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박재동 미투, 그녀는 왜 삽화를 그리지 않았다고 했을까?
[발행인 칼럼]박재동 미투, 그녀는 왜 삽화를 그리지 않았다고 했을까?
  • 이은영 발행인
  • 승인 2020.08.21 04: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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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폭로 전, 단 한차례도 ‘치마 밑으로 손을 넣었다’는 내용 없었다
삽화에도 없던, 그동안 지인과 주고받은 대화 어디에도 없었던 치마밑 손들어 왔다?
2차가해라는 이유로 실체적 진실 찾아가는 과정에 재갈 물릴 것인가?
10명 도둑 놓치더라도 단 1명의 억울한 피해자 만들어서 안 돼

최근 사법부의 성폭력 문제를 다루는 태도가 너무 가볍다는 인식이 깊어질만큼 납득할 수 없는 판결들로 인해 공분을 사고 있다. 재판부의 오락가락 판결도 심각한 사회문제화 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성폭력피해자라 주장하며 일방적인 여론전으로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이 역으로 무고피해자가 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따라서 무차별적인 미투에 대한 경계 여론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최근 본지 <서울문화투데이>는 [발행인 칼럼]박재동 미투는 미투인가? 기획미투인가?(온라인 7.31일자http://www.sc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3279 /오프라인 8.5.일자 1,5면)라는 글을 내 보냈다.

2016.11. 만화가협회에서 펴낸 ‘불공정노동과성폭력 피해 사례집'에 실린 웹툰작가인 이 모 작가가 박재동 화백으로부터 당했다는 성폭력 사례가 담긴 삽화. 2018년 2월 언론에 미투 폭로를 했던 ‘치마 밑에 손이 들어왔다’라며 주장했던 성추행에 관한 내용은 없어 의구심을 자아낸다.

어떤 경로로 필자는 웹툰작가인 이 모 작가(이하 이 작가)의 시사만화가 박재동 화백 미투 건을 최초 보도한 SBS를 상대로한 정정보도 청구 재판의 자료들을 입수할 수 있었다. 꽤 많은 양의 자료는 읽는 데만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 더구나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여러 자료들을 교차 체크해야 했기에 더욱 그랬다. 자료를 읽으면서 지난 글에서도 언급했듯이 서울시향 전 대표인 박현정의 사례와 유사한 패턴으로 보여지는 동시에, 가장 큰 의문이 든 한 가지가 있었다.

2016년 11월 만화가협회(이하 만협)에서 제작한 ‘불공정노동행위 및 성폭력사례집’에 실린 사례 중 한 꼭지다. 바로 박 화백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이 작가의 사례다.

이 작가가 SBS 보도와 기타 인터뷰에서 강조한 부분은 “주례를 부탁하러 만난 자리에서,만나자마자 치마밑으로 손이 들어와서 제지했다”는 내용이다. 이는 심각한 성추행인데, 삽화는 이 중요한 피해 사실을 부각시키지 않고  성희롱 부분을 사례로 삼았을까?하는 점이었다.

삽화에는 “거 참 맛있게 생겼어, 프리하게 살자고”라고 말하며 팔을 팔걸이에 펼치고 앉은 남성과 “어후 뻔뻔하기도 하지! 주례 세웠으면 평생후회할 뻔했어!”라는 말풍선이 등장한다. 그리고 아래에는 다음과 같은 스토리가 얹혀져 있다.

