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우리 시]가족/김후란 시인
[아름다운 우리 시]가족/김후란 시인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0.02.12 14: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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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김후란 시인
  


거치른 밤
매운 바람의 지문指紋이
유리창에 가득하다

오늘도 세상의 알프스 산에서
얼음꽃을 먹고
무너진 돌담길을 고쳐 쌓으며
힘겨웠던 사람들
그러나 돌아갈 곳이 있다
비탈길에 작은 풀꽃이 
줄지어 피어있다

멀리서 
가까이서
돌아올 가족의 발자국 소리가
피아니시모로 울릴 때
집안에 감도는 훈기薰氣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