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에 대한 인식 확장 목표...2020창원조각비엔날레 내달 개최
‘조각’에 대한 인식 확장 목표...2020창원조각비엔날레 내달 개최
  • 김지현 기자
  • 승인 2020.08.11 11: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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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9월 17일~11월 1일까지...46일간, 성산아트홀ㆍ용지공원
로잘린드 크라우스의 논문 ,이승택 조각가, 동양 철학 등 통해 ‘비조각’ 주제어 강화

[서울문화투데이 김지현 기자]2020창원조각비엔날레가 내달 중순 개막한다. 특히 이번 비엔날레는 ‘조각’에 대한 대중의 고정관념을 깨고, 인식 확장을 목표로 한다.

행사는 오는 9월 17일부터 시작해 11월 1일까지 46일간, 성산아트홀ㆍ용지공원(포정사)에서 진행된다.

김성호 총감독은 비엔날레 주제에 대해 “대중들에게 조각은 주로 ‘덩치가 큰’ㆍ‘딱딱하고 견고한’것으로 인식돼 왔다”라며 “올해 개최하는 비엔날레는 조각의 확장과 다양한 이해를 도모하는 차원에서 기존 조각과는 다른 ‘가볍거나 유연한’ 소재와 재료를 가진 이미지의 조각을 거시적으로 조망 한다”라고 밝혔다.

이에 비엔날레에서는  ▲로잘린드 크라우스의 논문 ▲이승택 조각가 ▲동양 철학 등의 내용을 살필 수 있도록 해, ‘비조각-가볍거나 유연하거나’의 ‘비조각’이라는 주제어의 의미를 강화한다.

미국의 미술사가 로잘린드 크라우스(Rosalind Krauss)는 풍경과 건축이 조각과 만나는 경향을 설명하기 위해 ‘비’풍경, ‘비’건축이라는 기호학적 방법론을 제시해 왔다. 그는 논문 「확장된 영역에서의 조각(Sculpture in the Expanded Field)」(1979)의 저자기도 한다. 비엔날레에서는 그의 논문에서 제시된 방법론을 변용해, 다양하고 확장된 영역의 ‘비’조각 작품이 준비된다.

▲포스터 일부(사진=2020창원조각비엔날레)

특히 ‘가볍거나 유연한’ 재료를 활용해 조각이 소개해, 관람객에게 새로운 현대 미술의 흐름을 보여 줄 예정이다.

한국 조각가 이승택(1932~ )는 서구 근대 조각의 유산에 저항하며 ‘비조각’이라는 개념을 계승한 작가다. 또한 그는 「내 비조각의 근원」(1980)이라는 에세이에 나오는 ‘조각을 향한 비조각적 실험’을 하기도 했다.

이번 비엔날레 참여 작가 중 ‘최고령 작가’이기도 한 이 조각가에 대해 창원조각비엔날레 특별전 1에서 만날 수 있다. 이 조각가의 다양한 작품과 아카이브를 만날 수 있다.

김 총감독은 동양과 한국의 미에 대해 “‘비(非)물질의 미학’이다”라고 설명하며, “서구의 현대 미술은 원래 오래된 동양적 사유로부터 기원했다. 여기서 동양적 사유란 기(氣), 도(道)와 같은 무형의 에너지, 무(無), 공(空)과 같은 부재와 맞물린 존재론, 이(理), 화(和)와 같은 질서의 우주론 등이 있다. 실제로 1960~1970년대 서구의 개념 미술, 비디오 아트, 퍼포먼스 등은 이러한 비물질의 개념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였다는 평가가 있어 왔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주제어 ‘비조각’에 대해 “‘가볍거나(비조각의 형식)’ㆍ‘유연하거나(비조각의 내용)’는 결과보다는 과정 중심의 조각, 완성을 향한 미완성의 개념이 주요한 조각 등을 가리킨다”라고 말했다.

올해 비엔날레의 진행 방향에 대해 김 총감독은 “위와 같은 주제 설정으로 통합 창원시 10년과 창원조각비엔날레 태동 10주년을 맞이하는 5회 행사를 맞은 2020창원조각비엔날레가 ‘자기 부정’과 ‘자기반성’을 도모하고, 자신의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성찰해 보며 앞으로의 10년에 대한 방향을 제시 하겠다”라고 했다.

한편 전시는 30여 개국에서 90여 명의 예술가들이 참여한다. 특히 이번 행사는 개최 이래 역대 최고의 참여국 수, 역대 최고의 지역 출신 작가 참여 비율, 지역 협력 큐레이터 및 신진 작가 발굴과 육성 등으로 다양한 변화가 시도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