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일 개인전 ‘빛이 머물다’
전영일 개인전 ‘빛이 머물다’
  • 정혜림 기자
  • 승인 2009.12.07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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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포스코미술관 초대전, 와이어ㆍ한지ㆍ빛의 '맨몸뚱이 예술'

전영일의 투쟁, 욕망을 말하는 자리 ‘빛이 머물다’가 12월 22일부터 22일간 포스코미술관 초대전으로 열린다.

▲ 빛이 머물다 1(1,900×1,900×750)

전영일은 그동안 우리 전통의 맥이 끊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지와 대나무를 이용한 우리 전통 등을 복원, 재현하는데 앞장서왔다.

미술대학에서 조각을 전공한 그가 전통 등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1998년의 일로, 2004년 전통 등(燈) 초대전 '동방의 등불' 이후, 프랑스 파리 아클라마타시옹 공원에 우리의 전통 등을 전시하면서 파리시민의 찬사를 이끌어냈다.

▲ 빛이 머물다 2 (6,600×4,000×1,500)

2006년에는 필룩스조명박물관에서 전시회를 열어 감성조명과 한지 전통 등의 만남을 통해 우리 전래 등의 아름다움을 형형색색으로 표현해냈다.

작가는 "대중이 누리고 즐기지 않으면 전통 등 역시 박물관용으로만 보존될 뿐, 결코 문화로 자리매김할 수 없다"며 '역사적인 복원과 현대적인 창작작업'을 바탕에 두고 이번 전시를 준비했다.

▲ 조용한 확산 (2,200×1,300×1,550)

'빛이 머물다'는 금속 와이어, 한지, 그리고 빛이 작가에게 남긴 ‘폐허 같은 흔적’을 정리하고 선과 선, 면, 공간으로 빚어낸 전시회다.

작가는 “살아있는 것이나 죽어 있는 것이나 시공간을 뛰어넘어 홀로 존재할 수는 없다”며 자신의 작업도 그 안에서 이루어졌다고 전했다.

한상정 파리1대학 미학예술학 박사는 "전영일은 내가 알기로, 고집이 센 사람이다"며 "작가라면 약간의 정치적 안배 정도는 필요한데, 그에게는 그것이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다양한 정당성을 부여하는 장치들을 제외한 '맨몸뚱이의 예술'을 표현하는 그의 작가적 고집은 정당하다"고 평하며 이번 전시 또한 "관습적 장(場)으로서의 예술을 벗어나, 원론적 의미에서의 예술적 실천을 일궈냈다"며 설명했다.

특히 "그의 작품은 파편화된 개체적 단절에 근거하기 때문에 관객으로 하여금 종이와 철, 빛, 선과 면, 그리고 입체가 나타내는 연계성 찾기에 숨은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는 22일부터 포스코센타 서관 2층에서 열리는 '빛이 머물다'는 자르고 붙이는 우직한 행위를 통해 관람객을 사색으로 이끌고, 원초적인 외로움의 근원을 찾아가게 해 준다는 점에서 냉정하지만 따뜻한 작품을 만날 기회가 될 것이다.

전영일은 앞으로 전통예술을 새롭게 해석하는 작업을 통해 사색과 침묵을 녹여내기 위한 투쟁과 새로운 욕망을 계속해 선보일 예정이다.

문의:포스코미술관( 02-3457-1665)

서울문화투데이 정혜림 기자 press@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