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가을
김성옥 시인
예전에는
너에게로 가는 길이
급하고 어지러웠으나
이제 나는
더디게 갈 수 있고
또한 편하게 갈 수 있다.
낙엽마저 다 떨쳐버리고
흔들려 쓰러지지 않는
덩치 큰 나뭇등걸로 남아
하늘을 향해
몸 하나로 버틸
아름다운 가난이 있으니
비워서 가볍게
너에게로 간다.
『사람의 가을』 2003. 김성옥. 민음사 에서.
부산 출생. 숙명여대, 동대학원 졸업.1989년 < 현대시학> 등단. 시집 - 『빛 한줄기의 강』, 『그리움의 가속도』등. 서림화랑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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