각(사진=천호선 제공)

나는 몇 년전부터 사찰을 가장 중요한 사진 촬영 대상으로 삼아왔다.  이는 내년에 개최할 나의 첫 번째 개인전 제목을 ‘세여자’로 결정하면서, 첫 번째 여자인 돌아가신 ‘어머니’에 관한 사진은 사찰로 확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머니는 충실한 불교 신도로서 절에 다니시는 것을 특별히 좋아하셨고, 내가 어렸을 때 가끔 나를 절에도 데리고 다니셨다. 나를 어실각으로 데려간 친구는 나의 개인전 구상을 들어 알고 있기 때문에 영조의 어머니에 대한 사랑이 나의 사진 주제와 잘 어울릴 것으로 생각한 것 같다.

▲파주 보광사의 어실각(사진=천호선 제공)

신라의 도선국사가 창건한 보광사는 파주시 최대 규모의 전통 사찰로서 40년전에 12,5미터 높이의 호국대불은 새로 설치하였으며, 이는 뒷 배경의 고령산과 어울리면서 한국 특유의 산중 사찰의 모범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