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우리 시]동그란 길로 가다/박노해 시인
[아름다운 우리 시]동그란 길로 가다/박노해 시인
  • 진보연 기자
  • 승인 2019.10.16 14: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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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그란 길로 가다


                                       박노해 시인
  

누구도 산정에 오래 머물수는 없다.

누구도 골짜기에 오래 있을수는 없다.

삶은 최고와 최악의 순간들을 지나

유장한 능선을 오르내리며 가는 것

절정의 시간은 짧다

최악의 시간도 짧다

천국의 기쁨도 짧다

지옥의 고통도 짧다

긴 호흡으로 보면

좋을 때도 순간이고 어려울 때도 순간인 것을

돌아보면 좋은 게 좋은 것이 아니고

나쁜게 나쁜 것이 아닌 것을

삶은 동그란 길을 돌아나가는 것

그러니 담대하라.

어떤 경우에도 너 자신을 잃지 마라

어떤 경우에도 인간의 위엄을 잃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