제가 결혼을 하게 돼서 평소 존경하던 원로작가 N에게 주례를 부탁하러 갔습니
다. 그런데 N이 결혼을 축하한다며 주례 요청을 수락하면서 한다는 말이 가관이
었습니다.
‘이제 유부녀가 되면 성적으로 프리해져야 한다’라든가 ‘나와 단둘이 호텔방을
잡아 같이 춤을 추자’라는 등 괴이한 발언을 하며 신체 접촉까지 시도했습니다.
너무나 당황해서 그저 “주례 얘기는 없었던 걸로 하겠습니다. 제가 뭔가 잘못 알
았네요.” 라고만 말하고 그 자리를 나왔습니다. 여러 해가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만화계 행사에서 어쩌다 N과 마주치면 아직도 혐오감에 구토가 날 지경입니다

이 내용을 보면서 왜 방송에서 전 국민을 경악하게 했던 “치마 밑으로 손을 넣었다”라는 내용이 없지?라는 의구심이 들 수 밖에 없다. 삽화 아래의 스토리의 ‘신체접촉까지 시도 했다’라는 문장도 눈에 들어온다. 신체접촉을 ‘한’ 것이 아닌 ‘시도’라고 쓴 것은 신체접촉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 아닌가?이 말은 성추행은 없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작가의 박 화백의 미투 폭로 당시 온 국민을 경악하게 했던 가장 큰 부분은, 주례를 부탁하러 온 후배를 만나자 마자 스커트 속으로 손을 넣었다“라는 것이었다. 미투 폭로 과정에서 가장 강조됐던 부분이었고, 모든 언론이 앞다퉈 ‘주례 부탁하러 온 후배의 ‘치마 밑’ 성추행을 대대적으로 다뤘다. 자연히 방송이나 언론을 접한 모든 사람들의 뇌리에는 그 부분이 각인됐고, 박 화백은 몹쓸 사람으로 낙인찍혔다.

박 화백이 SBS상대로 정정보도를 청구한 민사소송 1심 재판에서도 이 부분에 대한 박 화백 측의 질문은 있었다. 법정에 증인으로 나온 이 작가는 삽화의 글을 썼느냐는 부분에서 자신이 쓰지 않았다고 진술한다. 이 작가는 그 글은 노 모 작가가 썼으며 이 작가가 지목한 노 모 작가의 법정진술까지 있었다. 삽화부분도 관여하지 않은 것으로 진술한다.

그런데 이 작가가 박재동 화백의 성폭력 건의 증거라며 만협과 법정에도 제출한 박 화백과의 통화 녹취록에는 묻지도 않았는데 다섯 차례나 자신이 삽화를 그렸다고 강조한다.

박재동 화백이 삽화에 실린 내용에 대해 묻는 통화에서 이 작가가 다섯차례에 걸쳐 자신이 삽화를 그렸다고 언급한 일부분. 그러나 재판부와 기자에게는 자신은 전혀 삽화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을 바꾸었다.(자료=웹툰작가인 이 작가가 재판정에 제출한 카톡대화록 캡쳐)

이 녹취록은 지난 2017년 5월, 박 화백이 만화영상진흥원 이사장 선거를 앞두고 자신에게 떠도는 소문을 듣는다. 만화계 여자 후배가 박 화백에게 주례를 부탁하러 갔는데 그 자리에서 성희롱을 당했다는 내용이다. 주례와 관련해 만화계 여자후배라면 단 한 사람이 떠올라 이 작가에게 사실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전화를 했다. 이 작가는 박 화백 모르게 통화 녹음을 했고, 이후 법정에 제출이 됐다.

정리해 보면 필자가 피해자의 미투에 의혹을 가진 부분이 녹취록과 법정에서 진술이 완전히 바뀌는 몇 개의 지점이 있다.

첫째, 만협에서 펴낸 ‘고용과성폭력 피해 사례집’에 실린 내용과 SBS 방송에 나와서 박재동 화백 미투 폭로 표현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이 작가가 폭로한 성추행인 “주례를 부탁하러 간 자리에서 만나자 마자 치마밑으로 손이 들어왔다”는 내용은 일반 성추행으로 받아들여지는 강도보다 훨씬 더 크게 작용한다. 주례를 부탁하러 간 자리라는 점이기에 더욱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사례집에는 또한 ‘신체적 접촉까지 시도‘했다.라고 돼 있다. 신체적접촉을 한 것이 아니고 시도했다라고 했는데,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서는 치마밑으로 손이 들어왔다라고 한 내용과는 상당히 거리가 멀다. 자신이 주변에 많은 사람들에게 얘기를 하고 다녔다 했고, 그 내용을 잘 아는 분이 그렸다고도 했다. 그렇다면 다른 누군가가 그렸더라도 성추행 부분을 더 중요하게 다뤄졌어야 하지 않을까? 더구나 성폭력 사례집을 만든 목적은 성폭력 근절을 위함이 아닌가. 그런 충격적인 내용이 들어가면 사람들의 경각심을 환기시키는데도 훨씬 더 효과적인 일이 아니었을까?

