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주년 광복 기념...국내 가장 오래된 '태극기', 국립중앙박물관 공개
75주년 광복 기념...국내 가장 오래된 '태극기', 국립중앙박물관 공개
  • 김지현 기자
  • 승인 2020.08.13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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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이 외교고문에게 선물한 태극기...자주외교 의지 담겨

[서울문화투데이 김지현 기자]광복 제75주년을 맞아, 국내에 남아있는 가장 오래된 태극기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공개된다.

이번에 공개되는 태극기는 ‘고종이 데니에게 하사한 태극기’(등록문화재 제382호)다. 고종(高宗, 재위 1863-1907)이 자신의 외교고문이었던 미국인 데니(Owen N. Denny, 德尼, 1838-1900)가 미국으로 돌아갈 때 하사한 태극기이다.

데니는 1886년 청나라 리훙장(李鴻章, 1823-1901)의 추천으로 고종의 외교고문이 되었지만, 자주외교를 원하는 고종의 뜻에 따라 청나라의 부당한 간섭을 비판하며 조선이 주권독립국임을 주장했다. 이후에도 청나라를 견제하는 외교 활동을 지속해온 그는, 청나라의 미움을 받아 1890년 외교고문직에서 파면 당했다. 이때 고종이 자신의 마음을 담아 데니에게 내린 선물이 이 태극기다.

▲ ‘고종이 데니에게 하사한 태극기’(등록문화재 제382호)(사진=국립중앙박물관)

이는 가로 263cm, 세로 180cm인 대형 태극기로, 바탕은 흰색 광목 두 폭을 이어 만들었고, 태극은 붉은색과 푸른색 천을 오려서 바느질 했다. 4괘의 형태와 배치는 지금의 태극기와 같지만 색은 검은색이 아니라 푸른색이다. 데니의 가족이 보관하다가, 1981년 후손 윌리엄 랠스턴William Ralston이 대한민국에 기증했다.
 
이번 특별 공개에서는 태극기의 역사에 대해 소개하는 영상도 소개된다. 또한 상설전시실 역사의 길 중앙에 데니태극기를 확대한 대형 현수막을 설치해 광복절에 박물관을 찾은 관람객들에 태극기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고, 사진으로 남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대한제국실에서는 태극기의 초기 형태를 잘 보여주는 미국인 목사 노블(William Arthur Noble, 1866-1945)이 소장했던 태극기, 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 당시 대한제국 전시관 모습을 소개한 프랑스 일간지 《르 프티 주르날 Le Petit Journal》등 다양한 전시품을 상설 전시해 관람객과의 만남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