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신의 장터이야기 (27)
장터에도 변화가 보인다.
요즘은 신기료장수를 흔하게 볼 수 없다.
세상이 바뀌다보니 장터를 지키던 풍물이 하나둘 사라져간다.
장날이면 떨어진 고무신이나 장화, 우산을 들고
신기료장수 옆에 붙어 앉아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하다보면 고무신은 이미 꿔어져 있었다.
몇 해 전 강원도 도계장에서 강씨할매가 찢어진 고무신을
때워달라고 신기료장수한테 맡기니 수선비가 5,000원이란다.
이에 발끈한 할매가 "내 그 고무신을 5,000원주고 샀드래요.
그 옆구리 살짝 꿔워주는데 뭔 돈을 그리 많이 달래요“
다시 찢어진 고무신을 건네받은 강씨할매 입술을 쭈빗거리며,
마침 지나가는 바람에게 한마디 한다.
"칼만 안 들었지 완전 날강돌세”
그 자리에서 내가 할 수 일은 그저 말없이
미소로 한통속이 되어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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