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오페라단, 70·80년대 강남 부동산 개발 배경 ‘빨간 바지’ 공연
국립오페라단, 70·80년대 강남 부동산 개발 배경 ‘빨간 바지’ 공연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0.08.10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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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 나실인 & 대본 윤미현 콤비의 새로운 야심작

[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 한국 사회의 현실적인 문제가 오페라로 탄생한다. 국립오페라단은 창작오페라 <빨간 바지>를 통해 한국 오페라의 새로운 발전을 도모한다.

▲국립오페라단 ‘빨간 바지’ 연습 장면(사진=KNO)
▲국립오페라단 ‘빨간 바지’ 연습 장면(사진=KNO)

국립극장 창설 70주년을 맞아 오는 28일과 29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에서 선보이는 <빨간 바지>는 최근 음악극, 발레, 오페라 등 여러 장르를 넘나들며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작곡가 나실인과 2019년 창작 오페라 <텃밭 킬러>에서 인상 깊은 대본으로 주목받은 작가 윤미현이 협업한 작품이다. 두 창작자는 오페라 <검은 리코더>에서 독거노인에 관한 최근 사회 이슈를 다루며 합을 맞춘 바 있다. 

오페라 <빨간 바지>는 1970, 80년대 서울 강남을 배경으로 일명 ‘빨간바지’라 불리는 진화숙이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흘러간다. 당대 서울 강남 일대에 활발했던 부동산 개발을 배경으로 했다. 

진화숙은 버스토큰 하나로 아파트 세 채를 만들어낸다는 부동산계의 큰손이다. 빨간바지처럼 복부인이 되고 싶은 목수정은 진화숙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하기 위해 진화숙의 정부 성도수에게 중간다리가 되어 연결해달라고 부탁한다. 그렇게 진화숙과 그녀의 고등학교 동창인 유채꽃과 유채꽃의 남편이자 형사인 부두막과 함께 어울리게 된 목수정은 강남 개포동 일대의 부동산이 개발될 것이라는 정보를 얻는다. 그러나 어딘가 수상한 유채꽃과 부두막은 사실 빨간바지를 체포하기 위해 준비중이었고, 진화숙이 체포되면서 그들의 정체가 드러난다. 

작가 윤미현은 각각의 캐릭터를 생동감있게 살려 당대의 사회문제를 그들에게 투영했다. 빈부격차와 같은 우리사회에 만연한 문제를 가볍지만 가볍지만은 않게 그녀만의 방식으로 풀어 코믹하게 그려낸다. 깊이 공감할 수 있는 '우리'의 이야기로 공연을 찾은 관객에게 묵직한 여운을 남길 예정이다. 

이번 작품을 작곡한 나실인은 음악극 <극장 앞 독립군> <호모루덴스> <비욘드 라이프>, 발레 <처용>, 오페라 <비행사> <나비의 꿈>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작가 윤미현은 대한민국연극제 대상, ASAC 희곡공모 대상, 동아연극상 희곡상 등을 수상하며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다. 우리 사회의 부조리함을 통찰력 있는 글로 옮기며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그는 <빨간 바지>에서도 작가 특유의 색깔로 풍자하며 문제점을 제시한다. 

지휘는 독일 트리어 시립오페라극장 수석 상임지휘자 및 부음악감독을 역임한 젊은 마에스트로 지중배가 맡고  한국 연극계의 대표 연출가 최용훈이 연출한다. 원조 빨간바지 진화숙 역에는 소프라노 정성미가, 그녀의 정부 성도수 역은 테너 엄성화가 맡는다. 

복부인이 되려는 야망을 품고 빨간바지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하는 목수정 역은 소프라노 김성혜, 어딘가 수상한 인물 유채꽃, 부두남 역은 각각 메조소프라노 양계화와 바리톤 부두남이 맡는다. 빨간바지의 기사인 최기사 역으로는 베이스 전태현이 출연한다. 여섯 명의 정상급 성악가들이 각각의 캐릭터를 생생하게 표현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인다.

한편, 코로나 19 확산 방지와 예방을 위해 거리두기 좌석제 시행 및 마스크 착용 관람으로 진행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