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서울미래연극제, 뉴노멀 시대 미래연극 청사진 제시
제10회 서울미래연극제, 뉴노멀 시대 미래연극 청사진 제시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0.10.06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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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0월 20일부터, 14일간 ‘목욕탕 개조’ 복합문화예술공간 행화탕에서 열려

[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 미래 한국연극의 새로운 청사진을 제시하는 제10회 서울미래연극제가 오는 10월 20일부터 11월 2일까지 복합문화예술공간 행화탕에서 개최된다. 

▲플레이팩토리 우주공장 ‘움직이는 사람들’ 실연 심사(사진=서울미래연극제)
▲플레이팩토리 우주공장 ‘움직이는 사람들’ 실연 심사(사진=서울미래연극제)

2018년까지 신진연출가 발굴과 해외연극 교류에 주력했던 서울미래연극제는 지난해부터 새로운 연극적 감성을 갖춘 미래연극의 초석이 될 작품 발굴을 목표로 신진에서 중진까지 참여의 문을 활짝 열었다.

◆ 실연 심사와 멘토링 유지, 미래연극 발굴 위한 프로그램 이어가
올해 서울미래연극제는 작년의 2배가 넘는 지원 작품 중 1차 서류, 2차 실연 심사를 거쳐 5개 작품을 선정했다. 선정작 5작품은 신선한 작법, 발상의 전환과 재구성, 영상기법, 이머시브 공연 등 자유분방한 상상력과 과감한 실험을 시도하며 사람과 세상을 향한 다양한 시선을 보여준다. 작년에 이어 실시하는 ‘멘토링’ 프로그램은 김현탁 연출, 이상우 연출, 이기호 연출이 각각 창작집단 꼴, 플레이팩토리 우주공장, 아이컨텍의 특별 멘토를 맡아 진행한다. 

지춘성 집행위원장은 개최를 앞두고 “올해 서울미래연극제는 미래에 제시할 다채로운 5편의 작품을 선보이며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지친 연극인과 관객에게 마음방역의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2년간 연극제를 이끈 문삼화 예술감독은 “성장 가능성 높은 신진부터 잔뼈 굵은 중견까지, 동시대 연출가들이 연극의 미래와 미래 사회에 대해 탐구해나가는 과정을 한눈에 확인할 연극제 될 것”이라 밝혔다.

◆ 코로나 팬데믹 도래, 뉴노멀 시대의 새로운 에너지가 될 5편의 선정작
오는 10월 20일부터 11월 2일까지 공연하는 서울미래연극제는 재독 극작가 박본과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헨릭 입센의 희곡을 원작으로 한 2작품, 개인이 국가를 선택하는 세상과 죽은 이를 디지털로 재현하는 시대, 인류 마지막 배우가 최후의 공연을 한다는 미래에 대한 새로운 상상을 펼치는 3작품을 선보인다. 5작품 중 두 작품은 재연작이지만 대중목욕탕에서 문화예술공간으로 탈바꿈한 실험적 공간에서 이전과 또 다른 느낌의 공연으로 관객을 맞이할 예정이다.

창작집단 꼴 <으르렁대는 은하수>(10. 20. ~ 21.)
재독 극작가 박본의 2017년 베를린연극제 작품상 수상 희곡으로 세상을 비트는 치열한 상상력이 작동한 꽉 찬 연설텍스트가 특징인 작품이다.
경고하는 외계인, 세상을 이해할 수 없는 김정은, 정신 차린 도널드 트럼프, 미래에서 온 노여운 박본, 암에 걸린 아이, 예언자 카산드라, 뚱뚱한 하이디 클룸, 아마도 마누엘 노이어가 아닌 사람, 사회 민주당을 구하려는 분노에 찬 여인, 침착한 기린 등 총 10명의 연사가 등장해 시공간을 넘나들며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를 사는 지구인을 향해 열변을 토한다.

플레이팩토리 우주공장 <움직이는 사람들>(10. 23. ~ 24.)
‘국가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권리장전, 여성연출가전, 신진연출가전 등 다양한 연극제에서 꾸준히 활약 중인 차세대 연출가 이슬기 의 작품으로 대한민국 헌법 제1조 2항의 재인식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개인에게 자신이 국민이 될 나라를 선택할 수 있는 권력이 생긴다면? 국가가 한 명의 국민이라도 사수하기 위한 유치 작전을 펼친다면? 기발한 상상력에서 시작한 작품은 국가와 개인의 관계, 인간의 존엄과 자유에 대한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극단 이와삼 ‘싯팅 인 어 룸’ 실연 심사(사진=서울미래연극제)
▲극단 이와삼 ‘싯팅 인 어 룸’ 실연 심사(사진=서울미래연극제)

극단 이와삼 <싯팅 인 어 룸>(10. 26. ~ 27.)
한국연극의 탁월한 ‘이야기꾼’ 장우재 연출의 신작으로 이번에는 SF적 설정을 시도했다. 외적으로 부풀려진 형식의 사용을 지양하고 배우의 연기, 영상의 사용, 사운드의 운용을 미니멀하게 증폭시키며 이 시대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들을 선정적이지 않게 드러내고자 한다. 
멀지 않은 미래, 3차 팬데믹 이후 살아남은 지니는 죽은 언니의 남자친구 리언으로부터 디지털로 재현된 언니를 업그레이드해달라는 황당한 부탁을 받는다. 디지털 재현된 언니를 만나며 여러 가지 혼돈을 겪는 지니가 결국 하게 되는 선택에 대한 이야기로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방식, 나아가 문명을 구성하는 방식에 대해 재고하고자 한다.

TEAM 돌 <민중의 적>(10. 29. ~ 30.)
‘현대극의 아버지’ 노르웨이 극작가 헨릭 입센이 <민중의 적>을 집필할 당시 지인들과 주고받은 편지를 바탕으로 정승현 연출이 재구성한 작품이다.
온천개발을 앞둔 마을. 모두가 환호하는 프로젝트에 온천센터 주치의 스토크만 박사는 온천수가 오염됐다는 사실을 밝힌다. 평화로운 일상으로 돌아가자는 시장과 소수의 의견 존중을 피력하는 박사. 그들의 대립은 극에 달한다. 소수의 외침을 들려주는 작품은 관객을 향해 민중의 벗이 될 것인지 적이 될 것인지 날카로운 질문을 던진다.

ICONTACT <마지막 배우>(11. 1. ~ 2.)
세상에 유일하게 남은 마지막 배우가 연극을 추모하기 위한 최후의 공연을 시작한다는 소재의 신선함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마지막 배우>는 관객참여형 공연이며 햄릿, 세 자매 등 50편의 고전 희곡과 그 속의 등장인물을 해체하여 새롭게 재구성한 희곡을 바탕으로 관객과 배우가 함께 연극을 완성해 나간다. 이 공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관객의 적극적인 참여다. 입장 시 받는 대사카드를 활용해 배우와 함께 연극을 완성하기 위해 달려가는 것이 포인트다. 나아가 마지막 연극의 추모식 참여를 위한 올블랙 드레스 코드를 준비한다면 공연을 더욱 재밌게 즐길 수 있다.

공연은 옛 목욕탕을 전시, 공연 공간으로 탈바꿈한 복합문화예술공간 행화탕에서 열린다. 세월의 흔적을 간직한 듯한 오래된 느낌이 매력인 공간에서 5개 선정단체는 새로운 실험 무대를 펼친다. 예매는 인터파크티켓에서 할 수 있으며 문의는 서울연극협회(02-765-7500)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