박 화백 통화에서 사례집 삽화 그렸다고 5회 언급, 법정과 필자에게는 사실 부인

둘째, 앞서 언급한 ‘만화계 부당노동과 성폭력 사례집’의 삽화를 녹취록에서는 자신이 그렸다고 했다가 법정에서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한다는 점이다.

이 부분을 확인하기 위해 이 작가에게 전화를 했다. 이 작가는 자신이 삽화를 그린 것도 아니고, 만협에서 성폭력 사례집을 만드는데 자신의 사례를 써도록 허락했다는 것이다. 접수된 사례가 적어 이 작가의 사례를 넣어도 되겠느냐는 만협 관계자의 말에 “제 사례는 선생님이 잘 아시니 그걸 알아서 사용하시라고 했다”고 했다. 그리고 자신은 삽화를 그리지도 글도 쓰지 않았다고 잘라 말했다. 다른 작가들이 한 것이고 자신은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 작가에게 더 이상 물을 수가 없었다. 이 작가는 이 질문에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하며 만협에 물을 것이지, 왜 자꾸 자신에게 묻느냐고 항변했다.

녹취록에 분명 이 작가가 자신이 그렸다고 얘기했다고 하자, 녹취록을 제대로 읽어보고 묻느냐고 따졌다. 녹취록을 거듭 확인해 봐도 이 작가는 묻지도 않는데, 무려 다섯 차례에 걸쳐 삽화를 자신이 그렸음을 강조했다. 이 작가는 왜 자신이 그리지 않았다고 말을 바꾼 것일까?

셋째, 이 작가가 제출한 동료작가와 나눈 수많은 카톡대화 중 박 화백이 무릎을 더듬었다는 내용이 딱 한 차례 나온다. 그 시점도 2017년 5월 만화영상진흥원 이사장 선거를 앞두고 녹취파일과 함께 만화협회에 제출할 자료를 정리하기 위해, 예전 기억을 되살려 정리를 해두려 한다면서 나온 발언이다. 당시 이 작가는 처음으로 성추행과 관련된 언급을 한다. 성희롱과 관련해서는 절친한 동료작가에게 정확한 워딩이 무엇이었는지를 묻는다. 동료 작가가 그 내용을 복기해 준다. 이때까지 성추행 관련해서 나온 내용은 “무릎을 더듬었다”가 처음이다.

언론에 나와서 미투를 하기까지 단 한차례도 ‘치마 밑으로 손을 넣었다’는 내용은 찾을 수 없다. 그리고 동료인 이 모 작가와는 작업실을 함께 쓰며 수시로 전화와 카톡 등으로 대화를 주고 받는 사이로 이 작가와 박재동 화백과의 그 날 일에 대해 가장 많이 들었고, 논의를 한 상대였다. 오히려 이 작가보다 그 동료작가가 기억하는 내용이 더 많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동료 작가는 이 작가의 기억을 상기시켜 주며 미투할 것을 독려한다. 그런데, 그 동료작가 또한 단 한번도 ‘치마 밑에 손이 들어 왔다’라는 언급을 한 적이 없다.

