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제주도 '점보 빌리지' 코끼리들은 행복할까?
[기자의 눈] 제주도 '점보 빌리지' 코끼리들은 행복할까?
  • 은태라
  • 승인 2020.09.16 14: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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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점보빌리지 공연장에선 무슨일이 일어났던걸까?

'2마리 사망, 1마리 매매' 라오스 정부에 보고되지 않았다?

스트레스 받은 코끼리가 주인을 코로 감아 던져서 사망한 일도 쉬쉬 ?


태국에서는 코끼리 등에 사람을 태우고 트레킹을 시키는 훈련을 위해 아기 코끼리를 엄마 코끼리에게서 떼어내 좁은 공간에 가두어 쇠사슬로 네 발을 결박하여 며칠을 고통을 주는 등 코끼리를 복종하게 만든다. 이를 '파잔'이라고 한다.

이렇게 희생되는 코끼리는 수천 마리다.  아기코끼리는 고작 생후 2년밖에 안되어 사냥을 당한다. 트레킹에만 이용될 코끼리 길들이기도 이토록 잔인한데 서커스 공연으로 이용되는 코끼리들에게 가해지는 동물권 침해는 더 말할 나위 없을 것이다. 사람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한 동물쇼는 그이상 동물권을 박탈함은 물론 야생에서 살아야 할 동물을 노예로 만들어 희생물로 삼는다.

8월 중순께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평화로 31에 있는 '점보 빌리지' 코끼리 공연장은 '현장체험'이라는 명목으로 아이가 있는 여행객들의 발로 붐빈다. ⓒ 은태라 기자
8월 중순께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평화로 31에 있는 '점보 빌리지' 코끼리 공연장은 '현장체험'이라는 명목으로 아이가 있는 여행객들의 발로 붐빈다. ⓒ 은태라 기자

그 배경에는 '돈'이 있다.
태국 등지의 동남아 여행 패키지에 꼭 따라붙는 '코끼리 관광'은 그 나라의 특산 동물을 이용한 관광산업의  일환이다. 코끼리를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는데 근절 방법은 코끼리 관광을 하지 않는 것 외엔 없다.

그런데 타지에서 국내로 들여와 국내에서도 코끼리 공연을 볼 수 있다는 점에 인기를 끌고 있는 코끼리공연이 20여 년 전 제주도에 생겼다.

제주도 점보빌리지는 처음 코끼리 공연을 처음 제주도에서 선보이자는 생각에서 출발한 것인데 라오스에서 들여온 코끼리들은 어느덧 20여년을 고향을 떠나 제주도에서 같은 공연만 반복하며 20여년을 머물고 있다. 코끼리들이 그렇게 오랜시간 같은 행동 공연, 조련사의 지시대로 반복된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코끼리와 함께 제주도로 일을 온 조련사들이 점보빌리지 외에는 아직까지 제주도 구경도 못했다는 제보가 나왔다.

제주도 '코끼리 공연장'에선 무슨 일이 있었던걸까

"코끼리들은 행복할까요?"

"그렇죠, 라오스에서 보단"

그런데 그건 코끼리들을 조련사들과 함께 국내로 들여올 때 생각이었다. 코끼리와 조련사들은 너무 오랜기간 노동력을 착취당한게 아닌가 하는 의혹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국내유일 코끼리 공연쇼를 하는 제주도 점보빌리지의 시작을 만든 송상수씨의 대답이었다.  이 말에 잠시 안도를 하지만 지난달 취재차 방문한 점보빌리지에서 관광객을 태우고 트레킹을 하고 돌아온 코끼리의 눈은 그렇지 않아 보였다. 촛점없는 눈에 '무기력'한 표정으로 그저 조련사의 조련에 의해 움직일 뿐이었다.

점보빌리지의 코끼리가 처음 국내로 들어온건 2001년.
당시 9 마리의 코끼리와 조련사가 들어오는 것을 시작으로 이후 3마리가 더 들어왔다. 점보빌리지는 20여년간 국내 유일의 코끼리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동물보호단체에서 '동물권'을 들고 관광상품으로 동물서커스 패키지 상품을 '불매'하는 캠페인을 하기도 했으나 제주도 점보빌리지는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영업을 늦춘적이 없다. 코끼리와 조련사에게 휴가가 있을까?

