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신의 장터이야기]고무신을 꿰어주던 신기료장수는 어디로 갔을까 ...
[정영신의 장터이야기]고무신을 꿰어주던 신기료장수는 어디로 갔을까 ...
  • 정영신 기자
  • 승인 2020.10.13 09: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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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신의 장터이야기 (27)

 

1989 전북순창장
1989 전북순창장 ⓒ정영신

장터에도 변화가 보인다.

요즘은 신기료장수를 흔하게 볼 수 없다.

세상이 바뀌다보니 장터를 지키던 풍물이 하나둘 사라져간다.

장날이면 떨어진 고무신이나 장화, 우산을 들고

신기료장수 옆에 붙어 앉아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하다보면 고무신은 이미 꿔어져 있었다.

 

1991 전북 남원장 ⓒ정영신
1991 전북 남원장 ⓒ정영신

몇 해 전 강원도 도계장에서 강씨할매가 찢어진 고무신을

때워달라고 신기료장수한테 맡기니 수선비가 5,000원이란다.

이에 발끈한 할매가 "내 그 고무신을 5,000원주고 샀드래요.

그 옆구리 살짝 꿔워주는데 뭔 돈을 그리 많이 달래요

 

2011 충남 홍성장 ⓒ정영신
2011 충남 홍성장 ⓒ정영신

다시 찢어진 고무신을 건네받은 강씨할매 입술을 쭈빗거리며,

마침 지나가는 바람에게 한마디 한다.

"칼만 안 들었지 완전 날강돌세

그 자리에서 내가 할 수 일은 그저 말없이

미소로 한통속이 되어주는 것이다.

 

2012 충남 예산삽교장 ⓒ정영신
2012 충남 예산삽교장 ⓒ정영신