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우리 시]목 축이는 새/이만주 시인
[아름다운 우리 시]목 축이는 새/이만주 시인
  • 진보연 기자
  • 승인 2018.12.12 14: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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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축이는 새
 

                                       이만주 시인
 

 

마셔야 산다

목을 축인다는 건
더할 나위 없는 희열이다
살아 있음이다

달고 단, 물 한 모금

얼마나 돌고 돌아, 예 왔을까

10년 전, 바이칼 호수의 물이
100년 전, 대서양의 물이
1000년 전, 천산산맥의 눈이

수증기 되고
구름 되어 떠돌다
이곳에 와
비로 내렸는지도 몰라

강렬한 볕으로
소음이 잦아진 텅 빈 오후
새 한 마리가 
공원 수조에서
물 한 모금 쪼고 있다

                        - 캘리포니아 몬트레이(Monterey)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