트래킹을 마치고 돌아온 코끼리에게 바나나를 주라고 아이에게 부모가 바나나를 주고, 철봉 칸막이를 사이에 두고 코끼리에 바짝 다가간 아이는  코끼리 코쪽으로 바나나를 건넨다. ⓒ 은태라 기자
트래킹을 마치고 돌아온 코끼리에게 바나나를 주라고 아이에게 부모가 바나나를 주고, 철봉 칸막이를 사이에 두고 코끼리에 바짝 다가간 아이는 코끼리 코쪽으로 바나나를 건넨다. ⓒ 은태라 기자

코로나 19 사회적 거리두기 시즌에도 영업을 계속 하고 있었다. 제주도청에서 영업 잠정적 중단 조치도 없었던 듯 하다. 이는 점보빌리지만은 아니다. 제주도의 '워터서커스'도 영업을 하고있다. 두 곳다 전화로 문의하니 영업을 하고 있으며  현재는 하루 두번의 공연을 한다고 했다. 그리고 관광객을 태우고 트래킹을 해야 한다.

제주도청에서 별다른 공문이 없었냐고 묻자 아직까지 '영업중단'  명령은 없다고 하며 자체적으로 '거리두기' 입장을 하고 있다고 한다.

점보빌리지의 문제점

점보빌리지는 내부적으로 많은 논란을 갖고있다. 현재도 진행중이다. 그 중 코끼리 동물권은 물론 조련사들에 대한 인권의 문제도 떠올랐다. 점보빌리지 내부 경영의 문제로 소송이 끊이지 않는 배경에 등장하는 '이권'과 관련  코끼리와 조련사 등의 노동력 착취와도 무관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점보 빌리지를 만든 (주)백상의 전 대표이사 백종현씨는 송 씨와 함께 당시 코끼리를 들여온 장본인이다.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백씨는 코끼리와 조련사의 노동력 착취를 하려고 들여온게 아니였다고 말하며 지금 조련사들은 계약서에 명시한 1000불에서 500불만 받는다고 말했다. 20여 년 전에도 조련사에게 잠자리 제공은 물론 현금으로 400불을 지불했는데 500불을 받는다고 들어서 이에 대한 계약서를 지금 제시하긴 어렵지만  확인하기 위해 라오스로 건너갈 계획이라고 했다.

백씨는 코끼리 두 마리  사망한것도 지금 운영을 도맡아 하는 이들이 라오스 정부에 보고하지 않은것과 한 마리를 부산에 있는 모 동물원에 매매한 것도 라오스 정부가 알지 못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 코끼리들은 라오스 정부와 계약하여 '임대'로 들여온 것이기 때문에 매매를 임의로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스트레스를 받은 코끼리 한마리가 포악해져서 운영진 모씨를 코로 감아 던져서 사망한 일도, 앉아 있던 의자가 뒤로 넘어가서 머리를 부딪혀 사망한 것으로 둔갑된 것 이라며 의혹 제기를 했다. 코끼리가 그랬다고 하면 영업에 지장을 주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와관련 15일 현재 실질적으로 경영을 하고 있는 김 모씨에게 전화를 했으나 질문에 응하지 않겠다는 짧막한 답만 있을 뿐이었다.

16일 다시한번 김 모씨에게 전화를 걸어 "운영진 중, 코끼리에 의해 사망한 사건이 있죠?"라고 물으니 "그런일 없다, 누가 헛소문 퍼뜨리나, 법적대응 하겠다" 고 답했다. 코끼리 두마리 죽은 일에 대한 사망신고를 라오스에 하지 않은 것 등에 대해서는 입떼기 전에 전화를 끊어서 더이상 입장을 묻기 어려웠다.

 

(다음편: "코끼리는 고향으로 돌아가야 한다",  경영권 등 이어지는 '소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