2017년 5월 이 작가가 동료 작가와 나눈 카톡 대화내용. 이 때 처음으로 무릎을 더듬었다는 내용이 나온다. 이전에 자신의 사례라고 실었던 ‘성폭력 사례집’에는 언론에 폭로한 성추행에 관한 내용은 전혀없다.(자료=웹툰작가인 이 작가가 재판정에 제출한 녹취록 캡쳐)

멘붕와서 주례 부탁 못했다면서 거듭 주례 요청, ‘양다리’ 언급도 말바뀌어

넷째, 자신이 거절을 당했음에도 왜 거절을 한 것처럼 그렸을까? 아무리 각색을 했다 하더라도 이 부분에서 자신이 성희롱을 당한 상황에서 거듭 주례요청을 했다는 것은 자신이 당한 상황과 배치되는 내용이기에 스스로 합리화 하기 위해서일까? 또한 언론에서도 재차 주례를 요청했다는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당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 정도로 당하고 나면 멘붕이 된다”며 더 이상 주례를 부탁할 수 없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지난 7월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는 당시는 성추행을 당한 것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 했다고까지 했다. 또 한번 말이 바뀌는 대목이다.

다섯째, 녹취록에는 자신이 먼저 ‘양다리’얘기를 꺼냈다고 밝혔으면서 법정에서는 자신이 먼저 얘기를 꺼낸 적이 없다고 했다. 법정에서는 박 화백이 먼저 유도신문을 해서 말한 것처럼 진술하고 있다. 양다리 언급과 함께 ‘나쁜 년 될게요’라는 내용은 먼저 이야기한 부분이다.

이 외에도 자신은 만화영상진흥원 이사장 선거일이 언제인지 몰랐다고 했지만, 동료 작가와의 카톡에서 분명히 이 부분을 묻고 선거가 6월이라는 부분도 정확히 알고 있었다. 선거에서 떨어뜨리기 위해 선거 전에 박 화백과의 통화 녹취록을 전달하고, 자신이 당한 일과 의견을 정리해서 만협에 전달하기까지 했다. 그런데 법정에서는 선거가 언제인지 몰랐다고 말을 바꾼다.

이 사건은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 2011년 7월에서 발단한다. 당시 이 작가는 결혼을 앞두고 그 해 8.17일 부천만화축제가 있던 날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던 박화백에게 주례를 부탁하면서다. 당시의 두 사람의 만난 시간과 장소 등이 모두 엇갈리고 있어, 법정에서도 이에 대한 공방이 오고갔다.

위의 내용처럼 이 작가는 왜 말을 바꿔가면서까지 박 화백을 철저하게 사회에서 매장시키려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만화계 일각에서는 “절친하다고 믿어 주례를 수락해 줄 줄 알았던 박 화백이 거절하자 그에 대한 자존심의 상처로 인해 적개심이 만화계의 진영다툼으로 변질되면서, 사건을 확대 과장한 것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이 작가는 동료작가와의 대화에서 스스로 농담처럼 꽃뱀이라 언급하며, 만화계 특정 자리의 누군가를 위해 자신의 미투로 판을 깔아줬다고 까지 말한다. 이런 일련의 말들과 사건들이 모두 뫼비우스띠처럼 연결되는 것은 아닐까.

워싱턴포스트 ‘미투 폭로자’ 심층 쥐재로 ‘가짜미투’밝혀, 퓰리처상 수상의 교훈

이번 박재동 화백의 미투 건과 관련해 법정 다툼에서는 필자가 언급한 위의 내용들이 간과된 것 같다. 만남을 가졌느냐, 장소가 어디였느냐, 몇 시였느냐는 부분도 상황을 파악하는 데 중요한 부분이다. 그러한 내용은 법정에서 진술이 엇갈리는 부분이 많았다. 특히 시간 부분에서 재판부는 박 화백의 당일 일정표를 본 후 임의로 이 작가가 만났다는 시간보다 뒤로 늦춰 이작가에게 유리하게 판단했다. 결론은 재판부는 6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기에 이 작가의 시간과 장소 등에 대한 기억의 오류가 있을 수 있다고 결론내렸다.

