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예술의전당 외벽, 희망의 메시지로 다시 채우다
텅 빈 예술의전당 외벽, 희망의 메시지로 다시 채우다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0.09.11 13: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 “우리가 잃어버린 것을 되찾아오자/우리가 잊어버린 것을 다시 끄집어내자/사랑하는 사람아 맨 얼굴을 보고 싶다” 

예술의전당 외벽에 극복과 희망의 염원이 담긴 현수막이 걸렸다. 코로나19로 인해 1988년 개관 이래 초유의 운영 중단 상황을 견뎌내고 있는 예술의전당의 외벽에 둘러진 메시지에 시민들의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

▲희망의 염원이 담긴 현수막이 걸린 예술의전당 외벽(사진=예술의전당)
▲희망의 염원이 담긴 현수막이 걸린 예술의전당 외벽(사진=예술의전당)

평소에는 유명 공연과 전시 일정을 알리는 현수막들이 부착되었던 자리였으나, 8월 21일부터 시작된 운영 중단에 따라 순차적으로 철거됐다. 휑한 벽면을 장기간 노출하게 될 뻔했으나, 차량 유동량이 많은 남부순환로의 외벽에 가로 27m, 세로 6m 규모의 현수막을 설치함으로써 자리 잡아 오가는 많은 시민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운영 중단으로 비어있는 예술의전당 외벽
▲코로나19로 인한 운영 중단으로 비어있던 예술의전당 외벽

게시된 시구는 베스트셀러 산문집 ‘그러나 나는 살아가리라’로 잘 알려진 유용주 시인의 '코로나19 바이러스'라는 작품에서 발췌한 것이며, 글씨는 소주 ‘좋은데이’ 브랜드 로고 등 다수의 광고작품에서 손글씨로 유명한 최루시아 캘리그라피 작가가 맡았다. 

이들은 국민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전달하고 문화예술계가 조속히 관객들과 대면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이번 현수막 제작에 선뜻 동참해 준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 등단해 활발히 활동 중인 이소연 시인이 시구 선택에 참여해 도움을 줬다.

유인택 예술의전당 사장은 “감염병이라는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고 관람객과 어서 빨리 다시 만나고자 하는 염원을 담아 설치하게 되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