이에 대해 만화계 성폭력 진상규명 위원회. 성평등 시민 연대는 “일정표는 스케줄표가 맞다. 그러나 이 가운데서 실제로 한 인터뷰 시간은 자료로 제출되었고 이에 대해 재판정은 인정했다. 예정표가 아니라 실제 진행한 인터뷰 시간은 증거가 확실했기 때문이었다”며  “그러자 재판정은 이 작가가 만났다고 주장한 점심 때쯤의 시간을 인터뷰가 진행된 이후의 시간으로 자의적 변경을 했다. 가당치 않다. 시간 변경으로 이 작가의 진술의 오류를 감싸준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따라서 "이 작가의 시간 진술문제는 지적하지 않고 아예 기억의 오류를 들어 시간변경을 재판정이 한 것인데 사실에 대한 재판장의 임의적 변경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항소하지 않을 수가 없다. 박 화백의 카드소비 내역은 확보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제출했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실제 행위가 어떻게 이뤄졌는지가 가장 중요할 터인데, 정작 행위 부분에 있어 이 작가의 말이 바뀌는 것에 대해서는 깊이 주목하지 않았다. 카톡 대화 내용과 삽화 등에서 언급됐던 부분과 언론에 나와서 한 말이 바뀌는 것에 좀 더 집중해서 주목할 필요성이 있다. 처음의 말들이 가장 오염되지 않은 것들이 아닐까?

현재 박재동 화백은 성폭력 건으로 재판을 진행 중에 있는 것이 아니다. SBS 정정보도 항소심 진행 중이며, 성추행 유무죄를 가리는 것이 아니라 정정보도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 박재동 화백은 성추행 혐의 유죄판결을 받은 바가 없다. 그리고 일관되게 성추행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피해를 주장하는 이 작가가 언론에 자신의 피해를 주장한 것이며 법적으로 박 화백을 고소하거나 한 사건이 아니라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2018년 유력 정치인에 의해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 여성의 사건 당사자를 집중 취재해, 결국 그녀의 호소와 주장이 거짓미투 였다는 것을 밝혀냈다. 사건을 담당했던 세 명의 여기자는 해당 기사로 그 해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워싱턴포스트의 퓰리처상 수상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 사회에서 성폭력 피해를 당한 약자들은 보호돼야 하지만, 미투 폭로를 했다고 해서 무조건 그 주장만을 100% 신뢰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남긴다. 언론은 그 실체적 진실을 알아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고 박원순 시장 미투 건도 성폭력을 당했다는 실체적 증거도 없는 가운데, 여론전만 펼쳐지고 있다. 그들은 피해 사실을 증명하는 자료 요구와 의문에 대해 질문하는 자체마저 2차 가해라고 몰아가고 있다. 이는 진실에 접근하고자 하는 모든 이들의 입에 재갈을 물리는 행위다. 이 또한 하나의 폭력이 아닐까.

지난 2018년 2월 이 작가가 SBS 방송을 통해 박재동 화백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며 미투를 한 방송의 한 장면.(SBS 방송 화면 캡쳐)

성폭력 피해자는 반드시 보호받아야 한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는 어느 사이 수많은 억울한 미투 피해자들에 편승해 가짜 미투로 한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무너뜨리는 일도 종종 일어난다. 최근에 배우 강지환에게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 여성의 주장이 뒤집힐 만한 카톡내용과 CCTV에서 새로운 사실이 나타나 재판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이외에도 수년 전 떠들썩 했던 박현정 전 서울시향 대표와 박진성 시인 가짜미투 건을 비롯 최근 가수 포티, 뮤지컬 배우 강은일 등의 사례 등에서도 찾을 수 있다. 거짓으로 인생이 바닥으로 내 던져진 이들의 무너진 삶은 어떻게 보상 받을 것인가.

진실로 성폭력 피해를 입은 이들의 고통을 생각한다면 무고한 피해자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 그로 인한 한 인간의 삶의 파괴와 그에 따른 사회적 손실은 엄청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